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21. 09:00ㆍVietnam 2014
오늘은 메콩델타 투어를 시작하는 날이다.
인도차이나 반도를 적시며 흘러온 메콩강이 베트남에서 빗자루처럼 9갈래로 나눠지며 너른 삼각주를 이루는 곳을 메콩델타라 부른다.
호치민 남서부에 위차한 메콩델터는 베트남을 먹여 살리는 문전옥답이고 독특한 수상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서 가장 긴 3일코스를 신청했다.
단체버스가 아침 일찍 출발이라 밤새 비몽사몽하다 6시 20분에 일어났다
세수 대충하고 짐 챙기는데 귀중품을 따로 맡겨야 하나 ? 비닐봉투만 달랑달랑 들고 가나 ? 그런 고민하다 시간이 모자란다.
더 지체할 수 없어 7시 20분에 비닐봉투를 하나 얻으러 로비로 내려갔다가 근사한 부직포가방을 하나 득템했다. 신나서 식당으로 내려갔다.
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식당엔 동양인 부자지간으로 보이는 두 사람만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남일 같지 않았다, 나도 경재랑 다니면 저럴라나 ? 젊은 남자애는 말없이 스맛폰만 하고 있고 그 앞에 아빠로 보이는 남자는 세 접시째 가져다 먹고 있었다, 분위기라도 좀 풀어주고 싶은데 어느 나라인지도 모르고 주제 넘은거 같아 그냥 포기했다. 어제도 이상한 남자관계가 보이더니 아침마다 매번 왜 이래 ?
후다닥 먹고 방으로 올라와 마저 짐을 칭겨 내려왔다. 배낭 맡기고 돈과 여권을 넣은 봉투를 테이프로 칭칭 싸서 맡겼다, 얼마나고 묻길래 안 세봤는데...대충 4백불하고 베트남 돈 약간이라고 말해줬더니 봉투에 사인을 하게 했다, 사징이 없어서 좀 불안했지만 그래도 직원들이 능숙하게 일을 처리했다.
득템한 부직포 가방 !
8시에 메콩투어 픽업 온다고 해서 1층 내려가 기다리겠다고 하고 내려가 의자에 앉아 담배를 하나 피우고 있었다,
현지가이드가 백인여자 셋과 동양인 여자 한명을 끌고 와 내가 내려온 호텔을 올려다봤다, 나 데리러 온거 같아 ' 메콩델타 투어 ' 냐고 묻자 그렇다고 한다.
담배 피다말고 재떨이에 침 뱉어 끄고 얼른 따라갔다. 외국나오면 이렇게 지저분한 추태를 부리는 만용을 하고 싶은 충동도 불쑥 든다.
걸음이 느려 뒤쳐져서 골목 끝에 다다랐을 때 숙소 여직원이 부리나케 달려와 나를 불러서 좀 당황했다.
' 가이드가 누구냐 ? 영수증은 갖고 왔냐 ' 고 묻는데...그제서야 내가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아무나 따라왔다는 걸 알았다. 여직원이 그 가이드를 찾아 나를 확인하고 영수증도 안 갖고 왔다고 설명하고서야 버스에 올라탈 수 있었다. 아까 일행 여자들은 다른 버스에 탔는지 보이지 않았고 대신 인도계통 사람들을 마저 태운 버스가 드디어 출발했다,
번잡한 데탐거리를 지나 더 복잡한 팜능라우 거리로 꺾어지더니 또 한참을 정차했다.
잠시 후 길을 건너 버스를 타는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보였다. 블루진을 걸친 한 서양여자가 내 옆자리에 앉더니 헤드폰을 끼고 귀를 닫아버렸다. 그제서야 버스가 힘찬 배기음을 뿜으며 출발했다.
어제 씨클로로 지나갔던 낯익은 길을 지나 호치민을 벗어난다.
의자가 불편해서 자꾸 몸을 뒤척이고 있는데 새로 바뀐 가이드가 자리마다 영수증을 확인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 이걸 또 어떻게 해명하나 ... ' 다행히 처음 탄 사람들은 검사없이 pass했다.
가이드가 통로에 서서 특이한 영어발음으로 1시간째 떠들고 있다.
오토바이 헬맷 안 쓰면 벌금 내는 이야기, 베트남 지도 모양 퀴즈등은 대충 알아 듣겠는데 그의 멘트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웃을 땐 도대체 저게 뭔 유머인가 눈만 끔뻑거리고 있을 수밖에 ...
도로엔 또 오토바이 사고.
출발 후 2시간쯤 되자 길가 휴게소에 버스가 섰다,
15분 시간 준다고 해서 차에서 내렸는데 온몸이 다 뻑쩍지근했다.
화장실 갔다 나오는데, 내 옆자리 여자가 멀지기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보였다.
환타 한병(15,000동 780원) 사 마시고 후다닥 차에 올랐다
창쪽 자리로 들어가 앉으며 옆자리 백인여자에게
May I ask where you are from ? 하니 캐나다 토론토에서 온 마르타 라고 한다.
놀라서 " 마루타 ? " 라고 발음하자.
" 노, 마르타 "
아 ! 마르타 !
98년에 캐나다 간 경험을 기억해내서 말을 텄다. 캐나다 친구 Bob 이야기, Maple road 이야기 ...
마르타는 7개월째 유럽을 거쳐 세계일주 중이라고 한다.
그러다 내가 기억이 안나 벤쿠버 뒷산-휘슬러를 말하는데 그건 더 먼 곳이고-계곡과 락키산맥에 유명한 두 타운 이름을 물어봤는데 잘 모르는거 같았다. 벤쿠버도 여행했다면서 그 산 이름을 모르다니 ? 이상하네.
잠시 후 카필라노 계곡과 밴프가 생각나서 말해주니까 그제야 기억나는지 맞다고 맞장구를 친다.
※ 캐나다 친구 Bob 이야기가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 하삼
버스가 주유소에 들렸는데,
드럽통 옆 바닥에 던져놓은 비닐 뭉치가 주유캡이었다,
드디어 메콩델타의 관문 미터 (My tho)에 도착했다.
<클릭하면 확대됨>
버스에서 내릴때 상황을 몰라 부직포가방을 챙겨 여객터미널로 들어갔다
간단한 설명 듣고 잠시 후 우리가 타고 온 버스보다 좀 큰 배에 올라탔다. 다른 팀 일행이 멋모르고 우릴 따라와 배에 탔다가 내리기도 했다.
강 한가운데로 나왔다. 앉은 위치가 낮아서 그런지 메콩강이 생각보다 광활하게 보이고 수량이 엄청 많았다. 수평선 끝에 밀림이 우거진 섬들이 보이고 시원한 바람이 수면위로 불어왔다. 멋진 풍광에 가족들이 불현듯 그리워졌다
첫 섬에 도착했다.
앞 자리에 앉았어도 방해 될까봐 맨 마지막으로 내리는데 배가 물결에 흔들렸다. 벌써 내려 앞에 가는 남자를 불러 도움을 청했다,
언제든지 팔이 필요하면 부르라고 씽끗 웃는다
코코넛 젤리공장.
코코넷 젤리 몇개 집어먹고 마당을 둘러놨다
후덥지근한 오후 날씨에 개들도 여기저기 널부러져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바로 옆 라이스페이퍼 만들고 파는 곳 구경,
우리 일행이 모이자 아줌마가 라이스페이퍼 만드는 시범을 보이다 실패해서 페이퍼가 쭈욱 찢어졌다,
왼쪽 흰옷 입은 백인 남자가 배 내릴때 도와줬다,
현지인이 큰 뱀을 치렁치렁 감고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가이드가 ' 만져봐도 된다' 고 하자 한 사람이 뱀은 안 만지고 현지인의 머리를 만졌다.
투어에 상투적인 코스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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