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11. 10:00ㆍSpain 2013
10시 넘도록 늦잠자고 꾸겨진 머리는 수건 빨아 질끈 동여맸다
10시반에 나오며 경재방을 노크하니 그제서야 경재도 일어났다
로비에서 애들을 기다리며
커피를 자판기로 마실까 ? 알깜뽀를 갈까 ? 고민하는데 현주가 그냥 여기서 아침을 먹자고 한다
여직원에게 데싸요~노 (Dasayuno) 가격을 물어보니 4.5 € 총 22.5 € (33,750 원). 따뜻한 음식은 거의 없고 빵과 쨈 과일이 전분데 너무 비싸다.
어제 일 처리하는걸로 봐선 깎아 달래봤자 이빨도 안 들어갈거 같아 그냥 결재했다.
애들도 여기서 아침먹고 방에 다시 가서 양치할 수 있으니 좋다고 한다.
현주가 바나나를 먹고 싶은데 문 닫을 시간이라 과일바구니가 많이 비었다고 그냥 자포자기했다,
그래서 내가 가서 바나나 더 있냐고 물으니 아예 한 묶음을 들고 왔다. 짱이가 야무지게 세개를 뜯는다. 짱이는 청출어람.
내 모양새를 보고 은재가 일갈했다
" 저런 패션감각을 가진 아빠 밑에서 패션공부를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
아빠는 패션이기전에 실용이고, 패션 따지고 살았음 너네들이 쓸 돈이 없을 거라고 !
빈약한 아침이나마 배부르게 먹으니 기분은 좋다, 바나나 하나 오렌지 하나 가방에 챙겨 나왔다,
시내 갈 준비 다 하고 가족들 모두 어제 차 세워놓은 ibis 건물 뒤쪽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다 태우고 나오는데 자동문이 안 열리는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도 안 열리는데 옆에 보니 5 € 라고 쓴 글자와 카드표시가 보였다
은재에게 ' 가서 문좀 열어달라고 해 ! ' 시켰더니 투덜대며 내린다.
잠시후 머리를 짧게 깎은 남자가 어디서 나타나 뭐라고 하는데 딱 보니 직원같지는 않았다
- 옆에 ibis budget 투숙했는데, 문이 안 열리네요
" 5 € 내야 합니다 "
- 어제 밖 주차장이 꽉차서 여기 했는데... 돈 내는곳인지 몰랐어요
" 밖에 써 있습니다 "
그냥 안 나가고 개기는 자세로 등받이에 기대자 그 남자가 카드를 들고 뭐라하더니 뒤로 돌아간다. 현주가 " 자기가 문 열어주려나봐 ! " 하는데 진짜 문이 스르르 열리고 뒤에서 빵 ! 클락션 소리가 났다. 뒤를 돌아보니 그 남자가 아우디 차에 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됐다,
' 저 사람도 투숙객인데 나 때문에 자기 차가 못 나간거였구나. 답답하니 자기 카드로 열어준거구 ! '
보도턱을 타 넘건 말건 문이 닫히기 전에 얼른 나왔고 그 남자도 내 뒤에 바싹 붙어 차를 무사히 뺐다. 현주에게 고맙다고 손 흔들라고 하고 서로 환하게 인사하며 헤어졌다.
뒤따라 뛰어오던 은재가 막 짜증을 냈다,
" 갔더니 자기는 못 열어준다고 budget 가서 얘기하래. 날 미친년 보듯 했을거 아냐 ! "
듣다보니 서서히 승질이 나고 체온이 올라가 은재에게 개처럼 악다구리를 퍼부었다.
- 니가 '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 ' 며. 그것 조금 노력해 돈 아끼면 안되냐 ? 얘 오늘 아무것도 사주지마 !
현주가 옆에서 은재 역성을 들어준다
은재야 !
정승같이 쓴다는거, 멋지게 폼나게 쓰라는 뜻이 아니야. 현명하게 쓰라는 거지.
모르고 들어간 곳을 7500원씩이나 쌩돈 버리는건 현명하게 쓰는게 아니지.
시내 들어와 바르셀로네타 (Barceloneta) 해변 끝까지 가봤다
빌딩에 나비문양이 낯이 익다
다시 돌아와 람블라스 거리 해변쪽에 가족들 내려주고 6시에 만나자고 했다 12: 50
한결 느긋해진 맘으로 구엘저택 (Pinca Guell)을 찾아갔는데 주소가 잘못된 건지 못 찾겠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맞은편 남자에게 물어보니 그 남자도 잘 모르겠는지 빌라 위를 향해 누구를 불렀다
2층 발코니에서 한 남자가 삐쭉 나왔는데 그 사람도 구엘저택을 모르는거 같았다,
이 남자가 미안한 표정으로
" 모르겠다. 나는 스페인 사람이 아니고 루마니아에서 왔다 " 고 했다,
최근에 읽은 ' Bursts ' 책을 읽고 나도 루마니아를 한번 가보고 싶었던 참이라 더 반가웠다,
승합차에 타고 다리만 나온 남자가 그 루마니아 인
차 세워놓고 한참 정리한 후에
루마니아인을 불러 인사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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