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11. 14:30ㆍSpain 2013
가우디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구엘은 자신의 섬유공장을 바르셀로나 외곽으로 이전함과 동시에, 직원들이 생활할 수 있게 주택과 학교, 상점, 성당등을 갖춘 완벽한 마을을 조성하기로 맘 먹었다. 그것이 콜로니아 구엘마을이다.
지금 찾아갈 구엘성당도 역시 가우디에게 1898년에 의뢰하였는데, 그 설계모형을 가지고 거꾸로 매다는 실험만 10년을 소비해 구엘 애를 태우다가 1908년이 되어서야 착공했다. 그리고 6년후 가우디가 손을 떼는 바람에 지하성당만 완성되고 본체인 교회당은 거의 손을 대지 못한 미완성의 건물이 되어 버렸다.
여기나 거기나 예나 지금이나 건축업자 잘못 만나면 인생 골로 가는건 시간문제.
<인용사진>
네비에서 콜로니아 구엘 성당 (La Iglesia de la Colonia Guell) 을 아무리 검색해도 못 찾겠다
길 이름중에 비슷한 곳이 있어 찍고 14 km 나 달려갔지만 고속도로 한가운데에서 나를 세워놓고 네비는 제 할일을 다 했다고 발뺌한다.
그길로 그냥 Girona 를 갔다 올까 ? 하다가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기 위해 Sant Boi 마을로 진입했는데 거기서 Colonia guell 이란 반가운 표지판을 발견했다. 간신히 표지판을 따라 한참 산길로 들어가니 아래 사진의 안내판이 있는 로터리에 도착했다,
안내판을 한참 들여다 봐도 이해가 안된다.
무작정 마을 뒷들판을 지나 큰 길로 다시 나왔다. 어찌된 상황인가 따져보니 여기는 바르셀로나가 아니고 다른 지역이란걸 깨달았다,
콜로니아 구엘을 바르셀로나 안에서 열심히 검색해도 안 나온 이유구나. Sant Boi 마을에서 콜로니아 구엘을 검색하니 그제야 정상적으로 네비가 말귀를 알아들었다,
<인용사진 -클릭하면 확대됨>
구엘의 섬유공장으로 보이는 거대한 공장건물 담을 타고 내려가자
아담한 마을이 나타났다.
이 좁은 마을 안에서도 성당을 못 찾는다니...
몇 안 보이는 동네사람들 눈치를 봐가며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다보니 마을 위 언덕에서 드디어 성당을 발견했다
개인 별장처럼 조그만해서 종탑이나 거대한 본관을 기대하고 찾으면 절대 안 보이겠다.
사진을 찍으며 정문으로 올라가는데 이 젊은 청년이 나와서
" 여기 구경할거냐 ? "
- 엉
" 인포메이션 사무실가서 표를 사와야 한다 "
- 여기선 안 파냐 ?
" 안판다. 3시에 문 닫는다 "
하필 오늘이 일요일이라 문도 더 빨리 닫는 날이었다,
30분밖에 안 남아 그냥 포기하고 울타리를 따라 성당 뒤쪽으로 가봤다,
그늘진 넓은 공터에 가우디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방치되어 있었다,
그가 다시 나타나 공사를 재개해야 정리될 물건인 듯
이번에는 성당 남쪽 소나무 숲으로 돌아가니 성당을 조망할 수 있는 명당자리에 벤치가 하나 놓여 있었다
개똥들이 널린 언덕을 올라 그 자리에 앉았다,
성당은 경사면을 따라 지어졌다,
아까부터 왠 동양남자가 혼자 스맛폰을 들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다니길래 같은 동양인끼리 쌩까는 것도 도리가 아닌거 같아, 어디서 왔냐고 불러 물었다
일본에서 왔다고 혼자 여행중이라고 한다. 왠지 외로워보였다.
성당 직원이 퇴근하는걸 보니 나도 고만 내려가야 될거 같다
100년도 더 된 계획도시의 골목을 구경하면서 그늘진 공원옆에 차를 세우고 창문을 열었다
시원한 바람이 차 안으로 불어온다.
바르셀로나로 들어왔다
몬주익 언덕뒤에는 온통 납골당 천지였다,
토레 악바르 (Torre Agbar) 대가리가 살짝 보일때쯤
옆에 차 한대가 서더디 창문을 열고 스페인어로 뭘 물어보는데 도움을 줄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다른 차에 붙어 또 묻는걸보니 길을 찾는거 같았다.
악바르 건물 뒤쪽에 차 세우고 잠깐 쉬다가 다시 시내로 들어왔다,
저렴한 코스요리라고 해서 적어온 La Rita 식당을 미리 답사한 후에
몬타네르의 건축물인 상파우병원 (Hospital de sant pau) 으로 향했다
병원 정문에서 성가족성당까지 공원길이 통해 있었다,
병원 뒤쪽 언덕까지 올라가 차를 세우고 좀 걸어보았다.
거의 탈진 상태다.
이름모를 거리 장애인 주차코너에 차를 세우고,
창문에 다리 올리고, 흉볼까봐 얼굴만 수건으로 가린채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5시 10분부터 35분까지 필름이 끊어져 버렸다.
한숨자고 났더니 몸이 날아갈거 같다,
가족들 만나러 네비를 켜고 석양속으로 달려갔다.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큰 도로는 끊임없이 파란불을 주고 좁은 도로는 한 블럭마다 빨간불이다.
그 흐름만 잘 타면 신나게 달릴수 있다.
람블라스 거리에 도착했는데 다른 차들이 그 안으로 계속 들어가길래 나도 따라가봤다.
인도가 훨씬 넓고 사람이 우선인 거리지만 나같은 사람 맛이라도 보라고 옆으로 찻길이 좁게 있었다
돈을 쓰고 싶어 안달난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거대한 물결처럼 흘러 넘쳤다
문닫은 시장
거리 끝에서 반가운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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