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9. 10:00ㆍSpain 2013
하룻밤을 자보니 방 3개 얻었을때 현주가 왜 그리 좋아했는지, 지금처럼 자는게 얼마나 환상적인 조합인지 몸으로 느꼈다
너무 푹 잤나보다.
멍한 상태에서 복도에 외국인 말소리가 들리고 모닝 커피향이 스며들자 그제야 ' 아 지금 외국이지 ! ' 현실감이 돌아왔다.
아침에도 역시 경재는 결석이고, 네식구만 크로와상과 콘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경재가 밥은 안 먹어도 차는 꼬박꼬박 챙겨 탔다. 10: 00
안타도 아빠는 충분히 그냥 갈 사람인걸 아니까 !
시내 들를 일 없이 곧바로 외곽 고속도로를 타고 바르셀로나를 향해 간다.
2시간 넘게 단조로운 운전을 했더니 졸려서 길옆 휴게소에 차를 댔다.
말만 휴게소지 건물하나 없이 그냥 벌판이고, 그늘 아래로 들어가자 나무 몸통엔 달팽이들이 징그럽게 다닥다닥 붙어 있다
다리 올리자마자 RAM 수면에 빠졌다,
그 사이 애들은 과일로 간식먹고
현주도 차 안에서 자다 일어났다
10분을 잤어도 몰입했더니 금방 몸이 개운해져서 곧바로 출발했다.
사라고사 (Zaragoza) 거의 다 와서 톨게이트. 통행세 31.45 € (47,175 원)
3시간 넘게 운전한 후에 사라고사에 들어왔다
신도시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던한 건축물과 구획 정리된 도로와 블럭들
점심을 먹으려고 이면도로로 들어와 차를 세웠다.
이제는 경재가 먹겠다고 내리면 더 이상할 정도가 됐다. 역시 경재만 차 안에 있고 우리끼리 나오는데 짱이가 호들갑을 떨며
" 소스가 흘러 언니가방하고 바닥에 떨어졌어 " 하는 것이다
말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우라고, 엄마 아빠 언니에게 뒤지게 혼나고 삐진 짱이.
인도에 이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창문 안을 들여다보니 요리사 복장을 한 여자가 보였다.
저 글자가 음식 종류고 7.99 € 는 세트 메뉴 가격인가 보다 하고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갔다가 뻘쭘해졌다. 반찬등 식재료 파는 가게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저 글자 뜻이, 토끼고기 안심 뭐 그런 정육점 같은 의미였다능...
식당찾아 더 직진하다가 은재가 우측편에 Bar 같은 곳을 발견했다
공원 나무그늘 아래 야외 테이블이 몇개 놓여 있어 시원해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cafe bar 인데 식사도 가능한거 같았다,
어라 ? 주방과 써빙하는 사람들이 젊은 중국인들이었다.
우리가 스페인 메뉴판을 해독하느라 끙끙대고 있는데 등뒤에서 영어가 들려왔다
" 도와줄까요 ? "
약간 위협적으로 생긴 남자가 걸죽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그 남자는 메뉴를 한줄한줄 해석해주고 모르는 음식재료도 영어로 번역해주었고 직원사이에 통역도 해줬다.
무사히 애들 것까지 주문한후 고맙다고 인사를 했는데
" 한국에서 왔죠 ? " 하는 것이었다.
96년 뉴질랜드 갔을때 한국 일본 중국인을 구분하는 백인여자를 본 이후에 첨이다.
어떻게 알았냐고 신기해서 물어보니 대답이 더 걸작이다.
중국인 (식당직원들)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 생김새가 다르지 않냐 ? " 며 오히려 되물었다
그러면서 자기도 스페인 사람이 아니고 레바논에서 왔다고 했다.
타국에서 이방인끼리의 동질감 같은게 느껴져 애정이 막 생겼다,
은재 치킨 성공
짱이가 조용히 햄버거를 먹다가 고기가 덜 익은거 같다고 한다. 내가 먹어보니 X 냄새가 났다.
그대로 남기고 내껄 나눠 먹었다.
우리가 맛있게 먹고 있는데 레바논 아찌가 먼저 나가며 인사를 한다. 집에 일 있어서 가야 된다고...
도시에 들어오면서 갖은 사라고사의 무미건조한 이미지가 이 레바논 아찌 한명으로 인해 급 인정의 도시가 됐다.
총 28.5 € (42,750원) 계산하고 깨끗한 화장실 갔다와서 혹시 시내지도 있냐고 물었다.
처음엔 map 영어를 못 알아듣다가 나중에 알겠다는 듯 큰 지도를 가져와 현재 위치와 구경할 곳을 설명해줬다
중국 아가씨는 아이패드까지 켜서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나오는데 지도를 가져가라고 그냥 주는 것이다. 이런 큰 지도는 몇 €씩 한다는걸 아는지라 생각지 않은 그들의 호의가 너무 고마웠다. 몇번을 인사하고 나와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저 지도를 봐라. 얼마나 폼나나 ㅋㅋ
여자애들은 과일사러 마트로 갔고 우리는 느긋하게 사라고사의 오후시간을 즐겼다 3: 20
여기는 흡연이 너무 관대한지라 근처 테이블에서 한 여자가 줄담배를 피워댔다.
냄새가 싫어서 현주랑 일어나 차있는 곳으로 가는데 멀리서 여자애들이 과일봉지랑 -남자들은 필요없는 그-걸 들고 나타났다
현주가 그게 모냐고 묻자, 스스럼없이 " XX대 " 하는 것이다.
그걸 그리 들고 오냐고 나무라자, " 비닐봉지값 아끼려고 ! " 당당하게 얘기했다.
내가 졌다 !
사라고사 시내를 한바퀴 돌아보자고 나왔다
굵은 자작나무만큼 나이드신 노인이 혼자 벤치에 앉아있다.
거리에 사람이 없고 한가롭자 애들이 이런 곳이 좋다고 한다
" 이런 곳은 장사가 안돼 " 라고 분위기를 깨 줬다.
드디어 필라르 (Pilar) 대성당이 보였다.
이 전경을 보기 위해 사라고사에 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볼거 다 봤으니 다시 강을 건너 서서히 사라고사를 떠난다.
Zaragoza 는 스페인에서 ' 싸라고사 ' 라고 발음된다. 스페인 의류브랜드 ZARA 도 역시 ' 싸라 '
죽어도 ' 자라 ' 라고 말음하고 싶은 사람은 Zaragoza 도 ' 자라고자 ' 라고 하면 인정해준다
<인용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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