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Live music - Thi

2014. 2. 20. 22:00Vietnam 2014

 

 

 

 

 

창밖도 어두워졌으니 이제 또 슬슬 나가볼까 ?

 

로비로 내려와 사장이랑 반갑게 인사했다. 사장은 애 하나 딸린 젊은 사람인데 붙임성이 있으면서도 수완도 좋았다.

어제 Seventeen saloon에서 본 두 베트남 여자 이야기를 했더니 백퍼 hooker 맞다고 했다.

오늘 저녁 때는 Liberty 4 호텔에 live music bar 를 가보고 싶어 위치를 물어보았다. 사장이, 거기 맛사지 샵이 있는 건 봤는데 music bar 도 있었냐고 하며 시키지 않은 전화를 해본다. 통화해 보더니 연주밴드는 없고 음악만 틀어주는 곳이란다. Go2 랑 같구나.

덕분에 헛고생은 안했지만 이 데탐거리에 진정한 Live Music bar 는 없는 건가 ?

 

 

스틱을 지팡이 삼아 여행자거리 안쪽 골목으로 들어갔다.

길거리 간이 식당 앞에 발걸음이 멈추자 위산이 베어 나왔다. 서양인들도 두어 팀 앉아 있고 아줌마가 친절하게 자리를 만들며 환한 얼굴로 호객을 하기에 안쪽으로 들어가 목욕탕 의자에 앉았다. 좌판이지만 인터내셔널하게 영어메뉴판도 갖춰져 있다. 간을 보려고 일단 튀김롤을 시켰는데 사진대비 사이즈가 작았다. 팍치는 한번 씹어보고 재낀 다음 상추에만 싸먹으니까 아줌마가 같이 넣어 싸 먹으라고 참견한다.

 

 

 

 

 

내 앞에는 백인 아가씨 둘이 빈접시를 앞에 두고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다

식후연초 생각이 간절해

"  Do you mind if I smoke ? "

"  No, thanks for asking ! "

그래서 맛있게 한 대 빨았다. 아깐 내가 있건 없건 남친예기를 떠벌리던 아가씨들이 내 눈치를 슬슬보며 톤이 훨 작아졌다. 

빨간 옷입은 아가씨가 담배펴도 된다고 했어 ㅋㅋ

 

 

젊은 백인남자가 지나가다 내 접시를 보고 아줌마에게 " 샤워하고 와서 먹을건데 이 롤 갯수가 how many 예요 ? " 물었다.

아줌마는 how much 가격을 물어보는 줄 알고 메뉴판만 펼쳐 가르치길래, 내가 갯수를 알려주며 “ 싸고 깨끗한데 맛은 그닥... ” 이랬더니 나에게 “ Holiday ? " 냐고 묻는다.

휴, 다행이네, 아직 베트남사람 같이 보이진 않는구나 !

35,000동 (1,820원) 계산하고 거리를 두리번거리는데...

 

 

길 건너 가게안에서 남자 둘이 열심히 뭘 그리는게 눈에 띄였다. 환한 불빛을 따라 부나방처럼 길을 건너 갔다.

' 안으로 들어가 구경좀 해도 되냐 ' 니 그림 그리다 말고 OK 한다. 왼손에 종이를 들고 연신 보며 오른손으로 똑같이 그려내고 있었다. 포스터를 모사하는 솜씨가 뛰어나서 이 정도 그림은 몇 시간 걸리냐니까 이틀 걸렸다고 한다. 학교에서 그림을 전공했냐고 물으니 NO ! photo copy를 배웠다고 한다. 호치민거리에서 그 단어를 내건 간판이 종종 보이던데 그 말이구나.

손재주는 좋은데 창의력과 예술성은 아직 부족한 사회.

" 당신의 그림이 진정한 Original 이야 " 라고 한마디 해주고 나왔다,

 

 

 

 

 

 

 

잠든 여행자를 태운채 외로히 밤길을 달릴 심야침대버스.

데탐거리에 흔한 풍경들

 

 

 

조그만 라이브 카페인 Thi 를 기웃거리는데 아직 시간이 일러서 그 옆 깔끔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하노이식 분차(Bun cha)와 커피를 시켰다.

여기 라이스페이퍼는 아예 물도 안 묻히고 빳빳한 채로 말아 먹는 스타일이었다. 물휴지는 유료라고 해서 pass

 

 

맞은편 테이블 세팅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뜨거운 뚝배기를 휴지로 싸서 잡고 버너위에 올리다 휴지에 불이 붙은 것이다. 놀라서 불붙은 휴지를 바닥에 버리고 발로 얼른 끄는 모습과 주인아저씨의 핀잔하는 모습이 웃겼다, 어린 직원들이 훈련이 덜 되었는지 실수투성이다.

맛있어서 후다닥 먹어 치웠다. 음식 값은 12만동 (6,240원)나왔다. 십만동짜리 한 장 주고 2천동 줬더니 안 가고 자꾸 잘못 줬다고 한다. 그제서야 내가 단위를 헷갈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2만동을 2천동으로 착각했다. 낮에 녹차 마실 때도 그래서 아예 쇼아이에게 맞게 집어주라고 돈을 펼쳐 주었었다,   

 

 

 

길건너 빠리바게트는 손님이 많은데

 

그 옆 피자헛은 망했는지 밤에 물건을 빼고 있었다,

 

 

10시부터 공연인데 1+1 인 happy hour 은 10시까지라는 기억이 나서 맥주 한잔 더 얻어먹을 요량으로 Thi 로 향했다

입구에 웨이터에게 Thi의 발음을 물어보니 ‘ 테이’ 라고 한다. 오늘 밴드 맴버는 3명.

tiger 맥주 한잔 시켜놓고 연주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1+1 이라서 잔이 비자마자 웨이터가 얼른 맥주를 한잔 더 채워다 줬다,

 

 

내부를 둘러보다 벽에 붙인 A4 용지가 눈에 들어왔다 “ No drug, No prostitution ...-약쟁이, 창녀, 외부음식 반입 안 돼, 팁은 환영 " 이라고 써 있었다. 9시 반부터 한 남자가 무대설치하고 드디어 10시 좀 넘자 뚱뚱한 여자싱어가 올라왔다.

 

 

 

 

 

 

영혼이 깃든 목소리로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웅장한 성량을 과시하며 노래를 시작했다

한곡 끝나고 내가 박수를 쳐줬더니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south korea ! 하니 곧바로 " 안녕하세요 ? " 한다

다음 노래 끝나더니 this is song for you ! 하며 나를 손짓했다,

누가 곡 신청을 했다. 싱어가 나에게도 하라는데 ...

   셀린 디옹은 철자를 모르고

   조지 마이클은 남자가수고

   신디 로퍼는 너무 옛날가수라 노래를 모를 거 같고 ...별 핑게가 다 떠오르며 바보처럼 곡하나 제대로 신청할 줄 몰랐다.

좁은 bar 안에는 젋은 현지인, 백인, 백인여자를 데리고 온 동양인등 다국적이라서 영어만 쓰였다. 진작 좀 해둘껄.

11시 15분에 잠깐 break time 이 있어 계산하고 조용히 빠져 나왔다

 

 

 

 

 

 

 

 

골목길을 돌아 묵고 있는 호텔을 올려다보니 12시가 다 되가는데 불 켜진 방이 거의 없었다.

이 시간에 들어오는 내가 이른 편인가보다.

오늘 밤에도 숙소앞 술집엔 전 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사람들이 밤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 끼어 한잔 더 할까 하다가 내일 아침 메콩투어도 있어서 그냥 올라왔다.

로비가 손님들로 북적여서 키만 받아 올라가는데 사장이 나를 보더니 붕어처럼 입만 움직이며  '오늘 좋았어요 ? ' 묻는다.

나도 입술만 오무려 내밀고 ' 굿 ' 해줬다.

 

 

현주는 내가 새벽 2시까지 안 들어와 걱정하다 자나 본데...

한국이 2시간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