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건배, 캄파리와 아페롤 !

2015. 8. 3. 19:00Austria 2015

 

 

 

 

" 메롱 ~ "

동네 분위기랑 별로 어울리지 않는 건초더미들이 로터리에 진입하는 우리를 손들어 환영했다


BEEREN = berry

 

강 건너에선 종탑이 석양빛을 받아 뽀얗게 빛나고 있었다. 

 

직진해서 조금만 가면 바하우 계곡의 끝 마을 크렘스 (Krems)인데, 과감히 포기하고 차를 돌려 녹색 철교를 건너간다

 

사방은 아직도 환한데 관광객들이 비엔나로 돌아간 이 시간은 약간 을씨년스러웠다

 

 

 

 

강가에서의 낭만적인 저녁식사. 

 

반복되지만 똑같지 않은 하루가 또 저물어간다.,

 

차안(此岸)에서 바라보는 피안(彼岸)은 항상 이상향의 땅이지. 그러나 막상 강을 건너 와 보면 내가 지나왔던 곳이 피안이었다

나는 언제 긴 여행을 마치고 집앞의 파랑새를 발견하게 될까 ?

 

 

 

 

 

 

 

 

 

 

 

 

 

북쪽 강변에 비해 남쪽 동내는 확연히 고요하고 소외되어 있는 느낌이다

그 많던 레스토랑들이 여기는 별로 보이지 않고 그나마도 문을 닫았다,

 

도로에서 빠져나와 하릴없이 포도밭 안쪽길로도 들어가 보고 ...

 

오늘 저녁엔 컵라면에 햇반 말아 포식하자고 했다가,

잠시후엔 하나 갖고 나눠 먹자고 했다가,

밥은 빼고 라면만 먹자 했다가...

 

근사한 레스토랑을 보자마자 얼큰이들을 싹 잊어버라고, 사이렌에 홀린 오디세우스처럼 그 앞에 차를 댔다,

 

 

강이 내려다보이는 2층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해가 선너머로 사라지자 어둠이 깃드는 마을에 따뜻한 불빛이 하나 둘 반짝이기 시작했다,

 

 

 

 

저녁 분위기에 점점 행복해하는 현주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어저씨가

 

2층으로 올라와 앉더니 자꾸 우리쪽을 곁눈질 한다.

 

나도 도찰해서 사진 확대해 보며 ㅋㅋ !

 

 

 

레스토랑 격에 맞게 서빙하는 아가씨도 친절했다.

 

Drink 먼저 골라야 되는데 ... 콜라 사이다 놓고 앉아있긴 모냥이 안 나고 분위기에 맞게 근사한 걸 시키고 싶었다.

메뉴중에 낯선 이름들이 보였다,

  ' Campari orange 는 모예요 ?    오렌지쥬스 ?  아~ 칵테일 ! '   (4.5 유로)

  ' Aperol 은 모예요 ?  아~스파클링 와인 ! '  (2 유로)

그거 주세요,

 

잠시후 엉롱한 amber빛의 와인과, 오렌지쥬스를 섞은 자두빛 깜빠리가 놓여졌다

요 며칠 거지여행만 고집하다 오늘 이런 호사를 부리니 만족감이 배가 됐다,

 

Cheers !  깜빠리와 아페롤.

 

도대체 아페롤(Aperol)과 캄빠리(Campari)가 뭔가 하고 한국에 와서 검색해보니 유럽에선 나름 유명한 이탈리아산 술 종류였다,

<인용사진>

 

아페롤 광고

 

캄빠리 광고

 

 

느즈막하게 메인 요리가 나왔다.

내가 시킨 스테이크 (23.5 유로). 

푹 삶은 스테이크만 먹다가 이렇게 그릴에 구운 고기를 보니 감격스러웠다, 사이드메뉴도 푸짐하고 간이 잘 맛았다,

 

이건 현주거.  (15.5 유로)

치킨을 나름 고급스럽게 요리해 내놓았는데 솔직히 이 정도는 뭐 한국에서 전화 한방에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가격은 좀 쎄지만 맛은 좋았다,.

 

배도 고프고 요리도 맛있어 소스까지 싹 먹어치웠다

 

아가씨에게 Glass water(수돗물)를 한잔 부탁했는데 못 알아들어 단념했는데 잠시후 중년의 메니저를 데리고 우리 테이블로 와서 좀 당황했다. 어떻게든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려는 성의가 느껴졌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긴 꽁짜물이 없는지, 내가 영어를 잘못 쓰고 있는지 의사소통이 안되서... 어쩔수 없이 미네랄 워터 주문 

 

 

 

행복한 저녁시간을 보내는 사이 서쪽 하늘이 코발트블루빛으로 물들어 갔다 

 

10시가 되어가자 밖이 급격히 껌껌해졌다. 

51.6 유로 (65,016 원) 계산해주고 나왔다

 

여기는 바하우 레지던스 호텔 부속 식당이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늦은 시간 어두운 강변길에서 속도를 좀 냈다. 그런데 차가 싸구려치곤 의외로 서스팬션이 짱짱해서 안정감이 들었다.

 

낮에 지나갔던 멜크 수도원 아래를 한밤중에 쏜살같이 지나간다

어두운 성벽아래에 한 여자가 꼼짝 앉고 서 있는게 꼭 귀신같이 보였다. 아무리 유명관광지라도 인적없는 한밤중엔 모든지 다 무섭다

 

 

 

무사히 숙소도착. 동네가 모두 잠든 것처럼 조용하다. 열쇠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2층으로 살금살금 올라갔다


여행의 불청객이 또 찾아왔다. 입안에서 녹아 버리는 부드러운 음식과 과도한 활동량으로 인해서 오는 변비 

적막한 공기중에 신음소리만 나직이 퍼져 나갔다

 

 

 

오늘 이동노선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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