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씨클로야, 강변가자 !

2014. 2. 20. 11:00Vietnam 2014

 

 

 

 

아침 햇살이 벽에 8시라고 해시계를 만들어줬다,

 

달콤한 연유커피와 수박을 떠올리며 식당으로 내려가자 마침 사장이 있었다.

"  3일 더 연장하면 싸게 줄꺼지 ? " 하니 환하게 웃는다.

 

오늘은 쌀국수에 펜네(penne)스타일의 마카로니가 들어있다. 약간의 변화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나이든 백인남자 둘이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데 ... 성 정체성을 의심하면 안되겠지만서두...

 

 

 

 

배불리 먹고 방으로 올라와 현주랑 카톡하고 빨래까지 했는데도 아직도 오늘 뭐 할지 정하지도 못했다

 

 

이러다 호텔에서 오전 다 보낼거 같아 나갈 채비를 다 하고 11시쯤 로비로 내려왔다.

 

 

투어 상품을 취급하는 호텔 여직원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1.  매콩 2박3일 투어. 일곱끼중 세끼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내 돈으로 사먹어야 된다고 한다.

    호텔과 홈스테이 중 고를수 있는데 홈스테이가 조금 더 비씨지만 재밌을 거 같아 그걸로 선택했다.

    54 $ 인데 49 $ 로 깎았다.

2. 투어 끝나고 호치민 도착해 다시 이 호텔에서 3박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지금 78 $에 묵고 있는데 66 $ 로 깎아줬다

3. 어제 씨클로 아저씨가 맘에 들어 오늘은 한나절 대절해 구경 다니기로 했다.

   통일궁이니 전쟁박물관 같은 상투적인 곳 말고 서민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강변동네를 가보고 싶다고 했다.

   가난한 사람을 poorman이라고 하니 사장이 못 알아듣고 여직원에게 물어 보자 여직원은 되려 나에게 묻는다

   “ 메콩투어가면 실컷 볼텐데 뭐하러 오늘 거길 가려고 하세요 ? ”

   씨클로 1시간 타는데 5 $ 라니까 12시에 출발해 4시쯤 들어오면 20 $

   그래서 내가 씨클로 아저씨랑 점심같이 먹고 커피 한잔 살테니 깎아 달라고 하자 16 $로 해줬다.

   그런 곳은 택시로 가면 10 $, 올때 20 $ 든다고 부언설명 하는데,

내가 왜 모르겠는가 ? 그들이 내 머리위에 살짝 바가지를 엎어 놓는 걸.

 

여튼 정리하면

   메콩3일투어 49 + 호텔 3박 66 + 오늘투어 16 = 총 131

방에 가서 빳빳한 달러 130 $ 갖다 주니 세느라 어쩔 줄 몰라하며 입이 귀에 걸렸다,

 

 

 

사장이 내가 원하는 곳-강변에 가난한 동네-은 호치민 남쪽 7~8구역이 좋을 거 같다고 지도를 보며 알려줬다

 

 

 

 

그리고 씨클로 아저씨를 블러 내가 가고 싶다는 곳과 취향을 설명하자 

 

 

아저씨의 표정이 떨떠름해졌다

유명관광지에 간다면 기다리며 쉴수도 있는데, 이런 코스는 오후 내내 땡볕아래 여기저기 쑤시고 다녀야 할 수도 있으니까 ...

 

 

1층까지 배웅 나온 사장이 내 살색 하이바를 보더니 얼른 올라가 논(non) 모자를 가져왔다.

쌘스쟁이 !

 

 

 

 

 

 

 

 

 

 

 

 

번잡한 사거리를 지나자 까마득한 오르막길이 나타났다.

초반부터 난코스가 나타나 살짝 미안해지는데 아저씨는 의외로 가베얍게 한번에 올라가 버렸다.

 

 

잘 정비된 하천을 건너 4구역으로 들어섰다.

 

 

 

 

 

 

 

 

 

 

 

 

 

 

 

 

 

 

 

 

 

 

 

 

 

 

 

 

 

 

 

 

 

 

 

 

 

 

 

 

 

 

 

 

 

 

 

 

 

 

 

특별할 거 없는 동네를 지나 오른편에 강을 끼고 한적한 변두리를 달린다

길가에 기이하게 생긴 거목이 보였다. 편하게 가는 내 하이바도 땀이 나는데 아저씨는 얼마나 힘들까 ?

출발한지 1시간이 넘었길래 쉬었다 가자고 했다.

씨클로에 앉은 채 게으르게 담배를 한대 빨며

" 난 이런 강이 좋아요 "  별 의미없이 한마디 했을 뿐인데

아저씨가 씨클로를 손으로 잡아당겨 오던 길을 돌아가 인도턱을 넘어 이상한 곳으로 날 끌고 갔다.

 

 

 

 

 

 

 

 

우주인이 내려왔다가 썰렁해서 얼어버린 손바닥만한 공원유원지

입구에 표 받는 할아버지에게 아저씨가 뭐라고 하자 OK 한다. 잠깐 쉬었다 가도 되냐고 묻는거 같았다,

자리에 앉아 카페쓰어다를 주문했더니 그건 없다고 해서 음료수 두병을 시켰다,

15,000 X 2 = 3만동 (1,560원) 달착지근한 녹차였다.

 

 

 

 

아저씨가 강을 더 가까이 보여 주려고 나를 데리고 온 거였다,

 

 

 

 

 

 

 

 

 

 

문지기 할아버지도 심심하던 차에 잘 됐다는 듯 우리 자리로 와서 베트남 전쟁때 한국군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듣는둥 마는둥 하자 돌아가 버렸다.

매점 아저씨가 영어를 좀 한다. 통역을 부탁해 씨클로 아저씨가 59세에 이름이 쇼아이(Trai xoai) 라는 걸 알았다.

 

 

 

 

쇼아이가 자기 음료수가 남았다고 내 잔에 따라줘서 빈병에 얼음과 함께 담아 다시 씨클로를 탔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선한 눈길을 많이 봤다.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는 눈빛이 아닌...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가던 할머니도, 

   길거리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남자들도,

   점심으로 쌀국수 흡입하다 눈이 마주친 아줌마랑도.

   학교 끝나고 교문 앞에 서있던 어린 애들하고도 눈인사를 나눴다.  참 똥 싸던 강아지도 있었지.

하긴 외국인이 좀채로 올 일이 없는 이 동네에서, 화사한 긴팔 셔츠에 논(Non)모자 쓰고 씨클로에 타서 카메라 끼고 두리번 거리는 어리숙한 관광객이 그들 눈에는 재밌는 눈요기였을 테니까

 

 

 

 

 

 

 

 

 

 

 

 

 

 

 

 

 

동네 끝에서 헤어핀 커브를 돌자 큰 교량이 또 나타났다. 한눈에 봐도 오르막길이 꽤 길고 높았다

다리 초입 나무그늘에서 땅콩장수에게 땅콩을 사던 남자와 쇼아이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아저씨가 낑낑대며 오르막을 오르는데 갑자기 씨클로 속도가 빨라졌다.

" 뭔 일이여 이거시~ " 뒤를 돌아보니 땅콩 봉지를 든 남자가 오토바이에 탄채 우리 씨클로를 발로 밀어주는 것이었다,

내려올 때 돈이라도 주나 봤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고마워서 헤이질 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7구역으로 들어섰다.

다리아래 반미(Banh mi)장수의 마차에 만동(52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귤화위지' 라고 했던가 강을 건너자 물가가 확 떨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곳을 기점으로 강변을 따라 가난한 동네가 이어졌다.

 

 

 

 

 

 

 

 

 

 

 

 

 

 

 

 

 

 

호텔을 검색하다 강변옆에 가격도 싸길래 이 근처로 옮길까 했었는데, 역시 직접 와서 보니 안 하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강을 향해 소변을 보는 남자

매너는 없다. 노출증은 있다

 

 

 

 

씨클로운행금지 표시도 무시하고 직진

 

 

미싱을 내다놓고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는 옷 수선사 아줌마.

 

 

 

 

 

 

 

 

 

 

 

 

 

 

 

 

 

 

 

 

호치민의 가슴을 풀어 재끼고 속살을 들여다 보는 맛은 쏠쏠한데

2시가 넘어서자 태양이 더욱 강렬해져서 카메라 셔터도, 내 동공도 과다노출 되기 사작했다.

 

 

1구역을 출발해 4구역 섬을 넘어서 7구역까지 들어갔다,

아래 지도에 파란 별이 출발지점. 빨간 별이 점심먹으러 들어갈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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