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25. 16:00ㆍSpain 2013
뒷자리에서 맛있게 과자를 먹는 짱이에게
" 맛있어 ? " 물었더니
" 두번 살건 아니야 "
나는 현주가 건네주는 자두를 베어 먹으며 테루엘을 떠난다,
침대 매트리스를 얹은 조그만 픽업이 내 앞에서 슬금슬금 기어가는데
꽈배기 같은 좁은 길을 추월도 못하고 한참 따라갔다
그리고 인가가 끝났다,
길은 넓어지고 사람이 살지 않는 자연이 수십 km 이어졌다,
맑은 물이 철철 넘치는 계곡에 " 발 담갔다 갈까 ? " 했다가 핀잔만 듣고 계속 달렸다
그러다 사람들이 닥지닥지 붙어사는 마을이 홀연히 나타나다 또 텅빈 자연이 이어지는 식이었다,
경재가 소변이 마렵다는걸 10분만 참아보자하고, 식당을 찍고 갔는데
고진감래가 무색하게도 식당 문이 닫혀있다.
경재, 골목길로 뛰어들어 가다.
일제히 한 곳만 바라보는 해바라기들을 보며 웃는 사이 꾸엥까 (Cuenca)에 도착했다 2:20
온 식구가 여야합의, 남북통일, 만장일치되는 유일한 것 ... 맥도널드
맛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언제 어디서건 그 맛이라는 믿음.
이 세상에는 맥도널드보다 더 맛있는 음식이 쎄고 쎘지만 우리가 지금 즐거워지는 이유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며 계산서를 들여다보는데 맥너겟 9조각 (3.75 €)이 6.55 €로 찍혀있었다,
나머지는 셋트로 시켰으니 이해가 되는데 6.55 € 라는 가격은 메뉴판을 두번씩 살펴봐도 잘 모르겠어서 직원을 불러 볼펜으로 표시해서 물어봤다, 남자가 메니저인 듯한 여자를 불러 뭐라고 하자 여자가 목에 건 key 로 취소하고 차액 2.8를 돈으로 환불해주더니 프렌치 프라이 하나를 빼갔다. 총 21 € (31,500원) 한국에 비해 좀 비싼 듯
현주도 잘 먹고 경재는 스페인와서 오래간만에 입에 맞는다고 너스레다
짱이가 4.9 €짜리 햄버거를 먹고싶다고 해서 5 € 동전 주고 여유로 더 가져가보라고 남은 동전을 쥐어줬다
짱이순서가 됐는데 낌새가 이상해 은재에게 가보라고 했다.
잠시후 돌아온 두 자매가 불만이 가득하다.
세트로 주냐고 해서 짱이가 손가락으로 X 를 그리며 거부했는데 다른 손님에게 그 제스쳐를 흉내내며 놀렸다는 것이다
머 증거가 없으니 어쩔수도 없고, 그 여직원을 끼워 스페인 사람을 꼭꼭 씹으니 더욱 맛이 있다,
' 어서오소 ? ' 그래서 갔더니 화장실이었다능
저렇게 귀여운 애가 어른이 되면 못 생겨진다는게 신기하다고 경재가 앞 테이블을 처다본다
주차장에서 그 애기 일가족을 또 봤다. 현주가 ' 경재 이놈 어디다 애 놔놓은거 아니냐 ' 고 걱정이다
차에 타서 아이들과 身言書判과 성형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꾸엥까 초입에 본 마트를 찾아갔다 3:00
막상 가보니 식품이 아니라 튜브,샌들,세제등 생활용품 매장이었다.
입구에 동양인 청년이 반가워, 말을 붙여보니 자기는 " 치나 (china) " 라며 우리가 어디서 왔냐고 궁금해했다
키보드모양의 샌들이 신기한 경재. 결국 샀다
그 '치나' 직원
매장은 큰데 손님은 별로 없어서 직원은 젊은 총각과, Cashier 보는 중국여자 둘뿐이었다
한국인이 스페인에서 이 정도라도 자리 잡으려면 얼마나 걸릴까 ?
나 먼저 나와, 달궈진 차 안에서 다음 목적지를 검색해놨다,
다시 시내로 들어오며 맥도널드 옆 주유소를 들렸다 4:10
벤츠는 주유구 버튼이 없으니 당근 시동끄고 내려서 주유구를 찾아보는데 차를 두바뀌 돌아도 없다.
아싸 ! 기름 안 넣어도 된다 ~
그런데 운전석 문짝 아래 조그만 철판데기가 수상하다. 혹시 ?
운전석문을 연 후에 철판을 재껴보니 그게 주유구였다능
주유구는 찾았는데 두번째 난관에 봉착했다,
뭘 넣어야돼 ?
종류가 4개. 양쪽에는 디젤이라고 써 있는데 가운덴 그럼 가솔린인가 ?
고민하다 Diesel 10 e+ 주유기를 쭈삣거리며 들었다, 탱크가 새나 땅바닥을 쳐다볼 정도로 한참 들어간다.
가득 채우고 사무실로 들어가 10 e + 디젤맞냐고 종이에 그려가며 물어보니 맞다고 한다.
리터당 1.45 € 총 67.82 L 98.68 거의 15만원돈이다.
나중에 보니 내가 넣은 디젤이 좀 더 비싼거긴 하지만 기름값이 한국보다 훨씬 비쌌다. 휘발유랑 큰 차이도 안 나고...
더워서 이 시간에 밖을 돌아다니는건 여행이 아닌 고행이다.
이럴땐 시원한 실내가 최고. 시내를 통과해 변두리에 큰 마켓에 도착했다
얼른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블럭을 두번 빙빙 돈 후에 주차장 입구를 찾았다 4:25
맛있게 생긴 반조리식품에 침을 꼴깍거리며 들었다 놨다 하던 현주가 가공식품 하나를 줘 주며
" 이거사면 여기서 전자레인지 쓸수 있냐고 물어봐 "
" 네 ~ " 근처 여직원에게 물어보니 최소한 겉으론 웃는 얼굴로 안된다고 한다.
삼겹살도 진짜 싸다,
매장이 너무 넓은데다 가족들은 구경하느라 진도가 느려서, 나 먼저 나가서 앉아 있겠다고 예기하고 호주에서 먹어본 Schweppes 생강맛 한병 쭐레쭐레 들고 계산대로 갔다. 1.49 € (2,250원)
카드를 내밀었더니 여권을 달라는 것이다. 주변사람들이 일제히 다 쳐다봤다,
' 뭐 이깟거 하나 사려고 도난 카드 쓰겠냐 ? 사람을 의심하고 지랄이야 '
포기하고 그냥 나가기도 쪽팔려 매장에 식구들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경재가 멀리서 보고 달려오더니, 계산원 아줌마에게
" 그거 어딨는데 ? "
아주 자연스럽게, 한껏 건방지게, 최대한 짧게 한국말을 던졌다. 그 아줌마도 알았다는 듯 Schweppes 를 꺼내 줬다.
경재가 갖고 있는 동전 긁어서 음료수를 사줬다
의자에 앉아
병째 벌컥벌컥 들이키는 맛이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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