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청결벽과 역겨움의 공존 Caldas da Rainha

2013. 8. 4. 22:00Portugal 2013

 

 

 

 

 

식구들의 재잘거림을 들으며, 백미러에서 오비도스가 사라질때쯤

정문에 스프링쿨러가 열심히 돌아가는 호텔 안마당으로 차를 넣었다.

 

프런트 아가씨가 2인은 60 €, 3인실은 80 € 부른다.  마당에서 보아하니 오늘 빈방도 많을거 같던데... 안 깎아준다. 오늘 축제때문에 가격이 평소보다 오른거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시인했다. ' 우리가 몇주째 스페인에서부터 여행중인데 보통 100 € 정도에 묵었다. 오비도스가 너무 비싸 싼 곳 찾아 여기에 온거니 100 € 로 해달라 ' 고 해도 갭이 커서 그런지 아가씨도 많이 곤란해 했다.

보통 ' 근처 싼 곳 소개해 달라 ' 고 하면 어지간한 호텔은 깎아주고 마는데 여기는 그냥 소개시켜준다.

"  여기서 3 km 정도 가면 Caldas da Rainha 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거기는 호텔이 많아요. 로터리 2개 지나 직진후 좌회전... "

자세히도 설명해준다. 이정도면 어여 다른데로 가라는 뜻이겠지...고맙다고 나오며 마지막 비수를 꽂았다

" 못 찾으면 다시 올테니까 그때는 싸게 해줘요 ! "

 

 

조그만 마을 불꺼진 거리

잘 곳을 찾아 헤매는 ... 참 낭만적이지 않은 상황

 

허름한 건물에 ' Residencial ' 이라 쓴 손바닥만한 간판이 부끄러운듯 달려 있다

큰 애들에게 가보라고 했더니 현주가 자기가 간다해서 좀 무서우니 넌 안된다고 주저앉혔다

잠시후 애들이 와서 ' 잘 수 있다고 아침밥 포함 90 € ' 라고 한다. 방 보고 오라고 다시 보냈다. 보고 오더니 괜찮다고 하는데다 1층에 레스토랑도 보이길래 거기서 저녁을 먼저 먹자고 했다.

애들이 다시 가서 -암내가 심하지만-착한 아저씨에게 저녁 먹고 다시 오겠다고 하니 1층 식당과 자기네는 별개라고 했다 한다.

 

 

Restaurante Gordao

겉으로 보기엔 작은줄 알았는데 안내받아 들어간 식당 안쪽은 넓고 고급스러웠다.

그 시간에도 몇 테이블에 손님이 있으니까 맛도 검증된거 같구, 직원들도 친절하고 남자 직원이 다행히 영어가 가능했다

파스타와 스테이크, 스프등을 주문하고 

드링크는 이제 각자 안시키고 물 한병 큰 걸로 !

 

 

 

현주가 나한테 짱이가 입고 있는 땡땡이 바지가 뭔지 아냐고 일러바쳤다

"  처음에 학교 반 티로 산건데 평상복으로 입더니 잠옷으로 입더라. 그런데 여기 가져와 여행 내내 낮이고 밤이고 입고 다닌다 " 

호주여행기를 본 사람들이 " 경재는 츄리닝 입고 여행다녀요 ? " 라고 놀라더란 얘기도 나왔다

우리집 애들은 외국을 너무 편하게 생각하고 다니는거 아니냐고 걱정하길래

내가 " 아빠는 여행 내내 노팬티다 " 했더니

은재가 진지하게 "  아빠 ! No-panties 란 단어는 여기 사람도 알아들어 ~ " 해서 모두 뒤집어졌다   10:44

※  추성훈도 평생 노팬티로 살거라고 방송에서 말하던데, 난 평소엔 입으니까...

 

 

 

 

 

웃고 떠들다 우리 뒤 테이블에 이상한 할머니를 발견했다

 

커피와 와인 한병 시켜놓고 혼자 앉아 자기 옆구리쪽을 처다보며 중얼중얼 하고 자꾸 손을 가져가 닦는 동작을 해서...

현주와 애들이 처음엔 강아지나 아기를 데리고 온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자꾸 그러니 무섭다는 것이다.

 

와인잔을 넵킨으로 감싸쥐고 몇번이나 닦고

 

 

웨이터가 가끔씩 가서 뭐라고 하고 오긴 하는데

 

옷에 뭐가 묻었는지 일어나서 계속 반복된 동작을 하고 있었다, 결벽증환자처럼...

 

 

총 49.6 € (74,400 원) 나왔는데 자릿세로 1.5 € X 5 = 7.5 € 도 청구되어 있었다. 낮에 리스본 식당도 자릿세를 받던데...

스페인도 안하는 짓을 느그들이 하는 구나. 

카드 결재를 할때, 단말기에 금액을 확인시키고 본인이 직접 승인 버튼을 누르게 하는게 관행인가보다. 

스페인도 못하는 일을 느그들이 하는 구나

 

 

 

 

호텔로 올라와 체크인을 했다,    Residencial Dom Carlos

아래 지도 빨간 풍선이 호텔 위치다.

 

 

남자가 숙박계를 쓰면서 내 앞에서 트림을 했다. 가뜩이나 암내에 이빨까지 톱니처럼 다 썩어갖구, 역겹게씨리 !

그 남자 어깨 넘어로 먹다 남은 접시 하나가 보였다, 빵과 야채와 먹다만 치킨 반조각이... 숙연해졌다

 

 

승강기도 없는 계단을 3층까지 올라갔는데 방이 너무 후졌다, 간판에 별 세개는 사기였구만. 원래 하난데 양쪽에 몰래 그려 넣은게 아닌가 의심이 되는 상황이었다. 우리 애들이 아직도 좀 친절한 사람을 금방 믿어버리는거 같아 걱정이 됐다,

 

욕실에서 경재가 내 빨래를 해주고 있다

 

오늘밤도 침대 이불을 바닥에 깔고 

큰 수건 말아서 베게 삼고,

 

창틀에 다리 올리고 벌러덩 누우니 이렇게 편할수가 없구나

 

 

1시가 넘었는데도 경재는 복도에서 팬티바람으로 스맛폰질을 하고 있다. 

방보다 와이파이가 잘 잡힌다나 모라나.

애들에게는 Wi-Fi 유료인 고급호텔보다 별하나라도 Wi-Fi 무료인 호텔이 더 좋겠구만.

 

 

그럼 아까 이 후진 호텔을 극구 착하다고 한 이유도 위피하나 때문에 ...?

이 놈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