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묘역참배와 세미나

2011. 11. 19. 19:00Life is live !

 

 

 

  " 목욕탕도 보내주고 밥도 먹여주고 ...너 민통선 넘어봤어 ? " 

열심히 현주를 구워삼자 짱이까지 덩쿨째 끌려왔다.

 

토요일 오후, 네비를 켜고 서울을 벗어나자 드디어 시원한 가을 풍경에 소풍이라도 나온 것처럼 기분이 설렌다

 

자칭 파주속의 작은 제주라는 유일레저타운

식당 2층엔 벌써 전,현 경기도 한의사회 회장님과 임원과 가족분들이 오셔서 식사를 하고 계셨다.

  " 이완호 편집이사님 만나러 엿부러 나왔어요.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 "

전 회장님이, 우리 가족 들으라고 입에 침을 잔뜩 묻혀가며 뻥 치고 있다

 

뭔 맛있는걸 줄껀지 기대만빵이다.

 

우리가 돈주고는 결코 사먹지 않는 해물전골.

현주랑 짱이 표정이 테라코타(terra-cotta) 처럼 급 굳어졌다.

 

그래도 꽁짜라면 양잿물이라도 ㅋㅋ

 

배정받은 숙소 찾아가는 길,

 

주루룩 이어 지은 연수원 방같은 썰렁한 분위기지만 TV 나오고 방 따뜻하면

잘순 있다.

 

요즘 뜨게질 재미에 푹 빠진 현주,

 

 

간사님이 ' 세미나 시작했다' 고 방마다 소리치고 다닌다.

현주랑 짱이 방에 있으라고 하고 세마나가 열리는 강당으로 가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2009년 UNESCO 세계기록유산에 동의보감이 등재되었고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되는 2013년이 '유네스코 기념의 해'로 선정되는 국가적 경사가 기념하기 위한 세미나다

 

모 한의사분이랑 형제지간인 파주시장님이 오셔서 한 말씀

 

어느 의대교수가 발표시간에 한방에 거슬리는 발언으로 장내가 술렁였다,

   左肝右肺가 해부학적으로 맞냐는 짧은 지식으로 조롱하는 듯한...

내가 손들고 반박 발언을 할 정도였다면 상당히 열받았다는 거.

11시가 다 될때까지 끝날줄 몰라 방으로 먼저 들어왔다.

 

창문을 열어 놓았더니 바닥은 뜨겁고 공기는 상쾌하고...푹 잤다,

 

 

⊙    ⊙    ⊙

 

 

온천탕가는 코스가 끼어있는 모임이 거의 없는데

평소 대중탕을 잘 안가는 나에겐 허준묘역참배는 그래서 구미가 땡긴다,

아침 7시인데도 이제서야 먼동이 튼다.

 

어둠이 아직 구석구석 껴있는 유원지를 지나 목욕탕으로 향한다.

11월 산속이라 새벽 공기가 맑고 차갑다못해 춥다.

 

짱이가 가방을 차에 싣을때 함부로 다룬다고 크게 혼냈는데

목욕하고 나올땐 로비에서 짱이 목소리가 들려 반가웠다

 

회원들 밤새 모임갖고 피로할테니 사우나 하시라고 목욕코스를 잡은거라고

그 당시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이슬람사원에 들어갈때 마당 샘물에서 신체를 깨끗히 닦듯이

허준조상님께 제사 지내기전에 심신을 깨끗이 하라는 목욕재계의 과정이었다는걸...

 

 

아침 메뉴도 북어국 같은걸로 통일

하라는 남북통일은 안하고 메뉴통일이 웬말이냐 !

 

단풍 놀이를 이걸로 대충 때웠다.

 

큰 관광버스를 함께 타고 드디어 출발이다.

 

임진강 다리를 건너기전에 삼엄한 절차를 거치느라 좀 지체 되었다.

 

 

별 탈없이 통과.

 

양안사이로 엄청난 수량을 자랑하며 임진강이 흐른다

이 강을 넘으면 민통선이다.

 

탐욕스런 개발업자들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자연은 이렇게 생겼구나 싶을 정도로

숲 떼깔하며 나무 굵기부터 달랐다.

인간보다 산짐승이 주인인 산하. 꼭 사파리 일주하는 느낌이다

 

묘역 좌표 :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하포리 산 129번지 민통선

 

 

허준묘역을 성역화 하기 위해

국가에서 조그만 개천위로 다리를 놔 주었다 일명  " 구암교 "

 

2009년엔 허씨문중 종진회도 참석해서 대성황이었는데

이번엔 한의사협회 단독행사라 조촐했다

 

 

 

 

 

그간 허준에 대한 역사적인 증거들이 거의 전무한 상태라 한의계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1991년 발견 당시 붕분은 뭉개지고 비석은 깨지고 문인석등은 흩어지고 도굴되었지만 

우리 대에 이렇게라도 찾게 되어 여간 반가운게 아니다.

 

 

짱이는 가장 따뜻한 옷 입고도

오돌오돌

 

 

 

 

묘비는 두쪽으로 갈라졌는데, 마모된 비문 가운데 " 陽平君' ' 扈聖功臣' ' 許浚' 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지뢰라고 쓰고 밑에 MINE 이라고 써 있었다.

지뢰 내것 ! ㅋㅋ

그래 너거 해라 지뢰

 

12시에 다시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모여서 간단한 해산식후 각자 인사를 나누며 끝났다,

 

그리고

다 집에 가라고 했다. 점심도 안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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