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6-5 안동찜닭은 찜통속에서 먹어야 제맛

2012. 5. 27. 14:37국내여행

 

 

 

구경하나 하고 음식하나 먹고...이번 여행은 식도락이 주가 된듯하다

안동찜닭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자존심에 구시장을 찾아갔다

장날도 아닌데 차 댈곳이 없어 빙빙돌다 유료주차장에 빈자리가 하나 나 간신히 댈수 있었다.

주차비는 한시간에 1천원 정도로 싼 기억이 난다.

 

귀여운 코코몽,

 

 

 

큰 덩어리의 생선살이 뭉텅뭉텅 쌓여있었는데 경재가 상어고기 같다고 한다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그렇다고...

안동 헛제사밥에 상어고기가 인절미만하게 썰어져 나온다.

이 내륙에서 귀한 상어고기가 널리 사용된다는데 신기하다

 

 

찜닭골목엔 양편에 수십개의 찜닭집이 계란모양의 동일한 간판을 달고 영엽을 하고 있었다.

그중에 마주보는 두 집이 유명한데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안엔 손님이 바글바글했다.

자리 있냐고 물어보니 땀을 찔찔 흘리며 가마솥에서 닭을 찌던 남자가 빈 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다른 직원이 안쪽에 자리가 하나 있다고 해서 들어가 보았다.

 

좁아터진 방에 50여명의 사람들이 바닥에 철푸데기 앉아 김이 모락모락나는 찜닭을 열심히 뜯고 있었다,

자리는 저 안쪽 안 보이는 테이블이었다,

사람들 어깨을 안 짚을려고 노력하며 건신히 사람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앉았다.

 

우리 모두 배가 불러 최소한의 양만 시키려고 했는데 한마리가 미니멈 27,000 원 이었다,

 

세월아 네월아 ...바쁘니까 그려려니 하고 기다리자니 하품이 나온다

 

 

옆 테이블엔 나이들이 지긋하신 분들이 삼강오륜을 논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르신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고, 먹히는 사회.

안동엔 아직도 그 정신이 살아있었다.

 

 

 

노인분들 너머엔 학생이라고 부르기도 아가씨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4명의 경북녀들이 한 친구의 생일을 맞이하여 뭉쳤다

생일축하노래가 어수선한 방안에 울려퍼지는데 아무도 신경안쓰는 눈치였다.

 

이런 곳을 생일축하장소로 정한 것도 엄청 신기했는데 더 신기한건 그이후에 벌어졌다

 

생일선물 전달식에 세명이 각자 꺼내놓은 것이...양말이었다,

오늘 생일 맞은 애가 평소에 양말만 선물했는지, 주고 받는 표정에 아무 불만도 미안함도 동요도 없이 자연스럽다.

그 모습이 우리 눈엔 참 신선해 보였다.

 

서빙하던 뚱뚱한 아가씨가 생일 축하한다고 병콜라를 하나 놓고간다.

안동점수가 플러스로 돌아섰다,.

 

 

드디어 우리 음식이 나왔다,

 

 

아빠 먼저 드시라고 짱이가 한개 집어줬는데, 하필 껍질 덩어리였다능...

 

 

 

에어컨도 안 튼 방안에서 땀을 찔찔 흘리며 먹는 찜닭.

찜닭은 찜통처럼 더운 방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먹어야 제 맛이다.

 

 

 

경재의 수다가 은근 재밌다

 

 

난 더위를 먹어 많이 못 먹겠는데 식구들이 싹싹 맛있게 다 비웠다

현주도 수원에서 먹을땐 별로였는데 오리지널이라 더 맛있더라고 칭찬을 한다.

 

나와 보니 방보다 시장골목이 더 시원하다

우리가 들어갈땐 줄이 없었는데 지금은 양 찜닭집을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더운 여름에 줄도 마다않고 서있다.

 

 

옆에 손님없는 찜닭집에선

  " 여기 빈자리 많아요, 이리 오세요 " 라고 호객을 해보지만

사람들은 고개도 안 돌리고 앞사람 뒤통수만 뚫어져라 처다본다.

 

 

 

찜닭먹고 나와 딱히 갈 곳이 없다

원래 일정은 구미쪽 양반마을이나 옥연정사를 가야 하는데 현주까지도 " 또 고택이냐 " 는 지청구에

일찌감치 집으로 방향을 틀었다,

 

 

점촌가는 국도에서 애들 화장실도 쓸겸 주유소에 들렸다.

8 만원어치 기름이 다 차려면 애매한 시간이 생겨 아저씨와 이런 저런 한담을 나누는데

  ' 어디 다녀오는 길이냐, 애들이 키도 크고 잘 생겼다' 고 칭찬이다.

경재가 담부턴 여행 안 따라다닌다고 선언을 하던데 이젠 이런 행복도 여기까지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