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Hidden bay hotel 2-1

2013. 1. 5. 14:00국내여행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공기는 1℃씩,1℃씩 따뜻해지는데

  천안을 지나자 논산 너른 들판이,

  전주를 지나 무(주)진(안)장(수) 깊은 산속이 오히려 멋진 설경을 보여주었다

그 이국적인 경치에 눈이 호사하며 ' 잘 나섰구나 '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다섯시가 넘어서자

호텔 창밖에 펼쳐질 환상적인 노을 낙조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급하게 속도를 내본다

 

예약한 호텔은 돌산대교를 넘어야 지름길인데

길을 잘못 들어 차 막히는 여천시내를 꾸역꾸역 빠져 나오다보니 짜증이 났다.

나같은 베테랑도 순간적으로 혼란을 일으킬 정도의 도로표지판이라면 '순전히 여수시 교통정책과 책임이야' 라고 혼자만 들리게 중얼거렸다

 

 

호텔 지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다가 강한 바닷바람에 몸이 휘청하며 넘어질뻔 했다

바닷쪽으로 삐쭉 나온 지형위에 지어진 바람에 해풍을 고스란히 맞고 있었다,

호텔 현관을 향해 도피하듯이 뛰어갔다.

 

 

 

 

 

서쪽하늘에 있어야 할 태양은 이미 사라지고

동쪽 섬을 따라 붉은 아이세도우만 점점 진해진다 

 

 

 

 

 

 

몇달만의 국토종단이 피곤했나보다

 

 

 

좀 잤음 좋겠구만 어여 나가자는 성화에 -자기네들은 운전 안했으니까 이제 슬슬 몸이 풀린다 이거지- 저녁을 먹으러 달래씨가 알려준 신기동의 아구찜집을 찾아갔다.

뒷골목에 어렵게 차를 대고 찬 밤바람을 맞으며 식당에 들어갔다.

 

밖에선 허름평범해 보였는데

식당안에는 빈 테이블이 딱 하나 남을 정도로-그 자리마저 금방 다 차버렸다- 대박이었다

 

조심스럽게 둘러보았다

이쪽 방만해도 세 테이블 이상이 덩그런히 놓은 물컵만 처다보고 있어 내가 감히 음식 독촉할 군번은 아니였다

그저 볼따구에 바람이나 넣다 뺏다 하며 낯선 식당 분위기에 적응해갔다

 

 

이 식당은 외지 관광객들에게 아직은 오염이 안된게 분명하다

  그저 본연의 임무인 방한에만 충실한 옷차림과

  톡 쏘지만 중독성 있는 서대회무침 같은 절라도 사투리

  식사가 다 끝났음에도 두 다리 쭉 뻗고 늘어질 수있는 삶의 여유

  그리고 착한 가격까지 ...

 

여수의 몇몇 식당들은 월드 와이드 웹 헤택을 톡톡히 봐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자

  돈 안되는 주민들은 쫒아내고

  울며겨자먹기인 외지인들에게는 바가지를 하나씩 선물하려고

가격을 대폭 올려 욕을 얻어먹고 있다는데...

 

 

 

 

 

 

드디어 (수저보다 먼저) 밑반찬이 나오고

 

잠시후 아구찜이 ! 

동시에 큰 짬뽕그릇에 밥이 수북히 담겨 나왔다

수원에서는 아구찜만 먼저 소스에 찍어먹고, 나중에 남은 재료로 밥을 볶아 먹는데

여기는 김가루까지 주는거보니 첨부터 비벼먹어야 하는건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먹나 힐끗힐끗 염탐해봐도

   서대회먹는 사람,

   아구를 탕으로 먹는 사람,

   안 보여주려고 몸으로 가리는 사람

   보란듯이 빈그릇 앞에 놓고 입가심하는 사람...

그러다보니 어느새 우리 접시가 바닥을 보였다.

 

 

  " 유나니 마니 끼네 "

계산 다 하고 프런트 옆에 서서 이를 쑤시는데

튄 파편들이 식당거울 면상에 시원스레 뿌려진다.

밖에서 기다리던 짱이가 문을 열고 날 끌어냈다. 창피하다며...

 

 

 

아까 골목길을 오며가며 본 포장마차에 손님들이 호떡집 불난듯 들락달락거리던데...

진짜 호떡집이었다

 

저녁 잘 먹고도 호떡을 보자 급 땡기신 두 모녀가

차에 탈 생각도 안하고 어두껌껌한 골목길에서 입김 호호 불며 맛있어서 신나게 먹고 있다,.

Taster's 오늘의 best choice 라고 연신 엄지를 세우며...

 

 

 

달래네 가족도 기다릴겸 소호로 차를 돌려 카페베네에 들어갔다

 

 

기름이 찍찍 베어나오는 츄러스에

민트는 미숫가루와 후추가루를 섞은 오묘한 맛이고

직원이 맨손으로 꺼내다 들킨 카모마일 티백까지

개판 5분전인 카페베네

 

 

 

' 일찍 들어가서 쉬고 싶다' 고 현주에게 일껏 귀띰했건만 달래씨를 보자마자 딸도 남편도 눈에 안 들어오나보다.

짱이는 용호상박인 세진이랑 서로 붙여놓고 

달래씨네 부부랑 맥주마시며 늦게까지 회포를 풀었다

 

 

호텔 지하 매점이 문을 닫아 프런트에서 현찰 3300원 주고 치약을 샀다

입냄새 없애려고 양치했는데 오히려 입안에 소변냄새만 가득하다

뭔 치약이 찌린내가 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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