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 07:00ㆍPhilippines 2012
' 날씨가 좋으면 오전에라도 호핑투어가 가능하니 낼 아침 7시에 전화드리겠다, 불가능해도 모닝콜 드린다'
고 어제 호텔오는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말했다.
그 전화 때문에 긴장했는지 새벽 6시에 눈이 떠졌다.
창밖으로 보이는 세부 하늘은 화창했지만 가로수를 흔드는 바람은 안심할 수준이 아니었다.
아침 TV는 해안가로 밀려오는 거센 파도와 침수된 마을을 보여주며 태풍이 아직도 필리핀 내에 있음을 강조했다
주변 상황이 그래도 희망을 갖고 전화를 기다렸다.
7시가 몇 분 넘었는데도 전화가 안 온다, 720호에 물어보니 거기도 안 왔다고 한다.
이젠 태풍보다 가이드가 더 밉다.
7: 40분. 열 받은 상태로 식당에 내려왔다
우리는 스킨스쿠버도 신청해놔서 따로 연락오면 빨리 출발해야 하기에 밥을 일찍 먹고 기다리겠단 생각이었다.
이 쌀국수도 이젠 안녕 ...
현주는 오늘에서야 컨디션이 회복되어 은재랑 열심히 달린다
마지막 조식을 즐기는 2시간 동안에 일행들도 한두 명씩 나타났다
모두 전화를 못 받았고 가이드는 오늘 아침 아예 호텔에 나타나지도 않은 게 분명했다
가이드에게 아침밥 대신 욕을 먹이며,
' 패키지여행은 싫다' 는 걸로 오래간만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똘망한 꼬맹이가 꽥꽥거리는 모습이 불연듯 떠올랐는데
진짜 몇분 후 음식이 목에 걸려 꽥꽥거리며 왕방울눈에 눈물이 그렁거렸다.
배불러 뭉기적거리다
경재는 먼저 방으로 올라가고 우리는 후원을 산책했다
짱이가 신발에 뭐가 찌른다고 해서 살펴보니 가죽끈 안에 날카로운 바늘이 삐져나와 있었다.
은재는 짱이 발이 쓸데없이 크다고
짱이는 왜 싸구려 신발을 사줬냐고
나는 발 안 닿게 찍찍 끌고 다니라고 하는 와중에도
현주는 묵묵히 정원 짱돌로 바늘을 내려치고 있다
수영장은 끝내 발도 못 담그고 아쉬운 눈길을 걷어야 했다
방에 와 샤워 후 모든 짐을 챙기는데 12시 조금 넘자 프런트에서 더 연장할거냐고 전화가 왔다
" 지금 내려가요 "
다시 올일 없을거 같은 세부 안녕
키 건네주며 Checkout 하는데 여직원이 720호에 맥주 4병 값과, 전화 사용료 58 peso를 청구했다
옆에 가이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맥주는 우리 짐 때문에 잠깐 빼 놓은 거라 해명해서 취소되었고
전화는 우리가 사용한 적도 없고 공교롭게도 가이드에게 건 번호여서 우리는 혐의를 벗어났다.
가이드도 이상하다고 58 peso를 자기 돈으로 지불했다
줬으니 받아야겠는지
가이드가 정산금액을 알려준다. 총 570 $ 경마투어 50 X 5 = 250
가이드 팁 30 X 5 = 150
발 맛사지 25 X 2 = 50
어메이징쇼 60 X 2 = 120
깎아 달라고 하니 오히려 600$ 을 달라고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장사꾼이다
아래 표는 인터넷 카페에 있는 가격표. 하나투어는 당연히 이것보다 많이 비싸다
다음에 오게 되면 당근 개별여행으로 오는게 정답
현주랑 로비에 앉아 돈을 세면서 계속 헷갈리자 나중에 짜증을 부려 도로 집어넣엇다
〓 〓 〓
모든 짐을 다 버스에 싣고 서쪽 산 방향으로 한참 올라간다
경재랑 커플룩
세부의 닭크서클 !
몇년만에 세부거리에 차가 엄청 늘었는데 도로는 좁은 2차선 그대로라 하루종일 막힌다.
중앙선을 넘어 일대 교통을 잠시 마비시킨후 대로변에서 어두침침한 안쪽으로 안내되었다
' 황궁 '
내가 잘못 본건가 ? 결막에 눈물을 묻힌 다음 다시 봤다
황공하고 황송해 웃음밖에 안나온다. 껄껄~ 십장생 !
이 식당도 마찬가지로-우리보다 식당주인과 가이드를 위한-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상이 다 차려져 있다.
김치찌개
밥을 거의 다 먹을 때까지 이 전골냄비에 고기가 있으리란 생각을 전혀 못했다.
바닥을 긁을 때 무채 굵기의 돼지고기 3가닥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다시 안 볼 손님이라도 이건 너무 하는거 아냐 ?
화장실 표지를 따라가면 여자들 줄 바로 오른편에 남자 소변기가 나타난다.
문도 없고 투명비닐 발만 내려져 있다,
몸을 돌려 들어가다 된통 처박혔다,
바닥위로 10 cm 높이의 타일 문턱이 있는 걸 못 본건 내 불찰이다.
다리와 팔꿈치가 까졌다
버스를 타고 다시 오던 길을 돌아간다.
이 맛집을 보여주려고 막히는 길을 뚫고 엿부러 온거구나.
어렷을때 많이 봤던 나무전봇대.
전봇대 아래엔 하얀 비닐포대를 깔고 개가 편하게 누워있고.
마른 인간이 개시중을 들고 있다,
현주가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용변보는 개
여자 앞에 두개의 물동이가 식기세척기다.
우리나라는 일단계인데 그래도 여긴 두단계라 믿음이 간다.
길거리에 가끔 보이던 파란 통의 정체는 뭔가 궁금했는데
생수와 땅콩을 들고 다니며 파는 사람들의 물류창고였다
식당 오고가며 몇 시간을 길바닥에 버린후 다시 호텔 앞이다.
차는 드디어 우회전하며 세부시티 시내로 방향을 틀었다,
제단앞에 아무렇게나 누워 놀고 있는 여자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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