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올리브나무 아래서

 

 

 

새벽에 깨서 TV 채널을 돌려보는데 슬슬 불쾌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경재가 방귀를 꼈나 ?  욕실에서 나나 ?

킁킁거리며 찾다보니 열어놓은 창문 밖에서 간장 쪼린 것 같은 악취가 심하게 났다  5:00

 

 

은재가 줄넘기를 들고 나타나 경재랑 아침 운동 나갔다. 부지런하네

여자들도 어제 피곤해서 그대로 잠들었다고 한다. 7시반에서 8시에 아침먹게 로비에서 보자고 했다  7:00

 

 

현주가 커피 마시고 싶다해서 짱이랑 먼저 식당으로 들어왔다.

자판기에서 뽑은 건데도 cafe con leche (카페라떼) 맛이 환상이었다. 한국의 여느 커피전문점보다 훨씬 찐하고 고소했다,

원두도 그렇지만 leche (우유)가 좀 다른거 같다  7:30

 

 

 

 

 

"  나도 점점 아빠 닮아가나봐,  다 먹어봐 "

 

 

 

 

짱이가 토할거 같다고 한다. 첨부터 뻑뻑한 머핀을 집어오더라니...

어제 산 푸딩 먹을때 쓰려고 티스푼 두개를 가지고 방으로 올라왔다

방에 왔는데 여권과 신용카드가 든 가방을 식당에 놓고 온 걸 알았다. 경재가 번개같이 날라가더니 프런트에서 찾아왔다  8:40

 

밖에 냄새가 심해서 오전에 Sitges 가는걸로 했다.

현주도 애들도 그 냄새에 질겁을 했다. 좋게 봐주면 유로화 새돈 냄새랑 비슷하다. 이것들이 돈냄새를 풀풀 풍기네

 

먼저 차로 내려가 시트랑 이것저거 몸에 맞게 세팅을 해봐도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악취가 좀 약해진거 같아 프런트 여직원에게 물어보니 수영장 지금 오픈했는데 안전요원은 11시에나 출근한다고...

그래서 오전에 수영하는 걸로 일정을 급변경했다. 그 사이 경재랑 길이 엇갈려, 차로 가서 아빠를 한참 기다렸다고 한다

 

 

 

 

 

 

 

올리브나무 아래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즐긴다

 

 

 

 

 

 

 

 

짱이가 수영장에 백인들 보며

"  이때 까만 흑인이 나타나면 멋있겠다 "                        

- 완전 바둑알 되는거네, 흰돌, 검은돌

"  우리는 바둑판 되는거네, 그럼 ? "  

- 우꺄꺄, 그래 맞다

 

짱이가 엇그제 현주 파마머리보고 ' 낙지같다' 고 돌직구를 날리더니 오늘도 촌철살인이다  10:30

 

 

 

 

 

 

 

 

인간 깨구락지

 

 

 

 

 

 

 

 

 

 

 

 

 

 

 

경재는 파리가 달라붙어 쭉쭉 빨아도 계속 잔다

 

 

아침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짱이가 엄마에게 오렌지 갖다 달라고 조른다.  급기야

" 안갖다주면 평생 결혼안하고 엄마 옆에 붙어살거야 "

현주가 두말않고 일어나 같이 객실로 갔다   10:40

 

 

 

밖으로 나오면 춥고 물속이 더 따뜻하다.

 

 

 

 

 

 

 

드디어 경재가 일어나 Wi-Fi 디자인 등산복 상의에, UV 스프레이를 온 몸에 뿌리고 수영장에 들어왔다

경재 주변에 허연 부유물이 잔뜩 떠 올랐다

 

물속에서 누가 더 오래 버티나 시합했다. 1등 나

 

 

 

수영은 안하고 물속에서 서로 껴앉고만 있는 백인 커플

중절모를 쓴 모델같은 금발여자

베컴같이 생긴 애기 아빠... 사람구경하다 객실로 올라왔다   1:00

 

경재가 화장실에서 갑자기 고개를 내밀고

"  아빠, 아까 나 죽을뻔했어 ! " 

- (놀래서)   그래 ?  왜 ?

"  들어올때 철판있지 ? "

- 엉, 거기서 미끄러졌니 ?

"  아니.  너무 뜨거워 죽는줄 알았어.  화상입었다니까 ! "

이 녀석이 코메디를 하자는건가, 원래 이리 수다스러웠나 ?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