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 15:00ㆍPhilippines 2012
성당을 들어가려면 경비에게 가방을 오픈시켜야 한다.
나도 저런 풍선보면 맘이 설레는데
짱이는 얼마나 눈이 돌아갈까 ?
성 어거스틴 교회라고도 불리는 이 산토니노 성당은 1565년에 세워졌다.
Santo nino 는 '아기 예수’라는 뜻
필리핀에 아기 신을 모시는 토속신앙이 있었는데 마젤란이 준 선물이 하필 아기예수상 이었다.
원주민들의 눈이 뒤집어졌음은 물론이고,
그 인형 하나로 마젤란은 역사에 길이 남았고 필리핀은 역사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 후 스페인놈들은 원주민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웬만한 건물에 아기예수상을 다 갖다 놓게 된다.
고색창연과 낡음의 차이를 보여주는 샘플
떨어져 나간 대리석과 시멘트로 땜빵한 자국... 이 성당은 유지,보수,관리가 거의 안되어 있다,
이탈리아 성당과 프랑스의 고성들은 거의 다 문화재 복원팀이 한번 이상 손을 댄 것이다
성당 외부나 내부나 별 볼건 없다.
성당 중정,
한쪽에선 기도하고 한쪽에선 초 걷어내고...언뜻 봤을땐 묘한 상황이었는데
하긴 그래야 다음 사람도 초를 놓지 !
분수가 있는 정원의 세 면이 다 촛불기도소일 정도로 넓고 사람이 많았다
수많은 필리피노가 기부금은 내고 초에 불 붙이고 경건히 고개 숙여 기도하는 그 앞 벽엔...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인의 영광이 재현되어 있었다.
한쪽에선 라푸라푸 추장을, 한쪽에선 스페인 점령군을 경배하는 헷깔리는 상황,
만약 우리나라에 관광온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일제시대 세워진-도리이를 앞세운 일본 신사라면
여러분은 기분이 어떻겠는가 ?
세부의 몇 군데 시내 관광지를 돌아보며 그런 의문이 들었다.
산 패드로 요새, 마젤란 십자가, 산토니노 성당등 모두 스페인의 문화였다.
거기다 필리핀-스페인국왕 필립의 것이란 뜻-이라는 나라이름까지도...
필리핀 고유의 문화유산은 어디서 볼수 있을까 ?
대부분의 필리피노는 스페인이 자기네들을 식민지로 삼았다는 것조차 모른다. 그게 필리핀의 현실이다
자주적인 역사의식이 없는 한 필리핀의 미래는 없을거 같다
가족들이 각자 스따일대로 다녔는데
은재 경재랑 몇 번을 마주쳐서 나중엔 같이 다녔다
가이드가 성당 건너 chowking 에서 Halo Halo-필리핀식 팥빙수-를 사준다고 해서 복잡한 거리로 나왔다.
평일 오후지만 근처에 재래시장이 있어 거리는 활기찼다
뚝뚝 떨어지던 육수가 차오킹에 들어가자마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쏙 들어갔다.
현주랑 짱이가 벌써 와 한 컵씩 품고 퍼 먹고 있다
먼저 온 현주랑 짱이에게 빙수 두개를 가이드가 내줬나보다
다른 일행들이 자기넨 방당 하나씩 주고 저긴 두명에 두개 줬다고 수근거리며 기분나쁜 눈길로 힐끗거리더라는,,,
가이드 형에게 가서 우리 것도 받아 오라고 경재를 보냈는데,..빈손으로 돌아왔다
첨엔 농담인줄 알았다. 한 방당 한 컵이라능...
나중에 안내문 보니 한 방당 하나가 맞긴 했다.
임페리얼에서 두 배 되는 크기에 부가세까지 붙여 5,6 천원인데 여기서 반 사이즈면 천 원 정도나 할까 ?
정확한 가격은 29 peso (넉넉히 잡아도 900원)
아침에 옵션투어 계산할 때 알면서도 바가지 써줬는데...몇 푼이나 한다고,
그래, 오후 쇼핑투어때 보자. 절대 안 산다 !
더 갈증나는 입을 쩝쩝거리며 성당을 지나 마젤란 십자가 광장에 다시 모였다,
버스로 이동할 때 잡상인들이 또 우르르 몰려들었다
팔찌 파는 남자가 외친다
"30개 만원, 5개 오천원 "
차 창문을 향해 라이방 썬글라스파는 젊은 필리피노가 애처로운 눈길을 보낸다.
같이 처다보다 그 속에 빠져들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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