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두 여자를 감동시킨 Flamenco

2013. 8. 2. 21:30Spain 2013

 

 

 

 

 

 

 

 

 

짱이를 꼬셔서 현주와 은재를 태우고 공연시간에 맞춰 시내로 나갔다,

공연장이 투우장 근처라서 그 앞에서 내려주며 여기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공연장을 잘 찾아갈까 걱정했는데,

이번엔 길눈 밝은 은재는 반대길로, 현주가 바른길로 찾아갔다고 한다

 

짱이랑 호텔로 돌아올때는 차없는 세비야 시내를 -두번이나 불법유턴을 자행하며 -활보했다

호텔 앞에 차를 세우고 혼자 차분한 저녁 거리를 바라본다.  짱이는 목욕한다고 혼자 올라갔다.

 

경제위기로 문닫은 가게도 많았지만

 

관광객들이 앉아있는 맞은편 카페 거리는 아름답고 낭만적으로만 보였다,

 

 

오후 8시가 넘으니,  멀쩡해 보이는 사람을 끌고 가는 개만 가끔 지나다닐 뿐 한산하다

보도와 가로수밑에는 인분인지 견분인지 구분이 안되는 X 덩어리들이 널려서 인도거리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 개들은 하나같이 우둔과 설도의 근육이 딴딴하고 다부져 보였다. 우리집 개들은 앉으면 배가 푹 껴저버리는데...

경제위기로 쓰레기통을 뒤지는 빈민들을 구제할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 

영양탕을 보급하고, 개다리하몽을 개발하고, 길거리에서 개통구이를 돌리자 

 

시커먼 말이 눈앞에 나타나 개생각이 슬그머니 사라졌다

밀짚모자를 쓴 마부가 손님들을 태우고 왔다

 

마부가 조수석에 남자에게 " 그냥 잡고만 있으면 돼요 " 하며 고삐를 쥐어주는데

남자의 떨떠름한 표정이 귀여웠다,

 

그 남자는 고삐를 당겨쥔채 입이 댓발 나와 앉아있고

손님들은 앞 가게로 들어갔다,

 

마구용품 파는 가게였다,

 

두 여자가 내 앞을 지나가길래 자연스럽게 말에서 여자로 시선이 이동했다

회색옷 여자의 오른손이 빨간옷 입은 여자의 엉덩이 골안쪽을 몇초간 쓰다듬는게 순간포착됐다. 

가지가지한다.

 

 

거리 사진 찍고 글도 쓰는데 경찰차가 내 주차된 차로 다가오더니 뭘 적는게 보였다

얼른 가서 모 문제있냐고 모르는척 물었더니 ' 여긴 인도라 차 대면 안된다 ' 는 것이다.

' 지금 뺄테니까 그 적은 건 봐주쇼 ' 하며 차에 올라탔다, 8시가 넘어도 단속을 하는구나, 참 평화로운 거리네.

 

탄 김에 일찍 약속장소로 출발했다,

 

투우장 맞은 편에 주차했는데 우연하게 바로 옆에 카르멘 동상이 있었다,

그녀가 최후를 맞은 곳이 여기 세비아의 투우장이었다지. 요부같으니라구 !

스페인 여자들은 못 생겨서 애정이 전혀 안갔다

 

한편 공연장에서는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가수들의 정열적인 박수에 손가락관절이 남아도나 걱정하며 공연을 관람한 현주,

 

 

 

 

시원한 바람이 가끔 한번씩 불어오지만, 가만히 있으며 이내 몸이 후끈 달아올라 얼굴위로 땀이 흘러내린다

차창을 열었다 닫았다 에어컨을 껐다 켰다를 반복했다

물이 그릇에 따라 변하듯, 여기 살면 성격도 변한다

스페니쉬들에게 섬세함과 인내심을 바라지 말자, 그저 화끈하게 곤조 부리는게 얘네들에게 딱이다  8:30

 

 

 

 

 

차창에 다리 올리고, 한껏 세비야를 조롱하며

약속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공연이 끝났다

 

태양도 끝났다

 

 

 

 

 

현주와 은재가 석양에 묻혀버린 내 차를 발견했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방에 들어와서도

   비싼 이유가 있다 감동적이다.

   실지로 보니까 다르다

   안봤으면 후회할뻔 했다는 등...

내가 다 행복했다,  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