48> 황금분수에선 맥주가 흘러 넘치고...

2015. 8. 11. 16:00Czech 2015

 

 

 

 

박물관을 나와 자연스럽게 바로 옆 옷가게로 들어가는 현주.

밖에서 기다리는 나에게 ' 이 옷 어떠냐 ? ' 고 몸에 대보더니, 그런데 옷값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12005 라는 숫자가 써 있고 맨 끝 5엔 밑줄이 그어 있었다.  60만원 ?   설마 ~

현주가 여사장에게 가져가 물어보니 5란 숫자는 아니라고 ... 1200 코루나였다.  6만원.

 

느긋하게 광장주변 상가들을 둘러본다

 

 

 

 

 

 

햇볕 가득한 광장을 가로질러 가며 현주에게 아는 체를 했다,

"  죄수들 목 베는 망나니 알지 ?  옛날 이 도시에 망나니가 있었는데 신분이 천해서 성당안에 들어가 예배를 볼 수 없었대 ... 철문에 매달려... 그 천사를 만지며 소원을 빌면 ... " 

 

"  천사 앞에서 만나자 "

고 약속해서 이곳에 정확하게 도착하면 진짜 플젠 시민이라고 하는데 바로 그 장소가 바르톨메오 성당 뒤 철제문이다.

철제문 중간엔 표정이 제각각인 천사들이 주르르 달려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형체를 알수 없게 완전히 뭉그러져 있었다. 

망나니가 잡고 매달린 천사이다  

 

현주가 천사를 만지며 소원을 빌고 있다,

 

 

두번째 천사도 사람들의 손을 타서 금도금이 다 벗겨져 있었다,

 

성당 뒷벽 그늘에 앉아 사과를 반으로 쪼개 나눠 먹는다 .

땡볕이 무서운 관광객들은 다 카페로 숨어 버렸고 광장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양복 입은 시청직원과 동네 여자들 뿐이다. 

 

 

플젠에 크고 작은 양조장이 늘어나면서 저급 맥주들이 돌기 시작했다. 구권이 신권을 몰아내듯 양질의 맥주들은 밀거래 되고 시장 전체가 신뢰를 잃어갔다. 위기의식을 느낀 시민들과 공무원들은 1838년 2월 플젠시청 앞에 모여 3.5톤 탱크로리 분량의 저질 맥주를 광장 바닥에 쏟아 버리며 의기투합하게 된다. 

이후 시민 양조장을 설립하고 전문가를 초빙하여 지금의 필스너 우르겔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적 사건이 벌어졌던 시청 앞,

 

광장 모서리마다 세워진 황금 분수들은 추측컨데 그 당시의 맥주폐기 사건을 기념하고 상징하는 의미가 아닐가 싶다. 본 뜻이 어떻건 이 분수는 가장 최근인 2010년 플젠이 유럽문화수도로 선정된 걸 기념하여 ondrej Cisler 이 디자인 했다.

황금분수에선 라거맥주가 흘러 넘치고 ...

 

 

플젠의 또 다른 맛집을 찾아 골목길로 들어갔다

 

우 살즈마누도 구시가지에 있어 찾기 쉬웠다,

 

 

너무 더워서 길거리 파라솔은 외면하고 실내로 들어갔다.

에어컨 방이 있냐고 물었는데... 없다. 그나마 시원한 자리를 추천받아 문쪽에 앉았다

 

여기도 필스너 맥주공장 탱크에서 직접 관을 연결해 신선한 맥주를 공급받고 있었다.

 

웨이터가 메뉴판을 놓고 갔다. 어제 간 ' 나 파르카누' 의 메뉴판과 다자인이 비슷하다.

우 살즈마누 (U Salzmannu) 는 100 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플젠에서 가장 유서 깊은 식당이다.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체코의 대통령들까지 방문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다행히 우리가 간 날은 늦은 오후라 그런지 한산했다. 직원들만 접시 하나 들고 구석진 테이블로 가서 늦은 점심을 먹고 나왔다

 

덥고 갈증나고 당 떨어져 청량음료를 원샷했더니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여행추억도 10년 20년이 지나면 서서히 옅어져 간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그 중에 가장 오랫동안 남는 건 무엇일까 ?  나에겐 미각인거 같다. 그 곳을 다시 가고 싶냐고 반문해 보면 음식이 꼭 생각난다. 어제, 오늘 두 식당의 음식이 아주 휼륭했다,  플젠은 우리에게 맛있는 요리의 도시로 기억된다.

 

현주가 시킨 건 나에게 후딱 밀쳐놓고, 내 스테이크를 현주가 낼름 가져가 버렸다,

 

지대로 구워진 스테이크

 

우리가 챙겨간 물까지 꺼내 먹으며 푹 쉬다 나왔다.

스테이크 299 등 해서 총 421 코루나 (21,050 원)

 

 

 

늦은 점심을 잘 먹고 구시가 북쪽 외곽으로 산책을 나선다.

 

... Along proluka with the remains of the city walls we will reach Masne Kramy. This gothic building serves today as the exhibition hall to the gallery of west bohemia. The neighbouring prague bridge offers a unique vista on Mlynska strouha (mill-race) which has been transformed into a romantic lake. The mediaeval water tower is situated just opposite Masne Kramy ...

 

이 오래된 건물은 중세의 Water tower

 

 

 

 

 

이 건물이 보헤미안 겔러리.

 

 

플젠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곳

이 수로는 예전에 물레방아를 돌리기 위한 물줄기(Mill-race)였는데 지금은 연못이 되었다.

 

오리와 물고기와 큰 잉어들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연못

 

 

 

 

다리끝 Cafe에선 냉장고를 내놓고 아이스크림을 파는데 멀찌감치 앞서가던 현주는 사라져 버렸다.

입맛만 다시며 현주를 찾아 수로쪽으로 내려왔다

 

 

 

 1913년 Mill-race

 

현재의 모습

 

 

 

이 조형물 보러 왔는데 뭔 문제가 있는지... 한구석에 치워져 있었다

 

 원래는 이렇게 생긴 조형물

<인용사진>

 

 

 

 

 

나무 밑 벤치에 앉아 있는 중년남녀. 지나가다 들으니 여자가 너무 들이댄다.

사랑은 속삭일때, 밀당할때가 아름다운 것...

 

벤치처럼 휘어진 나뭇가지에 앉아 연못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공원에서 플젠의 오후를 보내고 나 파르카누 식당 근처 <맥주박물관>을 찾아간다 

 

우리가 걸어디닌 길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는 구시가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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