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Ronda. 다신 안 온다

2013. 7. 31. 18:00Spain 2013

 

 

 

세테닐에서 론다까지는 금방이었다

 

 

잔뜩 기대하고 갔는데 텅빈 거리

 

호텔을 검색해 론다 기차역 주변을 몇 바뀌 돌아봤는데 적당한 숙소가 없다

이번에 찍은 곳은 아예 썰렁한 변두리로 우리를 안내 했다.

론다도 도시외곽을 개발하려고 도로를 만들고 택지조성까지 해놨는데 텅빈채 방치된지 오래되어 보였다,

 

마을과 들판의 경계길로 계속 들어갔다

 

 

 

이런데에 뭔 호텔이 있다는거지 ?

 

이 좁은 길을 건너가라고 ?  네비가 돌았구나.

차 돌릴 곳도 없으니 그냥 무작정 가는 수밖에...

 

오른편에 음침한 바위절벽이 있고 그 위에는 벽돌로 단단하게 쌓은 다리가 있었다.

나중에 보니 이것도 론다의 유명한 ' 아랍다리 ' 였다능

 

 

 

 

드디어 호텔에 도착은 했다. 이 정도면 호텔도 모텔도 아니고 한국에선 여인숙 수준인데...

큰 나무 그늘아래 차를 세우고 현주랑 은재가 방을 알아보러 갔는데

 

그 옆에 조그만 문으로 사람들이 들락거렸다.

나중에 보니 아랍식 목욕탕 (Banos Arabes) 이었다. 

13~14 세기에 만들어졌고 스페인에 남아있는 아랍목욕탕중 이 곳이 보존상태가 가장 좋다고 한다

우리는 하맘까지 해봐서 패스

 

가이드북에도 이 목욕탕이 소개되어 있어서 관광객들이 심심치 않게 내려왔다,

 

그 당시에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그냥 다시 온길을 돌아 나왔는데

나중에 보니, 뭐 유명 관광지 바로 옆이니까 비싸게 부를만도 했겠다 싶었다.

 

길을 헤매며 간신히 다시 기차역쪽으로 나와 몇 군데 더 돌아보다 그냥 포기했다.

론다를 내 다신 안 온다.

 

숙소찾아 헤맨 길을 대충 그려봤다. 빨간 별표가 아랍식 목욕탕 위치

<클릭하면 확대됨>

 

 

포기하니 맘이 홀가분해졌다

 

 

 

오른편으로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투우장이 보였다.  1785년에 만들어짐

스페인의 투우장은 그 잔인성을 감추기 위해 외부를 귀엽게 꾸미나보다.

어딜가나 투우장은 하얀색 둥근 외벽과 노란색 지붕으로 칠해져 있다.

 

 

투우장을 지나 조금 더 가자 로터리 너머로 돌다리가 언뜻 보였다,

 

 

거기다 !  그거 !

 

호텔앞 공터에 주차 뭐라고 써 있는데 맘이 급해 얼른 차를 세우고 다리로 달려갔다.

너른 들판이 갑자기 깊이 쪼개진 곳이 타호협곡이다,

 

좁은 협곡을 가로질러 돌다리가 육중하게 놔졌다.

아이들에게 " 이거 하나보러 론다에 온거야 " 라고 소리쳤다.

유명세에 비해 이름은 좀 촌스럽다. 누에보다리 (Puente Nuevo) - 새다리. 여기에 헌다리가 있었단 이야기지

 

 

 

아래를 처다만 봐도 후덜거려 사진을 찍을 엄두도 안난다.

 

 

 

왼편 누런색 건물이 18세기에는 론다 시청사였는데, 지금은 파라도르로 개조되었다

 

 

 

 

 

 

 

 

 

 

 

 

 

 

 

 

 

 

 

 

비록 30 m 짧은 다리지만 250년 이상 버틸 정도로 짱짱하게 만들었다능

사람도 다리가 짧이야 건강한겨 !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내 눈이 사시가 된다

 

 

 

그리고 론다를 떠났다. 아무 미련도 아쉬움도 없이

 

 

 

헤밍웨이도 이 구석까지 왔었나보다

그가 론다를 ' 사랑하는 사람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 ' 이라고 표현했다는데,

거시기 왜소 컴플렉스를 가진 그가 로맨틱을 논하는건 아니지 않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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