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8. 18:00ㆍCzech 2015
구시가지가 가까와질수록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모두 등을 보인채 구시가지로 향하고 있었다.
괜히 나까지 마음이 조급해져 로터리에서 길도 잘못 들었다 나왔다.
' 이 시간엔 빈 자리가 많겠지 ... ' 하며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어멈 ! 넓은 주차장을 빙빙 돌아 간신히 빈자리를 하나 찾을 수 있었다.
주차장 한켠에 요금정산기계
방향은 모르지만 쏟아져 나오는 인파를 거슬러 올라갔다
드디어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 구시가지에 들어간다.
이 도시는 13세기에 건설되었고 5세기동안 평화롭게 번성하다보니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등의 여러 건축양식들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체코의 문호가 개방되기 전까지는 중부유럽의 알려지지 않은 고도로 남아있다가 199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자마자 전세계 관광객들의 순례지가 되었다. 체스키 크룸로프는 " 체코의 오솔길' 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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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나무다리를 건너자 하늘위로 아찔한 교각이 나타났다.
교각아래 구멍으로 관광객들이 계속 삐져 나왔고, 아마추어 악단이 이끼낀 바위에 플썩 앉아 아코디언을 대충 눌러대고 있다. 한 관광객과 아는체를 하는 걸로 봐서 마을 안에서 공연하다가 동전을 쫓아 출구로 이동한 듯 했다.
무너질듯 위태로운 교각을 통과해서 구시가지로 들어왔다,
관람을 마치고 나가는 사람만큼이나 -우리처럼- 한적한 저녁시간을 노린 관광객들도 계속 들어왔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잔잔한 강과, 붉은 지붕의 야트막한 집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마을,
나무다리를 건너 역사지구내로 들어간다
체코에서 프라하성 다음으로 크다는 체스키 크룸로프성이 절벽위에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작은 하천이 블타바강이다,
동화같은 마을 풍경에 홀딱 반해버린 현주가 계속 감탄사를 연발했다.
체스키 크룸로프는 여자들이 더 좋아하는 마을임에 틀림없다
역시지구내 골목길은 특별차량 이외는 진입 자체가 금지다.
입출구를 찾기도 힘들 뿐더러 이 안에서 차들이 꼬이면 거의 죽음이다.
한집건너 한집이 기념품점
마을 안에도 제법 수량이 많은 수로와 물레방아를 만들어 놓아 낭만적이었다
트레들로(Trdelnik) 는 슬로바키아의 전통빵으로 체코 여행객들에게 특산품으로 유명하다
여행내내 못 먹어봐서 현주 주려고 하나 샀다
밀대위에 밀가루 띠를 감아 구운 빵에 설탕을 잔뜩 바르고 견과류나 시나몬, 초콜릿 등을 묻여서 먹는다.
50 코루나 (2,500 원) 내고 시나몬 트레들로 하나만 샀다
유명세와 맛이 항상 정비례는 아니다.
그냥 한 오백원짜리 맛이다.
이 동네를 더욱 낭만적으로 그린 그림들
' 체스키 크룸로프 구시가지, 즉 역사지구내의 건물이나 시설은 13세기에 대부분 지어졌고 18세기 이후에 지어진 건축물이 하나도 없다'
고 하는데 그 뻥이 조금은 무안했든지 지금은 ' 18세기 이후에 지어진 건축물이 거의 없다 ' 로 문구가 조금 바뀌었다.
여튼 그 역사성은 감탄할 만 했다
어디선가 노래선율이 들려왔다
현주가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았다,
' 속세의 관습이나 규율따위를 무시하고 방랑하면서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시인이나 예술가 ' 를 이르는 말. 보헤미안.
보헤미안의 흔적이 서린 체스키 크룸로프답게 한 무리의 가족이 기타 치고 훌라후프도 돌리고 노래도 부르고 자유분방하게 놀고 있었다,
대충 막 부르는 노래에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았는데
현주는 어디가 좋아보였는지 그들에게 다가가
동전 한닢 (20 코루나 :1,000 원)을 넣어주었다
" 형 ! 저리로 와 "
현주가 손짓하는 곳으로 투덜대며 쫓아갔다
" 거울아 거울아 ~ "
왠 동양스럽게 생긴 여자가 체스키는 안보고 거울을 협박하는 벽화가 쌩뚱맞게 그려져 있었다
이래서 이 마을이 여자들을 위한 곳이라는 것이구나.
헤리포터 흉내
의자가 재밌어서, 지나가는 동남아 아줌마에게 기념사진을 부탁했더니 가로, 세로로 신경써서 찍어주었다
마을로 들어오는 몇개 되지 않는 다리중에 남쪽다리까지 나왔다
젊은이들은 고무보트와 카누를 타고 체스키크룸로프를 색다르게 즐기고 있었다,
강을 내려다 보던 현주가 박장대소를 했다,
카누 뒤에 뭐가 매달려서 보니 가터펠트만 걸친 여자나신이었다
참 유쾌한 놈들이야.
근데 저거 Sex doll 아녀 ?
<인용사진>
현주에게 낡은 다리로 내려가 서보라고 했다.
" 다리가 삐걱거려 무섭다 ' 고 하면서도 마냥 즐거워 했다
저녁노을이 마을 지붕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떠날 줄 모르고 웃음소리만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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