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2. 10:00ㆍCambodia 2014
창밖의 푸르스름한 빛에 놀라 한번 깼다가 다시 잠들어 7:25 에 기상.
시계가 없으니 시간에 더 집착하게 된다.
조식 레스토랑은 1층 로비 안쪽에 있었다.
파란 수영장과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뷔페코너를 한바퀴 돌아도 접시에 담고 싶은게 없다.
즉석조리코너에서 요리사가 오믈렛을 만들고 있었다. 마침 앞 접시에 오믈렛 두개가 있길래 요리사에게 이걸 가져가면 되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해서 한개를 내 접시에 담는 순간 앙칼진 외침과 함께 멀찌기서 한 여자가 달려 들었다.
승주에게 " 뭐라는거야 ? " 물으니
" 자기 꺼래 ! "
' 요리사가 가져가도 된다고 했다 " 고 영어로 말해주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파란 옷이 오믈렛 뺏긴 중국여자. 자세히 보니... 남잔가 ?
쌀국수는 맹물에 풀어 놓은 것 같고
오믈렛은 소금간이 없어 싱겁고
스폰지 빵은 촉촉하긴 한데 악취가 나고
두유는 쌀뜨물 같고 ... 음식이 아무 맛이 없다.
입맛이 떨어져 젓가락을 내려놓고 다른 테이블이나 구경했다,
승주가 잡은 이 호텔은 중국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었다. 한국단체는 이런 호텔엔 안 오고 좀 더 좋은 곳에서 묵는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중국말이 들려온다.
확실히 중국인 옷차림은 한국인과 뭔가 약간 다르다. 그 옷 입은 것으로 무시하면 전혀 안된다. 몸빼나 메리야스 입고 벤츠 타는 사람들이다. 한국에선 20억만 있어도 벤츠 타지만 중국에선 200억 있어야 비로소 벤츠 탄다. 중국에서 벤츠타면 진짜 잘 사는 것이다.
중국인이 해외여행을 하려면 월급의 10배 정도를 보증금으로 걸어야 출국할 수 있다. 해외여행 나온 중국인들은 꽤 잘 사는 축에 끼는데 그들에게도 중국정부는 출국자 에티켓 교육을 강화해 나라망신을 예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해외여행지에서 중국단체는 금방 식별이 가능하다. 20~30명이 이동할 때 맨 앞사람이 말하면 맨 뒷 사람이 대답을 하는게 중국팀이다. 한국팀은 가이드가 소근대듯 설명하고 팀원들은 각자 딴짓 한다. 귀에 헤드셋을 끼고 있어 가이드말이 다 들리니까.
중국사람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으려고 노력했다.
연정이 차 타고 오늘 일정 시작
앙코르 가는 길
쭉 뻗은 숲길을 천천히 달린다.
눈부신 아침햇살과 밀림에서 뿜어대는 휘튼치드가 차 안으로 마구마구 쏟아져 들어왔다.
숲을 밀어내고 넓은 공터에 매표소를 만들어 놨다.
하루짜리가 $ 20 .
캄보디아 공무원 월급이 예전에 $ 30 지금도 $ 100~120 인걸 감안하면 엄청 비싼 거다.
관광객들 입장권 도용을 막으려고 사진을 박아 넣고, 공무원들 삥땅을 막으려고 전산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외국인 돈 걷는 전산망은 훌륭하고 자국민 복지 전산망은 개판인 나라.
그 결과가 이거.
나오자마자 매표소 출구에서부터 일일이 얼굴대조하며 표 검사하는 직원들.
중국 만리장성의 거대함,
인도 타지마할의 섬세함과 정교함,
이집트 피라미드의 상징성과 대칭미를 모두 합해 놓은 것에 버금간다는 앙코르 사원.
지구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고대 유적지중 하나다 - 롤리 플레넷 본문중 -
9세기부터 13세기까지 대륙부 동남아를 평정한 앙코르왕국은 캄보디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국이며, 앙코르왓(Angkor Wat) 앙코르톰(Angkor Thom)과 같은 고도로 발달된 유적을 남겼다, 그 중에 앙코르왓은 1113~1150년 수르아바르만(Suryavarman) 2세에 의해 지어졌으며 ‘ 거대한 사원’ 이란 뜻으로 장엄한 규모와 균형 조화 그리고 섬세함에 있어서 최고로 꼽힌다. 세계최대의 종교건축물이다.
숲길 끝에서 갑자기 큰 호수와 맞닥트리자 차가 급하게 죄회전을 했다,
멀리 호수 제방위로 사람들이 개미떼처럼 몰려 가고 있었다.
그 장관에 온몸에 도파민부터 엔돌핀까지 다 터져 갑자기 흥분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론 가장 인상깊었던 광경이었다.
드디어 앙코르왓에 도착했구나 !
씨엠립시내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앙코르에 들어오는 관광객들도 있었다.
장장 10 km나 되는 길을...
교통통제를 하는 바람에 주차 할 곳을 찾아 빙빙 돌았다
외딴 민가뒤에 차를 세우고 서쪽 입구로 걸아갔다
쫄쯔남 행사준비가 한창이었다.
땡볕 속을 한참 걸어 해자입구에 도착했다.
해자를 건너려면 이 다리를 통과해야 하는데 다리 양편에 코브라 대가리 같기도 하고 손바닥 같기도 한 형상이 지키고 있었다
캄보디아 전역에서 자주 볼수 있는 이 조각이 바로 나가 (Naga) 상이다.
나가는 신성한 뱀으로 수호신의 성격을 갖고 있다. 불교에서는 부처가 명상에 잠겼을때 뒤에서 비를 가려준 존재로 묘사된다. 여러개의 머리를 화려하게 펴고 있는 모습으로 사원입구에 만들어 놓는 경우가 많다.
제방 상판엔 고유번호와, 운반하기 위해 뚫어놓은 두개의 구멍이 있다.
저 호수가 앙코르왓을 둘러 싸고 있는 해자다. 여러 나라를 다니며 해자를 봤지만 이렇게 큰건 첨 본다.
호수 습지위에 인공섬을 만들고 그 위에 무거운 돌을 3층까지 쌓아 올렸다.
그래서 승주가 ' 앙코르왓이 물위에 떠 있다' 고 했구나 !
250 m 다리를 지나야 비쉬누(Visnu) 신을 모신 사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내부에 있어야 할 힌두신 비쉬누가 외부회랑까지 쫓겨나 있다,
메루산을 둘러 싸고 있는 바다(해자)를 건너자 신들의 거처인 메루산 꼭데기 (5개의 중앙탑)가 멀리 보였다.
※ 메루산 (Meru) 수미산. 고대 인도의 우주관에서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상상의 산,
해자의 용도가 적의 침입을 막기위한 방해물이다. 앙코르왓의 해자는 왜 이렇게 필요이상으로 넓을까 ? 궁금했었는데 이제 이해가 된다.
바다을 형상화해서 그랬구나.
지금도 프랑놈들은 저 중앙탑을 파인애플이라고 우기겠지만
연꽃이 불교에서 우주창조와 생성의 의미를 지닌다는걸 알 리가 없는 무지의 소치지, 저건 파인애플이 아니라 연꽃이다.
' 왕의 길 ' 또는 ' 참배길 ' 이라고 하는 350 m 중앙 출입로. 땅위에 떠 있는 다리처럼 만들어 졌다.
다 좋은데 우라질 ! 그늘이 하나도 없다.
왕이야 일산(日傘-양산) 받쳐주니까 편했겠지... 이번 여행에서 얼굴은 저기서 다 탔다,
결국 승주와 연정이 얼굴에서도 한줄기 땀이 흘러내렸다
마차바퀴를 3D로 새기고
바퀴살 뒤도 사실적으로 표현한 조각들
일점오(1.5) 층.
사방의 내부회랑이 십자가 모양으로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데 천정을 보니 네개의 돌이 정확하게 만났다.
살벌하게 정교하구만 !
위층엔 미완성으로 남은 조각들이 많았다.
2층으로 올라가자 ' 천상의 무희' 압사라 (Apsara)가 사방 벽에 온통 다 서 있었다.
그 당시엔 수르야바르만 2세가 극락에 당도했을때 그를 잘 모시도록 할 목적이었지만,
만오천명의 여자들이 하체가 다 비치는 야시시한 치마만 걸치고 풍만한 젓가슴을 드러낸 채 나를 열렬히 환호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얼굴 생김새도 다 틀리고
아랫배가 매끈한 아가씨와 출산후 뱃살이 늘어진 아줌마도 보이고
모유수유한 가슴도 틀리고...
똑같은 압사라가 없는 건 캄보디아 여자들을 다 불러들여 그 형상대로 조각했다는 설이 있다.
캄보디아 어머니가 애를 데리고 가장 가보고 싶은 곳
병에 걸리면 해자에서 목욕을 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장례식이 끝난 후 이 곳을 향해 절을 하며
소유권을 놓고 자국내 태국인들을 살해하는 .... 그것은 앙코르왓 !
승주가 벽에 네모난 구멍을 가르키며 용도를 의아해 했다.
귀국 후 찾아보니 조각을 하다가 실수를 하면 잘못된 부분을 오려내고 새돌을 집어 넣고 다시 조각을 했다한다. 이후 도굴꾼들이 그 뒤에 보물이 있나 빼보고 되돌려 놓지 않아 생긴 빈 자리라고 한다.
관람이 끝나고 나가다 길옆에서 만난 사내아이.
쓰레기통 바로 앞에서 플라스틱병을 수거하고 있었다, 손을 내밀었더니 갈색 손을 들어 악수를 해준다,
그늘 하나 없는 앞마당을 사선으로 질러 숲속으로 향했다
페키지 팀이 맘에 안 들거나, 모두 추가 맛사지를 받게 하려면 가이드가 쓰는 방법을 연정이가 살짝 알려주었다.
앙코르 왓에서 지칠 정로도 여기저기 뺑뺑이 돌리고, 유적지 설명도 일부러 땡볕에 세워놓고 하면 된다능
부모님과 형제들이 예전에 여기 투어 오신적이 있다.
난 일도 바쁘고 이런 저런 이유로 함께 하지 못해서 항상 아쉬웠는데 오늘 그 한을 풀었다.
승주가 나 완주한 기념사진을 찍어 고딩동창 카톡에 올리자 원성이 자자했다
열심히 일하는 친구들 심난하게 했다고...
' 코코넛은 속살 ! '
이라며 승주가 껍질을 수저삼아 하얀 부분을 긁어주었다.
왼편 저수지 수면위에 비치는 앙코르왓의 모습이 환상이라고 승주가 내 카메라를 가져가 찍어왔다
물이 많이 빠져서 완벽하진 않았지만 황금비율과 대칭미를 느끼기에 부족하진 않았다
어미닭이 병아리를 데리고 한가롭게 먹이를 쪼고 있는데 털이 한 웅큼 빠져 엉덩이 살이 다 나오고 한국 닭보다 긴 목과 긴 다리에 몸통은 오히려 좀 작았다, 먹잘것도 없으면서 상당히 까칠하게 생겼다 했는데 태국의 닭싸움이 캄보디아에서 전파되었다고 하니 이해가 된다.
우리가 지나가는 길은 숲 옆으로 난 샛길이라 통행이 적었는데
숲속에서 모여 놀던 기지배들이 우르르 나와 펀촉활동을 했다
이제는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단체는 일반적으로 아침 일찍 왕코르왓을 관람한다고 한다. 낮엔 너무 더워서.
드디어 앙코르왓을 다 봤다,
다리 끝에서 수호신인 사자의 섹시한 엉덩이를 바라본다.
앙코르 초기 건축물의 사자상은 뒷다리를 접고 앉은 자그만한 크기였다,
점차 권위를 강조하여 일어서게 되는데 앙코르왓에 와서는 키를 높이기 위해 앞다리를 완전히 세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뒷다리가 미처 정리가 안되어 저런 엉거주춤한 모습이 된 것이다.
이 시기 이후로는 다시 점차 작아지다가 불교사원으로 변하며 자취를 감춘다,
체력이 떨어지고 체내 수분마저 고갈되니 심장이 찢어질 것 같다.
그래도 기분만은 아주 행복하다
캄보디아인들이 깃발을 챙겨 들고 쫄쯔남 준비를 하러 어디론가 몰려가고 있었다.
' 앙코르 왓 ! 지금까지 지어진 크메르의 사원은 오직 이 사원 하나를 만들기 위해 500년을 연습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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