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힌두사원의 고푸람에 홀려...

 

 

 

 

 

며칠 전 시내에서 차타고 지나가다 화려한 힌두사원 탑을 본 기억이 난다. 다음에 한번 꼭 와봐야지 싶어서 대략 위치를 기억하고 있었다.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에게 지도를 짚어줬다. 동텁택 (Ton That Thiep) 거리

서늘한 에어컨 차속에서 졸린 눈으로 창밖을 내다보니 아까 Thai bins market 를 지나고 있었다. 동시에 택시 미터기엔 32 (32,000동)라는 숫자가 보였다. 6만동이라며 ? 또 속았네. 호치민 오토바이기사의 직업 신뢰도에 하한가를 주며 도로에 넘처 나는 오토바이를 째려보고 있자니 동텁탭 거리에 벌써 도착했다, 딸깍 ! 차가 서자마자 62 → 65로 미터기가 올라갔다.

 

모두 씨에스타를 즐기러 들어갔는지 한결 한적해진 거리에서 시원한 커피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

강렬한 레드 illy 간판을 발견하고 길을 건너가 밖에 내놓은 메뉴판을 들쳐보는데 아이스크림 사진만 진뜩이고 커피가 안 보인다. 서 있는 여종업원에게 카페쓰어다 있냐고 물으니 있단다.

 

 

가게 두개를 터서 넓고 고급스럽게 인테리어한 실내.

밖에 주차된 차들도 별로 없고 야외 탁자에도 손님이 없어 한가할 줄 알았는데 안에는 땡볕을 피해 들어온 손님들이 꽤 있었다. 나증에 보니 모두들 오토바이 마이카족이었고 오토바이 주차관리직원까지 있었다.

빈 탁자위에 모자랑 짐을 내려 놓고 화장실에 가서 세수하고 꽃단장하고 나오자마자...

 

 

동시에 여직원이 내 빈 자리에 카페쓰어다를 내려놓고 있었다

들어오며 물어보기만 했지 확실히 주문을 안했는데... 이걸 센스있다 해야 할지, 시건방지다고 해야 할지.

 

 

 

 

 

 

 

 

 

 

 

시원한 에어컨바람 속에서 두 다리 쭉 뻗고 편하게 쉬며 글 쓰고 커피 마시니 급속충전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39,000동(2,028원)으로 아이스커피에 얼음물 실컷 마시고 세수하고 푹 쉬다 오면 싼거 아닌가 ?

호치민은 어딜 가든 저렴한 노상카페, 포장마차부터 브랜드 커피숍과 프랜차이즈 레스토랑까지 먹고 쉴 곳이 꼭 있다... 그래서 여행하기가 정말 좋은 곳이다.

 

 

 

붕따우에서 얻은 비닐 지갑. 

이제 땀과 젖은 손수건으로부터 지폐를 안전하게 보호해주세요 !

 

 

둬시간 쉬고 4시쯤 나와서 맞은 편 힌두사원으로 향했다

혹시 출입금지는 아닌가 걱정했는데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호치민 관광객에게 힌두사원은 별로 알려지지 않아 그런지 직원 두 명만 보이고 사원내부는 경건하다못해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탑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발견했다.

쉬크 4중 면도날처럼 살벌한 계단을 올라가려니 두 다리가 후덜거린다. 발을 살짝 헛디디면 그냥 베어버릴듯 !

 

 

널적한 옥상 한가운데에 고푸람(Gopuram-힌두탑)만 웅장하게 세워져 있었다.

   프라빈 닮은 사람 모형도 보이고

   가네신도 보이고

   인도냄새가 물씬 나는 형상들을 

입 벌린채 호기심어린 눈으로 한참 바라보았다.

 

 

 

 

 

 

 

 

 

 

 

 

 

 

옥상을 내려올 때도 난간 옆으로 떨어질 거 같아 거의 울면서 기어 내려왔다.

 

 

 

 

 

 

 

 

젊은 베트남 연인이 경건하게 합장하며 기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거리로 다시 나왔는데

땅바닥에 앉아 코 후비는 할머니를 처다보며 나도 딱히 갈 곳이 없어 애꿎은 담배만 피우고 있었다.

길 건너 스파집 아가씨 셋이 가게 앞에 앉아서 역시 할일 없이 그런 내 모습을 처다 보고 있다가 눈이 딱 마주쳤다.

쪽팔려서 얼른 오는 택시를 잡아탔다

 

 

 

 

 

 

지도 오른편에 분홍색 거리가 동텁택. 빨간 별은 카페. 파란 별은 힌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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