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17. 21:40ㆍLife is live !
토요일 점심은 항상 직원들과 먹었는데
오늘따라 입맛이 별로 없어 집으로 곧바로 왔다,
짱이는 감기기운이 있어 집에 있으라고 하고
현주랑 점심먹고 최근 발견한 맛있는 커피집에서 거품이 풍부한 카페라떼를 한잔 마시기로 하고 동탄에 간다
우연히 주문한 일본라멘과 카레돈가스도 느끼하지 않게 칼칼하고
창밖에 푸른 공원숲 건너 마천루위로 하늘은 시리도록 파랬다.
평화로운 토요일 오후시간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그릇을 싹싹 비우고 습관적으로 폰을 드는 순간 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 응 ~ 짱이야 ! "
" 아빠 ! 쿠키가 새끼낳어, 빨리 와 !
" 알았어. 아이스크림은 못 사간다 "
거금 20만원이나 들여 회임을 시켰는데 며칠후 이슬氣가 비쳐서 임신이 안 된줄 알고
그 동안 양 따귀도 맞고 산책도 제대로 안시키고 시끄럽다고 파리채로 매도 많이 맞았다.
그런데 보름전부터 배가 하루가 다르게 불러와 ' 이기 ~ 비만이여 간경화여 ? ' 하다보니 딱 두달만에 출산을 하는 것이다.
후다닥 뛰쳐 들어와 보니 왠 쭈구렁 ET 한마리를 낳아 꼭 껴앉고 가쁜 숨을 쉬고 있다
쿠키가 젖은 털을 혀로 다 핥아 깨끗하게 씻겨놓으니
뽀얀 얼굴에 콧구멍 두개가 빵 뚫린게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다
탯줄이 그대로 여서 동물병원에 전화해보고
현주가 실로 묶고 가위를 불에 -지대로-달궈 내가 탯줄을 잘라주었다.
1시간 반이 지난 5시에 물컹하며 둘째를 출산했다
갑자기 쿠키 눈이 놀라 휘둥그레졌다.
허걱 ! 깜둥이 튀기다
" 이기 ~ 행실이 개판이네 "
아빠 푸들이 까만색이었단다.
역시 우성은 니그로여 ㅋㅋ
쿠키가 태반을 데롱데롱 매달고 우리에게 걸어 나와 기겁을 했다.
도와 달라는 애처로운 눈길을 보고 얼른 수건으로 잡아 천천히 태반을 빼주니 후다닥 집어 삼켰다
대부분의 포유동물들이 출산후 태반을 깨끗하게 먹어 치운다
한방에서는 '자하거' 라는 이름으로 인체태반을 처방하였는데 산모의 기혈을 보충해 주는 효능이 뛰어나다
현재는 한의원에서 약침주사나 앰플 형태로 사용되고 프랑스등에선 고급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7시쯤 되니 세째도 무사히 태어나 낑낑댄다. 역시 블랙 깜씨.
세쌍둥이 낳느라 떼꾼했는지 꾸벅꾸벅 졸고 있는 산모
혹시나 네째도 있나 9시까지 기다려봤는데
납작해진 배에 더 이상 욕심부리다 개 잡겠다 싶어 뽀송뽀송한 이불로 갈아주었다,
쿠키는
배우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둘째 셋째 탯줄은 알아서 다 끊고
새끼 배설물까지 다 받아 처리하고
낑낑대면 얼른 일어나 자세를 바꿔 젖을 물린다.
지 몸은 身熱로 헐떡이면서도 화장실 한번 안 가고 밤새 새끼들을 돌보고 있다.
개나 사람이나 모성애의 숭고함을 인생을 반 넘게 산 이제서야 일개 개에게서 지대로 배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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