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United King-Dog

2014. 7. 31. 17:30Britai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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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서 아무리 개겨봐도 3시간을 못 채우고 결국 차를 꺼내 도브 코티지를 떠난다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자 두 갈래 길이 나왔다. 오른편은 외곽도로, 왼편은 글래스미어 시내....왼쪽 길을 선택했다.

글래스미어는 건물들이 모두 낮아 교회 첨탑이 유난히 돋보이는, 아담하고 고급스런 마을이다. 

 

완만하게 휘어 도는 공원길에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여 있어 모하는 곳인가 유심히 보니, 콜린이 알려준 진저브레드 (생강쿠키) 집이었다.

 

 

주차가 불안해서 난 차에서 기다리고 현주 혼자 들어갔다.

 

차 바로 옆 돌담에서 청춘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남자애 기타 반주는 대학 자취방 통기타 수준인데 노래하는 여자애 목소리가 꽤 괜찮았다. 연신 가사를 들여다 보는게 흠이지만.

길바닥에 벌려 놓은 기타케이스 안에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가끔 들려왔다,

 

진저브래드 가게에서 일한지 3개월된 린다.

어찌 알았냐고 ?

 

이 집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모든 직원들 프로필이 나온다. 

신상정보 보호법이 걱정 될 정도로 너무 자세하다. 

 

 

가게 한쪽 벽에 참 Gingerbread 한 그림이 붙어 있었다.  

※ gingerbread : 장식이 기교적이고 야한, 다소 천박한 예술작품을 지칭하는 말. 생강이 든 과자가 허울만 좋고 실속이 없음을 비유.

 

자세히 읽어보니 이런 설명이 붙어 있었다

' 2008년에 호수지방에 작업을 온 유명한 예술가가 이 가게 여직원과 맨체스터에 Samba 뮤지션 남자를 모델로 에덴 동산을 재현한 그림 '

 

가게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스푼정원.

내 눈엔 좀 엽기적으로 보였다능.,,

 

 

이 조그만 건물이 이래봬도 워즈워스가 한때 교편을 잡았던 학교 건물이었다고 한다.

 

이 집의 겨울 풍경.

<인용사진>

 

 

가격 ?

한 봉지에 £4 (7,200원)  한국 물가로는 바가지.

맛 ?

조금 떼어 먹어보니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 손이 간다. 과자 부스러기가 많이 떨어지는게 좀 흠이다.

 

점심때를 놓쳐 버려서 식당을 찾아다니다 뒷마당에 차를 댈 수 있는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식당 뒤로 맑은 개울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었다

 

 

 

 

식당 안에 카운터에서 음식 주문한 후, 햇볕이 화사한 마당으로 나왔다

 

그런데 정작 내 관심을 끈건, 개었다

주인을 빼 닮은 개들이 식탁아래 여기저기에 매여 있었는데 개들은 지들끼리 서로를 심드렁한 눈으로 처다보고 있었다.

 

이 개는 피부병이 있는지 연신 뒷발로 긁어 대는 바람에 민들레 홀씨처럼 털이 날렸다

 

기다리기 따분했던지, ' 언제 끝나나~ ' 주인의 눈치를 보고 있는 개,

 

 

식당 문입구에 개환영 문구가 불어 있었다. 

 

개 잡아 먹을 천적(인간)도 없겠다, 스포츠도 시켜 주고(앰블사이드 스포츠) 산책도 시켜주고 (개 산책알바) 영양 챙겨 잘 먹이고... 이 나라에선 삐쩍 마른 개를 보지 못했다. 같은 종자라도 한국보다 배 이상 발육상태가 좋았다. 

가히 United Kingdom 이 아니라 United King-Dog 라고 할 정도로 영국은 개 세상이고 개 천국이다.

미국에 Dog Whisperer (개과천선) 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Cesar Millan 이 항상 강조 하던 말이 생각난다

개는 개답게 키우는게 개에겐 젤 행복합니다 ' 

 

 

 

 

 

현주는 스프 한그릇. 난 런치정식.

 

 

저녁 때가 되자 기온이 떨어져 쌀쌀해졌다. 웨이터에게 따뜻한 차를 더 주문했다.

 

차 추가한 거 포함해 총 19.8  (35,640원)

티백하나 더 넣어주고 1인분 차값을 다 받은게 얄미워 잔돈을 악착같이 받아 나왔다.

 

식당 옆은 아이스크림집. 

추운데도 불티나게 팔렸다

 

웨이터에게 주변에 Tesco 같은 마트가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 그렇게 큰 건 없고, 저쪽으로 돌아가면 The Co-operative 가 있다 ' 고 해서 찾아갔다

 

 

 

표지석에 유난히 긴 이름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abcd... 알파벳을 순서대로 새겨 놓았  ㅋㅋ

 

마트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다시 보니 돌에 글자 새겨주는 집이었다능 ...

 

 

 

 

쥬스와 스프와 서양배 조금 샀다  £4.9  (8,820원)

영국은 인건비가 비싸지 식료품은 오히려 한국보다 싸면쌌지 비싸지 않았다.  

 

 

 

 

 

 

 

 

주차장으로 돌아 오는 길 

 

놀라서 보니....

 

손가락만한 송충이가 지나가고 있었다,

 

 

시침과 분침이 수직을 이루자 상점들은 속속 문을 걸어 잠그는데, 갈 곳 없는 여행자들은 아직도 빈 거리를 헤매고 있었다.

산에서 찬 냉기가 마을로 서서히 내려 오고 있었다

 

 

<인용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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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 글로리아 벤더빌트

 

옛날 날마다

내일은 오늘과 다르길

바라며 살아가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Fairy Tale - Gloria Vanderbilt

 

There once was a child

living everyday

Expecting tomorrow

to be different from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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