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1. 16:00ㆍTunisia 2015
프랑스문까지 걸어 나와 택시를 잡았다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매디나나 시내 중심지보다 이런 곳이 진짜 리얼인데...
밥 사둔 (Bab Saadun) 루아지 터미널을 지나 서쪽 외곽으로 한참을 나갔다
드디어 튀니지의 루브르라고 불리는 바르도 박물관 (Bardo musee) 도착.
생각보다 택시비가 싸게 나왔다. 3.2 dinar (1,920 원)
정문 주변으론 철조망이 처져 있고, 경비들이 보초를 서는 정문으로 들어갔다.
도심지에 있지만 넓은 정원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벤치에 꼬맹이들이 앉아서 나에게 관심을 보이길래 ' 박물관이 어느 건물이니 ?' 물어 들어갔다
박물관 외관과 내부는 현대식으로 꾸며져 있었다,
사람들이 많다
여기오니 관광객들이 좀 보인다, 대부분이 서양인들이고, 관람 마치고 나갈때 주차장에서 본 중국인 몇이 동양인으론 다다.
프런트에서 입장료를 물어보니 seven ~ 라고 해서 20 짜리 지폐를 냈는데 동전만 수북히 건네준다. 세어보니 9 dinar 다.
이상해서 다시 물어보니 seven 이 아니라 eleven.
입장료가 자그만치 11 dinar (6,600 원) 나 했다능
관람순서는 2층부터인거 같은데 1층 입구 아가씨가 표 검사한후 여기부터 보라고 한다.
나에게 ' 뭘 가지고 있냐 ' 고 계속 불어로 묻는데 내가 못 알아듣자 포기하고 영어 팜플렛을 하나 가져다줬다.
입구를 지나 어두운 통로로 들어서자 바닥이 온통 모자익으로 깔려 있었다,
이게 오리지널인지 이미테이션인지 알수가 없어 지팡이 끝이 유적을 훼손할까봐 신경쓰였다,
안으로 깊이 들어가자 길이 사방으로 나눠졌다. 어디부터 가야 될지 전혀 모르겠다. 그래서 사람들 별로 없는 곳으로 갔다,
수천년전의 디자인인데도 지금과 비교해 전혀 꿀리지 않을 정도로 세련됐다.
아랍숫자. (1,2,3 ... 아라비아 숫자랑은 다르다)
꼬맹이들이 단체로 와서 어수선하다.
관람이 싫증난 애들이 재밌는거 왔다고 날 구경하고 다니고 있다.
모자익으로 묘사한 내용들도 종교적인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모습을 담고 있다.
내가 가 보았던 블라레기아, 수비틀라에 있던 로마유적들을 다 뜯어 여기다 갖다놨다
그러니 거기는 거기대로 관광객이 없이 방치되고, 여긴 빛 바랜 박제가 되어 버리고 ...
넓지 않은 박물관이지만 빈 자리도 꽤 보였다,
유구한 역사만큼 punic (페르시아) 시대부터 로마, 이슬람, 그리스등의 다양한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야말로 문화의 보고라고 할수 있겠다,
아래 지도는 카르타고시대 포에니전쟁을 설명하고 있다. 한니발이 코끼리를 몰고 로마로 진격하는 삽화도 있고...
튀니지인들에게 한니발은 불세출의 위인임에 틀림없다. 그 이후로 2000년동안 계속 쇠락의 길을 걸었다는게 안타깝다.
모자익 작품들은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했다,
한쪽 벽 전체를 차지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2층까지 오픈된 벽 전체를 한 작품이 다 차지한 것도 있었다
.
온통 기하학무늬로 조각된 아름다운 방,
염소를 반 뚝 잘라 쿨하게 돌아가는 여인들,
찰흙으로도 만들기 힘든 걸 어떻게 대리석에 이렇게 예술적으로 조각해 놨을까 ?
옛날 공관으로 쓰였던 곳을 개조해서 박물관으로 꾸민 공간도 멋있었다
사진금지 마크가 붙어 있는 방이 있었다, 사람들이 들어가길래 나도 따라 들어가려니 입구에서 표를 보여 달란다. 박물관 입장권을 보여주자 여기는 특별관이라 별도의 표를 끊어야 한단다. 내가 가려고 하자 아저씨가 살짝 손짓을 하며 들어가란다,
1900년대초 화가의 그림과 습작들을 전시해 놓았는데 별로 감동적이진 않았다. 두세 작품만 시선을 끌었고 그 시절을 찍은 사진들이 오히려 볼만했다,
2층은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지 단체가 왔는데 전반적인 관람수준은 엉망이었다.
튀니지는 그리스 로마신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옛날에는 지중해의 패권국이었다
4시반에 문 닫는다고 해서 부리나게 돌아다녔더니 1시간 반만에 대충 다 보았다. 힘들어 땀이 다 났다
박물관 직원이 사람들을 내몰때까지 로비 창가에 앉아 쉬었다.
원래 바르도 박물관은 내 여행 계획에 없었다, 그런데 튀니지를 한바퀴 다 돌아보고 나니 이 나라에 대한 정리가 필요했다.
즉흥적으로 와서 봤지만 잘했단 생각이 든다.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 ● ●
그로부터 약 한달반후 이 곳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관광객등 총 23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스페인에서 온 부부는 당시 총성을 듣고 박물관내 가게 천장에 숨었다고 한다. 이들은 밖에서 들려오는 총성과 폭발음, 발소리를 들으며 비좁고 어두운 천장속에서 23시간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숨은 곳을 들킬까봐 휴대전화도 꺼뒀다, 경찰 진압으로 테러상황이 곧 종결되었음에도 이들이 하루 가까이 갇혀 있었던 것은 밖에서 들려오는 대화가 아랍어여서 뜻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말하는 사람이 경찰인지 테라범인지 알 수가 없았다.
여행중에 만났던 선량한 튀니지인들이 떠올라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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