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로컬버스에서 7시간 시달려...

2014. 2. 23. 12:00Vietnam 2014

 

 

 

 

 

 

오토바이에서 내려 로비로 들어가는데 뒤에서 뭐라뭐라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시하고 의자에 앉았는데 죽방멸치가 오토바이 기사랑 얘기하고 와서 만동(520원)을 내야 된다며 싼거라고 얘기한다. 꽁짜가 아니였군. 그래 CR~ 낸다 내.

 

아까 작크 팔 잡고 다닐 때 배낭에 매단 큰 생수병이 내 팔을 자꾸 때려서 불편했었다. 배에 타서는 나에게 마시란 말도 안하고 자기 혼자 시원하게 들이키던데...을매나 먹고 싶던지.

 

호텔직원에게 물 한잔 달라고 했더니 큰 병, 작은 병 하길래 또 돈 주고 사 마셨다. 그래 CR~ 산다. 사

물 한병 원샷하고 화장실가서 손수건 빨고 호치민 가는 차 기다렸다.

 

 

8시30분에 온다는데 늦길래 밖으로 나와 담배에 불을 붙이자 봉고차 한대가 털털 거리며 다가온다.

 

 

캐나다 팀과 작크 나 이렇게 다섯만 타고 차가 출발했다.

에어컨도 없는 거의 화물칸 수준의 차였다. 헤드레스트도 없어 잘 때 목 좀 결리겠구나 싶었지만 자리가 넓어 다행이다

' 이제 호치민으로 돌아가는구나 '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캐나다 여자는 첫날 이마에만 빨갛게 뭐가 났던데 오늘은 손과 다리까지 온통 발진이 돋았다.

자기는 모기가 문 거라는데, 나도 " 모기가 백인을 좋아하나 보다 " 고 농담을 건냈지만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거칠게 운전해대던 기사가 몇분 지나지 않아 우리를 내리라고 한다. 영문도 모르고 내려보니 시골버스터미널이다.

우리는 아까 죽방멸치 여직원이 쥐어준 “ 이 사람들을 탐능라우 거리까지 데려다주라" 는 쪽지하나만 쥐고 버스에 올라탔다.

 

 

2층 침대버스였다.

올라타자마자 신발을 벗어 나눠주는 비닐봉지에 담아 들고 빈 침대에 자리를 잡았다

 

 

 

 

 

 

나를 앞자리에 앉히느라 애꿋은 아가씨가 자리를 양보했다. 미안하다고 하니 일상다반사란 식으로 말했다.

 

 

새벽에 일어나는 바람에 눈좀 붙이려고 했더니 이 기사XX는 여자 볼기짝 치듯이 크락션을 눌러대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10초 단위로 치는 거 같았다. 

호이안을 버스로 안 가길 정말 다행이다. 오토바이가 많은 도로사정상 어느 정도 크락션을 울려 댈텐데 잠이나 제대로 잘 수있을 것이며 먹고 타고 소화 안되고 온 몸은 뻐근하고 그렇게 23시간을 가면 그게 황천길이고 천국 아니겠는가. 그래서 호이안이 좋다 좋다 하는구나.싶다.

 

 

유리창에 호치민까지 15만동 (7,800원) 이란 종이가 붙어 있었다.

 

 

차 안에서는 아이폰 쓰는 시골아저씨와 여기저기 휴대폰통화소리. 유선을 건너뛴 무선통신망의 이 곳에 우리는 뭘 보러 왔을까 ?

 

 

 

 

 

 

잠시후 뮤직비디오를 틀어주었다. 촌스러워도 어쩔 수없이 봐주는데 나중엔 한국의 F4도 나왔다. 한류에 반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다.

 

 

 

 

 

 

 

 

 

 

 

 

 

 

 

 

 

 

 

 

 

 

 

 

버스안에선 갓난애기가 빡빡 울어댔다. 그래도 잘 자는 사람들이 신기해,,,자는 건지 자는 척 하는건진 모르지만.

 

 

 

 

 

 

 

 

 

 

 

 

 

호치민 돌아가는 길에는 배에 버스를 싣고 메콩강을 건너갔다.

팜플렛에 원래 써 있기는 투어내내 여행사에서 전용버스를 제공한댔는데 대중교통을 타게 되서 불만이 생겼다.

그러나 대중교통이니 이런 경험도 하게 되는거라 생각하며 불만을 강물위에 던져 버렸다

 

 

 

 

 

 

 

 

 

 

 

 

 

 

버스안으로 잡상인들이 들어왔다

 

 

 

 

 

 

 

 

 

 

 

 

 

 

 

 

강 건넌후 휴게소에 들렸는데 소변대가 세면장인줄 알았다. 쉬리가 지퍼를 내린 자리는 수도꼭지에서 물이 계속 떨어져 소변이 앞섬에 다 튀었을 거 같다.

 

 

 

 

 

 

나와서 담벼락에서 담배 피며 보니 여자들은 만동씩 사용료를 받고 있었다. 여자들만 받는 건지, 손 씻어서 받는건지 여튼 유료였다능.

 

 

차타기전에 버스 차장에게 " 호치민... " 하니 5라고 한다 (5시간)

그게 아니고 팜능라우에 내려달라고 했더니 팜능라우 ? 잘 모르겠단 표정을 짓는데 쉬리가 쪽지를 꺼내 조수에게 보여주었다. 알았다는 듯 돌려주었다.

 

 

 

 

 

 

 

 

 

 

 

 

 

 

버스는 수시로 서서 사람을 내려주고 또 태웠다. 그냥 거의 시내버스 수준

내 옆에 할아버지도 중간에 내리는데, 버스 운전수랑 차장이 짐칸을 열더니...오토바이를 꺼내는 것이다

눕혀 왔는데도 기름이 안 새는지 곧바로 시동 걸고 떠났다. 베트남의 교통시스템이 부럽긴 첨이다.

 

 

 

 

 

 

 

 

 

 

 

 

 

 

몇 시간을 달려 또 휴게소에 도착했다.

로컬버스다보니 차장이 베트남 말로 몇 마디 하고 내렸다. 이어서 영어로 설명해 주는 친절함은 애시당초 기대도 안했지만 몇분을 정차하는지 언제까지 오라는지 하는 기초적인 정보가 없어 버스 반경 10 m 벗어나기도 불안했다.

바로 앞에 반미(Banh mi) 파는 곳으로 달려갔다. 반미에 넣는 속은 생선과 햄과 돼지고기등 4개중에 고르게 되어있었다. 돼지고기를 고르고 음료수 하나 집으니 37,000동 (1,924원)

일행이 오더니 내 것이 맛있게 보였는지 얼마냐고 묻고 자기들도 하나씩 사가지고 왔다. 반미 맛이 끝내줬다

작크는 큰 만두같은 걸 사와 옆에서 먹길래 맛이 어떠냐니 pretty good 이래서 나도 하나 사왔다. 만두속은 먹을 만한데 밀가루가 너무 많아 대충 먹고 남겼다. 가격은 반미보다 더 비싼 2만동이 좀 넘는 가격.

한 청년이 Hello 하며 내 앞에 앉았다.

우리들이 쪼르르 앉아 먹고 있으니 현지인들이 마주 앉아 대놓고 우리만 처다 본다. 그래서 나도 대놓고 찍어버렸다.

담배하나 피고 차에 올라탔다. 작크가 탔는지 걱정되서 “ 작크 in here ? " 소리 지르니 위층에서 고개를 살짝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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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빠져 나오길래 다 온줄 알았는데 두 노인네 내려주고 차를 빙 돌려 다시 고속도로를 타는 것이었다.

우리도 그렇게 팜능라우에 내려주는 호의를 배플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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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가 혼을 쏙 빼놓는거 보니 드디어 호치민에 도착했나보다. 버스에 탄지 7시간이 넘었다.

 

몇 군데 정차 후 한적한 거리에 서더니 모든 사람이 내렸다. 우리일행은 좀 더 기다려보자 했는데 기사가 시동을 아예 꺼버리는 것이었다. 일행들도 불안한지 짐을 챙겨 내리길래 나도 어쩔수 없이 내렸다. 앞에 세워져 있는 빨간 대형버스를 타라고 했다 해서 그리로 달려갔다.

마침 차장이 오길래 ' 핌능라우 이 차 타냐 ' 고 물으니 그냥 쌩까고 가는 것이다.  너무 승질나서 대 놓고 욕을 내 뱉었다.

빨간 셔츠입은 남자가 버스 차장.

 

 

 

 

 

 

큰 버스에 올라타려니 운전수가 ' 이 차 말고 더 앞으로 가 ' 라고 한다.

낡은 승합차에 꾸역꾸역 올라탔다. 베트남인도 4명 타 있었다.

 

 

 

 

반 건달 승합차 운전수가 무거운 짐을 캐나다 팀 배낭위에 던지듯이 올리자 캐나다 여인이 올리지 말라고 거칠게 쏘아댔다.

모두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