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vin-3> 호두과자 호두

 

 

 

 

 

 

 

 

 

만난지 두세달이 지나면 서로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연락을 하는걸 보면 텔레파시가 통하는거 같다

서로에게 애정이 있으면 그런 초능력도 생기나보다 

활발한 Pravin 은 솔직히 걱정 안된다. 

수줍음 많은 Pavithra 와 몸집이 작은 Yuva 가 한국생활에 불편함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오늘은 Pravin네 가족과 3번째 만남이다. 

예쁜 현주랑 말 잘듣는 짱이를 태우고 어찌어찌 준비하다보니 정확히 4시에 그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프라빈 가족은 아예 아파트 입구에 미리부터 나와 있었다. 우리가 제 시간에 도착할 줄 알았다는 듯,

 

Pavithra 가 선물보따리를 두개나 건네준다. 우리는 아무 준비도 안했는데...

Pravin 손에 들려있는 CD 가 궁금해 얼른 카오디오에 넣고 틀어보니 경쾌한 인도 댄스곡이 흘러나온다.

 

가는길에 Yuva 태권도장에 들어간 이야기도 듣고

삼성 애플간 분쟁에서 삼성의 입장도 Pravin에게 들었다. 결론적으론 배상액보다 주가가 더 중요하다능 ...

 

 

토요일 늦은 오후인데도 동문과 연무대는 외지 관광객들로 활기찼다,

일부러 성곽을 보여주려고 돌아서 박물관으로 들어왔다

 

현주랑 짱이는 문화해설사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 버리고.

 

Pravin 과  Pavithra 에겐 영어 번역기를 빌려다 주었다,

 

유난히 학생들이 많은거 보니 이 박물관을 견학하는게 숙제인가보다.

꼬맹이부터 중학생쯤 보이는 큰 애들까지 박물관을 운동장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걸 지도하는 부모도 박물관 직원도 안 보인다

 

 

건물 틈 사이로 빠져 나가면 큰 창 바깥으로 화성의 주요 지점들이 보인다.

처음부터 꽤 신경써서 설계한 듯 하다

 

 

 

 

고서적을 많이 전시해 놓았는데

한자만 써있어 내가 봐도 뭔 내용인지 모르는데 학생들이나 외국인들에게 무슨 감흥을 줄수 있을까 의아했다.

그나마 디오라마를 많이 만들어놔서 지루함은 좀 덜수 있었다,

 

 

Pravin 이 모형에 관심을 보여 다행이다

 

 

2층에서 현주랑 만났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단편적인 역사 연도 나열이라서 재미 없더라능

Story-telling 을 적당히 곁들인 해설사를 하나 양성하는 것이 접수 직원 숫자 늘리는것 보다 더 중요할 듯

 

 

Yuva 나 Pavithra 도 심심.

 

 

 

 

 

2층 한바퀴 도니 끝이다.

건물 크기에 비해 볼게 거의 없다, 설명 스티커도 떨어지고 전체적으로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

싸지 않은 입장료에 1층 명당 자리는 기념품 커피숖 세미나실이 차지했다. 

주객이 전도된 박물관이고 다시 오고 싶지 않은 곳이다.

 

광장에서 국악공연이 있다고 해사 기대하고 나왔다

 

Yuva 는 시끄럽다고 맞은편 마당으로 도망갔고 나도 좀 앉아있다 스피커 소리에 고막이 찢어질거 같아 자리를 떠났다

국악은 내 취향이 아니다

 

 

식당 오는 길은 수원의 치킨골목과 마주 보고 있어 닭 튀김냄새가 주변에 자욱했다

채식주의자인 Pravin 이 냄새에 예민해서 비위가 상했나보다

일껏 대접하려고 한정식 집에 데려왔는데 잡채와 된장찌개만 먹여서 나왔다,

담엔 호박죽 좋아하니 죽 전문점에서 만나자는 농담을 하며...

 

 

 

 

오산 엄마집에 들를때 Pravin 이 준 호두과자 한 박스를 가져갔다

하나하나 고급스럽게 포장되어 있고 맛도 좋았다,

 

집에 오니 현주가 " 호두과자인줄 알았더니 호두더라 " 고 봉투를 보여주는데

그 안엔 깐 호두알맹이가 가득 들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