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6. 17:32ㆍ국내여행
현주 자기는 옷을 입고 자더라도
남편 추을까봐 침대이불을 방바닥에 깔아줘서 덕분에 포근하게 잠이 들었다
천정히터에서 밤새 뿜어대는 온풍이 깝깝해 한밤중 깼다
창밖으로 검은 바다를 내려다보였다.
극장속같은 어둠속에서 점점 동공이 열리자
등대 불빛이 반딧불처럼
바다위에 떠서 쉬고 있는 어선의 식별등
머리 위로 서늘한 초승달
그리고 그 옆에 샛별이 반짝거렸다
남해바다를 밤새 옆구리에 끼고 자는 호사를 누렸다
배 한척이 꽃상여처럼 화려한 불을 밝히고 항구를 떠나는데
그 뒤로 어둠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며 동쪽 하늘에 여명이 밝아온다
구름위로 해가 둥실 올라왔다
일찍 깬 오리와 갈매기들이 새벽바다위에 충렁거렸다
현주랑 바다를 감탄하다보니 그나마 위장에 남은 음식들이 소화가 다 되버렸다
세수만 대충하고 짱이를 깨워 여수의 아침을 먹으러 내려왔다
로비는 웨스틴조선 부산만큼의 부산함이 없어 좋았다
할일없는 메이드들만 줄 맞춰 서서 바다를 바라다보고 있는 조식 레스토랑
내가 다 안타까울 정도로 텅 비어있다
여수의 진면목을 아는 사람들은 한끼라도 현지식을 찾아 나갈텐데...
꾸져진 머리를 하고 로비를 서성이고 있으니
한두 가족씩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조식뷔페로 들어가는데
나처럼 잠이 덜깬 부시시한 모습들이다
어제 밤같은 칼바람은 멈추고
아침 여수앞바다는 한결 잔잔해졌다
호텔 주변을 한바퀴 산책하고 시내로 나갔다
식사 가능하다고 해서 들어간 식당에서는
장어구이를 먹으려면 1시간정도는 기다려야 하고 지금은 탕만 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했다
우리의 표정이 하도 심난했던지, 아줌마가 이내 타협안을 내놧다
" 그럼, 20분만 기다릴수 있으면 장어 손질해서 드릴께요 "
어떻게 구한 장어인데
짱이는 '장어가 꼬리를 안친다'는 딱 그 하나 이유만으로 한 첨 집어먹고 수저를 놨다
아직 잠이 덜깨서 그렇다고 회유를 해도 안 통했다.
식욕의 70 % 만 채우겠다는 결심은 무너지고
짱어먹고 건강해지려고 갔다가 과식으로 식곤증만 얻어왔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씻고 TV 보고 12시까지 개기며 뽕을 빼고 나왔다
여천시장앞에 현주랑 짱이 내려주고
골목길에 차 받치고 있자니 깜빡 잠이 들었다.
장보고 돌아온 현주가
시장에 굴이 (탱)굴(탱)굴하던데 화양면 들어가 굴구이를 먹고 가자고 조른다
장어가 뱃속에서 용트림을 하고 있는 시방 그게 가당키나 한 소리냐고 일축하고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하루 지났다고 눈이 다 녹았나 싶었는데
어제 내려올때 보던 눈은 북쪽 경사면에 다 숨어 있었다.
▶ ▶ ▶
안성에 다다를즈음 팜랜드 피자이야기를 꺼냈더니, 갑자기 저녁 메뉴가 콩나물국밥에서 피자로 바꼈다
동시에, 안성분기점까지 4km 정체된다는 안내판이 뜨자마자 미련없이 안성 IC로 빠져 나왔다
원래 가던 주차장에서는 입구를 막아놔서 정문쪽으로 돌아 들어갔다
피자로 저녁을 해결하고 기념품삽쪽으로 갔는데 전엔 없던 매표소와 개찰구가 나타났다
그 전에는 동물농장 들어가는것만 유료고 커피숖 기념품점 독일식당등은 개방되어 있었는데,
이번엔 아예 팬스를 쳐놓고 입장료 칠천원을 받고 있었다,
독일식당이 망해서 내년에 체험관으로 바뀐다는...피자직원이 했던 말이 기억났다
농협이 조합원들 돈으로 짬 뻘짓을 많이 하는구나.
長考뒤에 惡手라고... 애들 없어도 차 마시러, 산책하러 오던 일반인들까지 쫒아내는구만
뭐 농협 돈 많으니 망하진 않겟지만, 조만간 또 돈 들여 바꾸다 날샌다' 에 한표를 던졌다
집앞에 잘 도착했는데 짱이가 자기 짐만 들고 들어가는 바람에
뒤지게 욕먹고 벌로 쓰레기 분리수거에 설겆이까지...
꽤 피곤했는지 8시 조금넘어 현주랑 안방에서 곪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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