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19. 22:30ㆍVietnam 2014
호텔로 돌아오는 길
10시가 넘어서자 가로등만 환한 거리가 텅 비어 버렸다.
을씨년스럽고 약간 무섭기까지 한 밤거리를 달리는 씨클로 기사의 애환이 불현듯 느껴진다.
낮에 본 Seventeen saloon 쪽으로 가길래 여기서 세워달라고 하고 기사에게 팁 5만동(2,600원)을 줬다.
나 나올 때까지 또 기다릴 기세여서 ' 됐다고 그냥 가라' 고 보내고 난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갔다.
American western style로 꾸민 실내엔 벌써 손님이 가득 차서 난 안쪽 Bar에 가서 앉았다.
시원한 산미겔 맥주 한병(10만동 5,200원)
신나는 음악에 몸과 기분이 점점 Up 되어갔다.
화장실에 갔는데 입구 아줌마가 따라 들어와 수건을 챙겨준다.
팔에 문신을 한 밴드 맴버 한명이 나오며 팁박스에 돈을 던졌다.
쪼잔하게 그냥 나올 수 없어 나도 만동 한장(520원)을 넣고 여기서 담배도 파냐고 하니 아줌마가 그렇다고 한다.
내 자리로 돌아오는데 아름다운 아가씨가 은은하게 조명이 들어오는 고급스런 담배 쇼케이스를 들고 다니며 판촉을 하고 있었다. KENT slim 을 골랐다. 담배가 아주 순했다. 돈 달라는 소리를 안해서 꽁짜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계산서에 합산되어 있었다.
숏펜츠의 써빙녀들이 담뱃불도 붙여주고 팝콘도 계속 리필해주고 음악도 신나서 맥주 한병을 얼른 비우고 이슬이 송글송글 맺힌 찬 맥주를 또 한병 시켰다
오늘 Seventeen은 온 건물을 들썩들썩대는 hardrock 밴드.
2층은 아래 무대를 내려다보는 발코니 형식이다.
대머리 두 서양남자가 무대 앞으로 나와 흥에 겨워 춤을 추었다.
나중에 내 쪽으로 지나가길래 엄지를 치켜 세워주자 내 어깨를 주먹으로 툭 치고 지나간다.
그녀들이 내 옆자리에 앉은 줄도 첨엔 몰랐다... 서양여자들이 와서 한잔하고 가고 또 몇몇이 스쳐 갔으니까.
두 베트남 여자가 칵테일 같은걸 (그게 RedBull 이었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홀짝 거리며 술집 구석구석을 스캔하는데 공연을 즐기는 표정치고는 좀 굳어 있는게 이상하긴 했다. 한 여자가 내쪽으로 몸을 돌려 냅킨통을 집으려고 하길래 내가 건네주었는데 그후 내 얼굴을 계속 빤히 처다보는 것이었다. 써빙녀들의 옷차림과 얼굴들이 예뻐서 이 두 불량감자에겐 솔직히 관심도 안 갔다.
내 앞 자리 예약석에 중국계 30대 남자들이 애인 데리고 몰려와 시끄럽게 노는 바람에 주변 백인들도 밀려나고 나도 눈꼴 셔서 슬슬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30만동 조금 넘게 나와 32만동(16,640원) 주니 잔돈은 꿀꺽했다
나올 때, 아까 베트남 두 여자가 혼자 온 백인 남자 옆에서 눈웃음을 팔고 있는게 보였다.
다음날 숙소 사장에게 들으니 Hooker 였다.
호텔까지 걸어오는 길은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는데
12시라서 사람들도 별로 없고 좀 무서웠다. 낯선 사람이 다가올까봐 발걸음을 재촉했다.
숙소 앞 서너개 술집엔 그 시간에 열기가 최고조로 달아올라 있었다.
술안주 파는 아줌마가 연신 쥐포와 오징어를 조리해 나르느라 분주했다. 여기는 술안주를 외부에서 사먹어도 된다.
그들이 타고 온 수많은 오토바이들도 다 주차비를 별도로 받고 있었다.
낮엔 안 보이던 이쁜 여자들은 밤에 다 나와 있었다. 외모는 딱 한국여자인데 베트남말이 나오는게 이상하게 보일 정도였다.
조명발인가 ? 내가 술이 취했나 ?
나도 한잔 더 할까 잠깐 고민에 빠졌다.
거대한 쥐가 뒤뚱거리며 내 의자 주변을 돌아 다니는거 보고 놀라 그냥 올라왔다.
피곤해서 밖에 소음도 못 듣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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