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1. 09:30ㆍCambodia 2014
씨엡립행 버스는 아침 8시 40분.
두 사내 긴장해서 일찌감치 눈을 뜨다.
방안으로 들어오는 아침 볕이 약해 창밖을 내다보았다. 질서없이 제멋대로 지어진 건물위로 프놈펜의 하늘이 허옇다.
이놈의 프놈도 이젠 마지막이군.
일어나라느니, 짐 챙기라느니, 잔소리 안해도 각자 알아서 묵묵히 할일을 한다.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담배를 피우면 중독이라는데, 짐은 스스로 챙겨도 담배는 스스로 끊을 수 없을거 같은 승주,
호텔 옆 골목으로 아침 햇살이 가득해서 눈이 부시다.
땅위에는 역시 사람들의 활기가 넘쳤다.
또 그 쌀국수 집으로 간다. 한달 프놈펜이 있으면 한달 내내 갈 기세다.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순간적으로 7up 된다. 내일부터는 새로운 아침밥을 먹을 수 있다.
멍한 눈으로 쌀국수집 벽타일에 붙여놓은 붉은꽃 스티커와 파란 페인트 벽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자니 묘하게 중국냄새가 풍겼다.
일설로는 프놈펜 거주민 중 40 %가 중국계일 정도로 인종이 완전히 다른 동남아에 중국문화가 깔려 있는게 어색해 보인다.
먼길 든든하게 먹고 가라고 상훈이가 쌀밥도 하나 더 시켜줬다,
숟가락으로 생선소스를 조금 떠 밥위에 뿌려 먹으면 혀에 착착 감긴다. 가난한 동남아시아에 만약 음식까지 맛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 미원이건 아지노모토건 지금 당장은 그 죄를 묻고 싶지 않다.
승주랑 여행을 다니니 하나 좋은게 ...내 먹을 몫이 커진다는 거. 등치에 안 맞게 소식하고 입이 짧아 음식을 항상 남겼다.
오늘은 시간이 없어 커피까지 한 자리에서 해결했다.
컵에 감겨온 테이크아웃용 비닐에 눈길이 갔다.
거리에선 자전거나 오토바이 운전수 손끝에 대롱대롱 흔들리는 커피를 흔히 보게 된다. 지극히 서민적이라 멋있게 보이진 않았는데 여기 사정에 딱 맞는 아이디어다. 한국에선 케리어가 기본 두잔용이라 한잔만 담아 자전거를 타면 무게중심이 안 맞아 뚜껑 밖으로 다 새버렸다. 테이크아웃 보행자가 더 많으니 한잔용 케리어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건지... ' 니가 더 낫다 '고 싼 커피를 내려다보며 얘기해줬다
중 시주받으러 다니는 중...
버스타러 나왔다.
오토바이 하나에 몇명이 탔나 ?
최소 5명
동남아 다른 국가에 비해 캄보디아에서 한류열풍이 거세지 않은 이유 중에 하나가 극장이다.
시설이 매우 열악한데다 캄보디아 영화만 상영하고 해외개봉작은 상영하지 않는다, 한국의 영화를 수입할 여력이 안되서 그렇다능...
이 건물이 프놈펜 유일의 극장이라는데 국민학교때 오산 시내 극장이 생각났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프놈펜 거리에 많이 보이던 가로수
노란 꽃이 아름다웠다
우리가 탈 현대버스
" 사람들 다 타면 우리 맨 뒷자리로 가자 ! " 고 승주에게 들떠 말했는데 왠걸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버스가 만원이다.
우리가 탄 앞자리는 외국인들이, 뒷자리는 현지인들이 앉았다.
옛날에도 이집트 탐험이나 GT (grand tour) 처럼 오지탐험, 외국여행의 조류는 있었다. 그러나 요즘시대처럼 여행이 붐을 이루던 인류역사는 없었던 거 같다. 러시아 캄차카반도,터키 동남부 베두인족 마을, 필리핀 해안 바닷속, 포르투갈의 옛 도시들까지 어딜가나 여행객들이 바글바글하다. 큰 전쟁도 안 겪고 풍요속에 축복받은 세대임엔 틀림없다.
버스안에서 Wi-Fi 가 잡힌다.
버스가 출발하자 통통한 아가씨가 마이크를 잡더니 캄보디아말로, 다음엔 유창한 영어로 설명을 했다
휴게소 들르는 것과 점심시간등등...
빵도 물도 나눠준다.
차비는 15 $
이번엔 버스내 TV에 재밌는 헐리웃 SF 블록버스터를 틀어주는데
밖에 거리도 봐야겠고 영화도 봐야겠고... 왼쪽눈은 창밖을 오른쪽 눈은 TV 롤 담당했더니 나중엔 양미간이 넓어져 다운이(다운증후군)가 되버렸다
프놈펜 변두리까지 ' 한국어학교' 한글간판이 붙어 있다
이 건물과는 좀 다르지만 빈터에 울터리를 해놓거나 튼튼하게 담장을 둘러 친 경우를 볼수 있는데 그건 사유지이며 사용중이란 뜻이다.
공터를 쓰지 않고 경계도 없으면 뺏기는 경우가 있어서 그렇게 방책을 해 놓는다 한다.
대교 아래엔 경찰들이 나와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데
대놓고 찍을 용기는 없고 정수리만 몰카하는 걸로 객기를 부렸다.
여기서부터 차가 막히기 시작해서 도착시간이 예정보다 2시간이나 오버되었다
프놈펜을 벗어날 때쯤 길가에 큰 공장이 보였다, 중장비들이 열심히 움직이고 직원들이 활기찬 걸 보니 꽤 잘 돌아가는것 같다.
캄보디아에도 이런 공장이 있구나. 상호가... MH bio Energy
NH (농협) 주유소 쪽 회산가 ? 공장 끝 부분에 나부끼는 태극기를 보니 역시 ! 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MH 는 NH 농협이 아니라 무학. 무학소주 계열회사였다, 우리가 먹는 쏘주에 에탄올을 만드는 ㅋㅋ
한참 필 받아서 잘 달리는 버스를 누가 세웠다,
한참 있다가
캄보디아 남자가 꼬맹이 용변을 뉘이고 들어왔다,
길가에 흔한 집.
1층은 장마철에 물이 차는 것을 대비하려고 기둥만 세워 비워놓고
2층은 비바람만 막을 정도로 나무나 함석을 대충 붙인 작은 집
집안으로 들어가는 전선도 수도도 안 보이고 바닥에 정화조도 없었다.
이런 곳에서 어찌 사는지...
캄보디아는 한국의 1.8배 면적에 인구는 1,340만명으로 인구밀도가 낮아 드넓은 지평선을 다 가꾸기에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국민의 평균연령이 21.3세로 노동가능한 청년층이 많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톤레삽강을 오른편으로 끼고 북쪽으로 한참을 올라가다 ...다리를 타고 강의 저편으로 넘어갔다,
강을 건너기 전에는 큰 마을도, 공장도, 숲도 심심찮게 번갈아 나타났는데,
강 이 편은 나무도 거의 없는 대평원이 내 시야의 한계를 넘어버렸다.
땅이 지루해지니 이제 하늘이 볼 만했다.
프놈펜에서 씨엠립까지 300 여 km 를 달리는 동안 제대로 된 산하나 나타나지 않았다,
이렇게 좋은 땅만 보면 얼마나 부러운지...
내 나이 또래의 중장년층이 다 킬링필드에 묻혀서 그런지 시골에 유난히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한국의 시골엔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많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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