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31. 15:00ㆍCzech 2015
' 체코의 고성들을 순회하며 열리는 한 여름의 음악캠프' 라는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다.
거기에 나오는 고성들이라면 한번 찾아가 볼 가치가 있을거 같아 지도에 표시해 놓았었다.
Bouzov (보우조프)
Svihov (슈비호프)
Tocnik (토치닉)
Sternbeck (슈테른베르크)
Rozmberk nad vltavou (블타보우)
아래 사진은 보우조프 성
리토미슬을 떠난 차는 고속도로를 잡아 타고 본격적으루다가 동쪽으로 달렸다.
야트막한 산과 구릉이 많았던 체코의 서쪽 보헤미아에 비해 동쪽의 모라비아 지역은 넓은 평야와 경작지들이 지평선 끝까지 펼쳐졌다.
모라비아의 시조부격인 올로모우츠는 얼마 안 남았는데 'BOUZOV' 글자만 달랑 써 있는 이정표가 길가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날 기억하냐는 듯.
저녁까진 시간도 채력도 남아 있기에 현주에게 잠깐 들렸다 가자고 하며 고속도로를 내려왔다. 시골길은 크게 반원을 그리며 서쪽으로 우리를 데려가더니 이내 한 마을에 도착했다.
로슈티체 (Lostice)
외지인들이 일부러 들를 일이 없는 곳이라서 그런가 파헤쳐진 길에 차들만 간간히 지나가고 주민들은 한명도 안 보인다 ,
제대로 정비된 인도도 없고
집 앞마당은 듬성듬성 까져서 맨흙이 보이고 잡초들만 지저분하게 자라고 있었다,
네비 도움없이 감으로 길을 따라가다 마을 한가운데 광장으로 들어왔다.
그 끝 삼거리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어리둥절하는 순간 또 손바닥만한 이정표가 눈에 띄었다, 당황했냐는 듯
좌회전,
<구글-클릭하면 확대됨>
썰렁한 마을 경계선을 벗어나 푸른 산과 누런 들판사이를 시원하게 달린다.
얼마나 더 가야 되나 ? 그냥 다시 돌아갈까 ? 걱정과 후회가 교차할 무렵... 야트막한 언덕위에 뜸금없이 붉은 성이 우뚝 솟아났다.
두터운 성벽도 안 두르고 날카로운 첨탑들만 꽂은 채 태평성대를 누리는 고고한 귀족 모습 그대로였다
너무 Fantasy 해서 서울 롯데월드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저 성이 분명 보우조프(Hrad Bouzov) 일거라는 확신을 하며 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갔다,
산모퉁이를 돌아 고개를 넘자 성아래 마을이 나타났다,
조금전 지나온 로슈티체보다 훨씬 작지만 거리가 깨끗하고 상점들은 세련되어 보였다,
건물과 숲에 가려져 성은 보이지 않는다. 거리를 두리번거리며 길만 따라가자 금방 동네가 끝나버렸다. 다시 눈 앞엔 횡한 들판만...
여기까지 일부러 찾아 왔는데 그냥 갈 수 없어 차를 돌려 마을로 다시 들어왔다.
이번엔 마을 뒤로. 좁은 길을 천천히 들어가자 성의 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관광객들이 몇 보이지만 역시 차를 댈 곳이 없다. 아쉬워하며 사람들이 올라 오는 언덕길을 우리는 내려와야 했다
길끝은 마을 광장에 닿아 있었고 그 곳은 벤치와 기념탑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학생들이 단체로 견학을 오고, 가족단위 관광객들도 꽤 보였다
성까지는 한참 걸어 올라가야 하고, 오늘 도착해야 할 숙소는 멀고, 시간은 저녁때가 가까워져서 ...
성까지는 못 가더라도, 조금 올라갔다 내려오기로 했다
성의 규모는 크지보클랏이랑 비슷했는데
나무덧창에 칠해진 흰색과 빨간색이 너무 산뜻해 보는 이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스틱 끝이 이상해서 보니 고무캡이 닳아 구멍이 나 있었다. 며칠 버티지도 못하고 ...
이 정도로 관광객들이 오는 곳이면 길 옆으로 기념품점과 휴게음식점등이 즐비할텐데 이상하리만큼 적막하다
조금 올라가다 그냥 돌아왔다.
보우조프 성을 검색하다 예쁜 삽화가 있어 구글번역기를 돌려 보았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
" So Good luck "
" Brother today to apologize again he grabbed one of his dyspnoea !!! "
" It must, within thirty days demolish... The swine denounced me to the surveyor's office, from there I hanve a black structure ! "
" Grooms as you have proven themselves to these... I will exalt her horse over to him ! "
" So finally meet face to face ! "
광장에서 올려다 본 성의 모습.
마을을 떠나다가 아쉬워 뒤를 돌아보고 ...
원래는 이렇게 아름다운 성인데... 끝까지 못 올라간게 두고 두고 아쉬웠다.
<인용사진>
다시 고속도로를 찾아 오는 길,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라비아의 전원풍경.
조그만 목장 울타리안에 백마 두마리가 한가로이 놀고 있다.
말총마저 은빛 윤기가 잘잘 흐르는게 참 건강해 보였다,
도로포장중인 마을 길
인부들이나 장비나 그저 느릿느릿...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었다,
차를 천천히 몰며 마을을 지나가다 오른편에서 안타까운 광경을 목격했다.
더위를 먹은건지, 어디가 아픈건지...
말 한마리가 쓰러져 있고 또 다른 말이 그 옆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가 놀라서 차를 세우자, 서 있던 말이 고개를 돌려 우리를 연신 처다보았다
서글픈 눈망울로, 도와달라는 듯...
아래 지도에 노란선은 고속도로. 빨간선은 우리가 지나온 길. 빨간 별표는 보우조프성
<클릭하면 확대됨>
★
'Czech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 한밤중에 Good morning ! (0) | 2015.07.31 |
---|---|
13> 천당으로 가는 길 (0) | 2015.07.31 |
11> 무뚝뚝한 이브 (0) | 2015.07.31 |
10> 스메타나와 롯데 파이오니아 (0) | 2015.07.31 |
9> 행간속에 숨은 ... (0) | 2015.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