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vian Maier 나는 카메라다 "

2015. 7. 13. 23:30독서

 

 

 

 

 

 

 

순만이가 놀러 왔다,

원래 점심까지 먹기로 한건데, 시험 끝나고 오는 아들 밥 비벼 줘야 해서 커피만 마시고 간단다.

심술 반 아쉬움 반, 못가게 붙잡고 중화요리를 사이좋게 나눠 먹고 동네 도서관으로 데리고 갔다,

대출카드도 없고 도서관을 자주 못 간다고 하길래 요즘 수원시 도서관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이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열심히 PR을 하며 2층 열람실에 풀아 놓았다. 어느새 푹식한 소파에 앉아 책속에 얼굴을 박고 있다,

나도 신간코너를 둘러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검은색 양장본을 봅아 들었다, 몇 페이지를 들쳐보니 이 책과 저자에 대한 보도를 최근 언론에서 본 기억이 났다. 흙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양 남들에게 뺏길세라 얼른 품에 안았다

 

 

책 내용을 요약해 보면

『 Vivian Maier는 1926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평생 독신이었던 Maier는 보모, 가정부, 간병인 등으로 일하며 남의 집을 전전하였다. 그녀는 큰 키에 마른 체형으로 늘 헐렁한 남자셔츠, 구식 블라우스등 단순한 옷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독특한 억양과 직설적이며 무뚝뚝한 성격 탓에 가까이하기를 꺼려했지만 주변인들은 그녀가 가식없고 지적인 사람이었다고 평한다. Maier는 수십만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2009년 죽는 순간까지 아무에게도 자신의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말년의 그녀는 거의 노숙자나 다름없었다. 2007년 15만장의 필름을 보관해둔 5개의 창고는 임대료를 내지 못해 경매에 부쳐졌고 사진은 부동산 중개업자인 John Maloof에게 380달러의 돈에 넘어갔다. 당시 Maloof는 책을 쓰기 위해 시카고에 있는 포티지 파크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었고 구매한 사진들이 시기상 책을 쓰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진들을 분류하기 시작했는데 사진들이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100여장의 네거티브 필름을 스캔해 이베이에 올렸는데 저명한 예술가이자 비평가인 앨런 세쿠라가 그 사진들을 보고 Maloof에게 사진을 팔지 말고 일단 작가에 대해 더 알아보라고 충고했다. 사진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언론 또한 천재적이나 불운했던 이 무명의 사진가를 열렬히 환영했다. 그녀는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급속도로 유명해졌다. 유명 신문과 잡지에 실리고 전세계에 전시회를 열었고 영화로 만들어져 수 많은 국제 영화제의 수상작으로 뽑혔다 』    

 

 

이 책에는 그녀의 작품 235점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사진은 주로 1950~60년대 뉴욕과 시카고의 생활상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론, 사진이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흥미를 끄는 정도는 아니였다. 내가 미국인이었다면 옛 추억과 향수에 제대로 빠졌을 텐데...

정작 내 관심을 끈 건 이 책의 저자 John Maloof 였다. 마이어는 유언장도 상속인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 마이어의 네거티브 필름과 사진들을 소유하고, 관리하고, 전시하고 상품화하는 사람들은 예기치 않게 마이어 작품의 연구자, 대변인, 수혜자가 된다.

행운처럼 찾아온 인생의 기회를 존 말루프는 알아봤고 비비안 마이어라는 인연에도 없는 사람의 영화를 제작하고 그녀에 관련된 책들을 발간하여 사진들의 가치를 수백배 수천배로 올려 놓았다, 참 덧없게도 비비안 마이어의 열정과 찍기 위해 들였던 모든 노고를 존 말루프가 홀라당 가져가 버린 것이다, 그러나 어찌 존 말루프를 시기 질투만 할 것인가. 만약 나라면 그 돈으로 고리타분한 아날로그 자료들을 사고 그 사진들을 인화 현상하는데 또 거금을 들일 배짱이 있는가 ? 그가 가진 혜안과 미래를 향한 투자는 이 정도 보답을 받기에 충분하다

단지 가슴속에 남은 뭔가 찜찜한 이 기분을, 누군가가 그녀의 영화에 댓글로 멋지게 대변해 주었다

 

" 그녀의 은밀한 열정이 세상에 떠밀려 나오다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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