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18. 06:00ㆍVietnam 2014
새벽 4시 30분에 알람을 맞춰 놨지만 제 시간에 일어나는 방법은 잠을 안자는 것. 비몽사몽 시계만 쳐다보다 4시 6분에 벌떡 일어났다,
현주 깨지 않게 하려고 알람을 끄다가 그 소리에 현주가 깨버렸다.
씻고 겨울옷 대신 여름옷을 겹겹이 껴입고 나오는데 은재, 짱이까지 다 깨서 따라 나온다.
택시를 부르려고 했는데 현주가 춥다고 공항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준다고 한다.
환하게 웃을 일이 생겼다.
경재가 날 배웅하러 이 새벽에 집에 들어오다 로비에서 마주친 것이다. 안타깝게 엇갈릴 수도 있었을 상황이라 더 반가웠다. 가족들을 다 보고 가니 맘이 한결 가벼워졌다,
경재가 배낭을 차 안에까지 들어다 줘서 5시 30분 버스에 올라탔다. 잠시 후 짱이가 버스에 올라와 창문을 내다보라 한다. 현주랑 애들이 그때까지 밖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추운데 어여 들어가지 !
탈 손님은 다 탔는지 10분이나 일찍 출발했다.
6시 30분에 공항 도착.
내 발권창구는 A~C까지. 청사 오른편 구석으로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데 통로 옆에 우두커니 서 있는 이상한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자동탑승권발급
항공편명만 클릭하고 여권을 인식시키자 너무 간단히 표가 출력되어, 이래도 되는 건가 걱정될 정도였다.
자동출입국심사도 요긴하게 잘 쓰고 있는데 이 시스템도 스트레스를 엄청 덜어줄 것 같다,
조선족아줌마가 8시30분 중국 청도 표를 어디서 받는지 물어왔다. 시간이 널널해진 내가 현황판 있는 곳까지 데리고 가는데 내 걸음이 답답했는지 자기가 직접 직원에게 물어본다고 한다. 바로 옆이라고 데리고 가 현황판 보는 법을 알려주었다.
허브라운지에 앉아 현주가 집에 잘 들어갔는지 카톡을 열어보았다. 텅 빈 자리에 누워 쓸쓸하게 눈물짓고 있다는 현주의 글을 보며 함께 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워했다. 가끔 이렇게 떨어져있어 보는 것도 애정을 더 돈독히 할 거 같다.
배트남만 생각해야 하는데 사안이 사안인지라 경주 리조트 참사 소식을 유심히 읽어보았다.
면세점은 들를 일이 없는데 특별히 짱이가 쓴다니까 Kiehls코너까지 찾아가 코팩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런 제품은 안 나오고 바르는 크림 타입이 있다는데 가격 물어보고 그냥 나왔다,
11번 게이트 찾아가다 환전소를 얼핏 보니 베트남 돈도 바꿔준다는 표시가 보였다. 베트남공항에서 인출 못할 수도 있으니까 비상금으로 6만원만 바꿔달라니 백육만동(VND)을 내 주었다.
라운지에서 먹은 아침이 아직도 빵빵해 기내식은 남기고 밀쳐놨다.
‘Mr morgan's last love’ 와 ‘Enough sad’ 라는 영화까지 두 편을 연거푸 보며 시간을 때웠다
대만하늘위에서 긴팔 셔츠를 벗었다. 베트남은 얼마나 더울까 ?
도착하자마자 맛있다는 베트남커피보다 낮잠이 더 필요할거 같다.
11시 30분 정시에 베트남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청사가 작은 이유도 있지만 동선이 짧아 맘에 든다. 어느 나라나 입국심사는 항상 약간 긴장되지만 유독 여기 심시관은 특이한 색상의 인민복을 입고 앉아 인사까지 씹어버렸다, 에스컬레이터 앞 신한은행 간판이 내 맘을 위로해 주었다.
Citi ATM에서 일단 2백만동 (108,000원)을 출금했다.
Exchange, TAXI 라고 쓰인 옆 부스에서 50만동 두 장만 10만동짜리로 바꿔주었다.
택시로 호텔 가려고 한다하니 호텔 주소를 물어본다. 스맛폰을 꺼내 한참 걸린 후 호텔 voucher를 보여주었다. 앳된 여직원이 계산기에 25만을 찍었다. 근거 없이, 숫자단위가 너무 커서 그랬을까 ? 되게 비싸게 보였다. 밖에 나가 직접 택시 잡겠다고 했더니 굳은 표정으로 나가는 곳 손짓하며 도시락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청사 안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밖으로 나오자마자 수많은 인파의 시선과 후덥지근한 대기에 땀이 삐질거렸다.
인파를 빠져나와 도로로 나오자 왼편에 택시승강장이 보였다. 미리 입수한 정보에 따라 vinasun택시를 찾아보았다. 길 건너편에 쿠폰택시라고 쓰인 곳에선 vinasun택시가 승객들을 태우고 출발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 앞에는 이름 없는 택시만 몇 대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후줄근한 기사들을 보니 ‘잘못 걸리면 바가지 좀 쓰겠구나’ 란 직감과 아까 25만동 내고 택시를 탈걸 하는 후회가 배낭무게와 함께 어깨를 눌러왔다.
정해진 각본처럼 후줄근한 기사에게 다가가 호텔 주소를 보여주었다. 들고 있는 신문지에 20이란 숫자를 쓴다. 내가 10이라고 그 아래에 쓰자 ‘말도 안 된다’ 는 손짓을 했다. 일단 뭐 나도 아쉬울 거 없으니 그제서야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았다. 택시기사가 타라고 손짓을 했다 정해진 각본처럼.
택시 안은 에어컨 바람이 참 시원했다. 그러나 그 시원함도 잠깐.
청사를 나서자 바로 앞에 주차비 부스가 보였다. 택시기사가 차를 세우더니 돈을 달라고 한다, 못 알아듣는 척하니 5를 적었다. 그래도 못 알아듣는 척 하자 10+5=15 $라고 적는 것이었다. 순간 급 당황했다. 난 아까 20,10을 20만동,10만동으로 생각했는데 이 기사는 지금 달러로 적고 있는 것이었다. ‘먼저 내라 있다주겠다’고 손짓하자 부스에서 돈을 내는데 얼핏 보니 만동짜리 한 장을 내는 것 같았다. 부스를 나오자마자 갓길에 차를 대더니 종이쪽지에 30만동이라고 적어 뒷자리로 내밀었다. 내가 아무 반응이 없자 25만동으로 고쳐 적었다, 배낭을 열어 미리 조사해간 종이를 꺼내보니 시내까지 택시비로 20만동(10 $)정도 적혀 있었다. 아주 큰 바가지는 아닌 거 같아 약간 진정이 되었다. 호텔가서 주겠다고 하고 출발했다. 내가 쪽지를 사진 찍으려고 하자 못하게 얼른 숨겼다.
그냥 10 $에 1 $ 더 줄까 ? 어떡하지 ? 택시비 고민하느라 시내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드디어 도착했나보다. 차를 세우고 맞은 편 골목을 가르친다. 250,000VND 이라고 적길래 12 $ 준다니까 OK 한다.
2 $ 바가지 썼다 생각하고 기분 좋게 주고 내렸다.
골목 안쪽엔 조그만 호텔 천지였다. sports 3 글자가 반갑게 웃는다. 1층은 문신집이고 호텔입구는 2층. 난간도 없는 계단을 올라갔다.
3박 78 $ 계산하고 내 방으로 들어오니 1시다.
샤워하고 창문을 열었다. 거리가 완전 땡볕이라 사람들이 그늘로만 다니고 있었다. 4시 이후에나 나갈 수 있겠다 싶어 낮잠 좀 자보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낯선 곳에 흥분했는지 잠이 안와 개인금고 사용법과 돈 개념을 정리했다,
10만동 =5200원. 5만동 =2600원. 2만동 =1 $. 지금 가진 돈 306만동 410 $
모든 지폐엔 동일인물이 들어있다. 호치민장군
골목길에서는 오토바이 소리, 자전거 뒤에 매달은 스피커 소리에 복도에선 쓰레빠 끄는 소리로 잠들만하면 깨고...
일부러 조용한 곳을 찾아 여기까지 기어들어 온 건데...
창밖에선 ‘반꾀이롱꽈이’ -귀에 들리는 대로 적었다- 란 소리가 무한반복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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