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an-Jacques sempe "

2013. 5. 6. 09:28독서

 

 

 

 

도서관 책꽂이에는 수많은 책들이 있어 맨 위나 바닥쪽은 굳이 수고하고 싶지가 않은데

맨 아래 선반에 하드카바로 된 큰 책(30 X 27.5) 여덞권이 쪼르르 서 있다.

꺼내보니 맘에 꼭 드는 삽화집이다.

신문 반 접은 크기의 책들이라 무겁고 가방에도 안 들어가지만 왠 떡이냐 싶어 낑낑대고 업어왔다.

놀부 화초장 지고오듯...

 

 

 

 

 

SIMPLE QUESTION D'EQUILIBRE

 

 

 

SENTIMENTS DISTINGUES

 

 

 

GRANDS REVES

 

 

 

PAR AVION

 

 

 

LUXE, CALME & VOLUPTE

 

 

 

AMES SOEURS

 

 

 

BEAU TEMPS

 

 

 

VAGUEMENT COMPETIT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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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티에가 마흔다섯일때는 십년은 젊어 보였지, 그 아내는 그때 서른일곱살 이었는데 스물다섯도 안돼보였고, 매일 둘이서 20km를 함께 달리고 테니스며 별별 운동을 다 했거든. 그런데 쉰이 되더니 그 친구 허리랑 무릎에 말썽이 생겼지. 그 타격으로 대번에 10년은 늙어보이더라고. 그 아내도 인대가 늘어나고 척추때문에 고생을 하더니 갑자기 늙어 보이데. 그래서 그 여잔 안면 주름살제거 수술(내 생각엔 베르티에도 한거 같아) 에다 곧바로 다른 수술을 받더라고 하지만 체조며 노르딕 스키를 절대 그만두지 않았지. 그래도 대단하지 뭐야. 그 온갖 일들을 겪고도 몸 관리를 잘해가지고 이젠 제 나이인 쉰일곱과 마흔아홉으로들 보이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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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판과 골짜기를 뒤로 한 채, 자연의 악조건을 헤쳐 나온 743호 열차는 여전히 헐떡거리며 몇분 늦게 3번 홈으로 들어설 것이다. 어떤 사람들 (조바심치는 연인들과 성급한 모험가들) 에겐 그런 기다림이 견딜수 없는 일처럼 느껴지리라. 좀더 사색적인 사람들은, 뭐라 말할수 없는  이 순간,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만은 벌써 다른 곳에 가 있는 이 순간을 음미하리라. 기차는 2분간 역에 정차할 것이다. 그리고 덜컹거리며 저무는 석양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겠지. 모믄 변화에는, 설사 몹시 바라마지 않던 것일지라도,우울함이 베어있다. 떠난다는건 조금씩 죽어가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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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애인이자 어미니요 딸이었지, 나는 당신의 애인이자 아버지요 아들이었고. 우리 사이의 문제는, 내가 애인을 원할때 당신은 어머니를 자처했고, 당신에게 아버지가 필요할때 난 철없는 아들 같다는 걸 깨달았다는 데서 비롯됐어. 우리 다시 만나 어디로든 함께 떠나도록 하지, 내 친구 마르크 집에서 며칠 지낼수 있을거야. 알다시피 마르크는 내 형이나 마찬가지거든. 그리고나서 당신 이모집에 가는데 아무 어려움이 없을 거야, 그 이모는 항상 날 누이처럼 대해 주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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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에 있을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떠나는 것은 영원한 이별을 의미했다. 그래서 나는 떠나기에 앞서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엘리자베트, 그 시절을 생각해 봐요. 그 시절에 우리는 늠름하고도 열광적인, 굉장한 말 한 마리가 우리 곁에 있다고 상상하기를 좋아했소. 그 말은 언제든지 우리를 멀리, 아주 멀리 데려다 줄 채비를 하고 있었소. 그런데 이제 그 말을 어떻게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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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Jacques sempe (장자크 상뻬)  cartoonist

 

이 그림북을 다 보는 동안 그가 1932년생 80이 넘은 호호백발의 할아버지 일줄은 상상도 못했다

갑자기 가슴 한 켠에서 희망이 샘솟는다.

아, 지금부터라도 어느 하나에 몰두하면 나도 저 나이되서 大家소리 들을 수 있는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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