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호주 ? ...그닥...

2012. 2. 5. 10:01Australia 2012

 

 

 

 

6시가 못 되어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어제 Room-service 에 부탁해놓은 모닝콜도, 침대 머리맡에 맞춰놓은 알람시계도 역시 곪아 떨어져있다

 

 

 

대충 눈만 씻고 커피 한잔 마시고 현주랑 경재 차 한잔씩 타주고 짐을 들고 먼저 Check-out 하러 내려왔다

프런트에 서 있던 남직원이 자기 잠깐 공항에 다녀온다고 옆에 여직원에게 인계한다

마음은 바쁜데 컴퓨터를 한참 두드리던 여직원이 숙박비 결재가 안되어 있다고 카드를 달라고 한다

  " 어제 결재 안했었나 ? 카드를 긁던거 같던데...아, 내가 영수증 받은 기억이 없으니 안 했나보군 ! "

내가 지금 카드가 없고 와이프 내려오면 계산한다고 차에 짐부터 싣겠다고 하고 나왔다,

서서히 먼동이 트기 시작한다,

 

 

차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안나와 6시 50분쯤 차 문을 잠그고 객실로 올라가려는데 그제서야 엘리베이터에서

가족들이 우르르 내린다

성질나서 한마디 하고 카드 받아 체크아웃했다   카드수수료포함 363 $ (444,859 원).

차안에서 현주에게 " 늦엇으니 너가 수속 밟아라 " 고 여권과 뱅기표를 주고 2층 출국장에 온 식구들 내려주었다

차 반납하러 다시 청사를 나와 빙 돌아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녹색 글은 가급적 건너뛰시길 추천합니다. 몰두해서 읽을시 같이 길을 헤맬수 있습니다>

입구에 6개의 부스가 있고 얼덜결에 좌측 부스에서 표를 빼고 들어가니 2층으로 올라가는 램프였다

렌터카 사무실을 1층에서 본거 같아 다시 출구룰 찾아 내려왔는데 주차장 밖으로 나가는 길이라

뒤 상황을 살피며 후진해 1층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상하게 렌트카사무실로 가는 부분은 다 막혀 있어 빙빙 돌다가 중정쪽 주차장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반갑게도 Hertz 글자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여자 둘이 담배를 피며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Hertz 찬데 반납 어디서 해야 하냐고 물으니 다시 밖으로 나가서 바로 전 입구로 들어오라고 한다.

Exit 를 따라가니 3개의 출구부스가 있어 맨 오른쪽으로 진입했다

내 앞 차가 유난히 버벅거리며 나가고 내 차례에 표를 밀어 넣었더니 3 $ 요금이 나왔다.

주차도 못하고 금방 나왔는데 뭔 돈을 받나 싶었고 결정적으로 돈이 없어서 비상등을 켜고 후진을 시도 하자

뒤에 서 있던 차들이 상항파악하고 옆 부스로 빠져주었다.

이미 뒤편 교통상황은 엉멍이고 정신은 하나도 없지 시간은 점점 지나가지 목이 바짝바짝 탄다.

렌트카 사무실들은 빤히 보이는데 갈 방법이 없어 1층 주차장을 다시 돌며 보도블럭이라도 타려는 찰나

마침 경비원이 멀리 지나가는게 보였다. 다급하게 불러 상황을 예기하니 내 넋나간 모습에 군말없이 리모컨을 눌러

바리케이트를 열어주었다. 고맙다고 기쁜 맘에 들어가는데 경비원이  " Stop Stop !! " 소리 쳤다

바리케이트 금속부분이 내 차 뒷부분을 찌이익~ 소리를 내며 긁고 있었다. 베스트 드라이버가 이 정도로 버벅거린다면

지금 제 정신이 아닌거다. 난 후진하고 경비원은 바리케이트를 좀 더 치워줘서 Hertz 사무실을 보며 달려갈 수 있었다

벽쪽에서 좌회전하며 사무실 근처에 차를 대자 뚱뚱한 남자직원이 다가와 대뜸 하는 말이

  " 여긴 일방통행이니 조심해서 후진해 Hertz return 이라고 써 있는 안으로 끌고오라 "  는 것이다.

그 안에선 여직원 둘이 다른 차 처리를 하며 내 차를 힐끗보더니 더 안으로 대라고 또 다른 바리케이트를 연다

시간없어 죽겠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잠시후 여직원에게 1. 원래 범퍼 깨진것과

                          2. 장애인구역 주차벌금 처리건과

                          3. 엇그제 주차시간 넘은거 딱지를 주며 설명하자

자기가 처리하기 벅찬지 아까 뚱뚱한 남직원을 무전기로 볼러 서로 서류를 들여다보며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다

 " 제발 빨리좀 해주삼. 내가 뱅기시간이 너무 쫒긴다 " 고 사정을 하자 잠시후 남직원이 자기가 취소건 다 처리해준다고

다 됐다고 한다. 국제선 이륙장을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물으니 엘리베이터 길을 알려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새워준다

* 왜 엄지손가락을 세웠는진 모르겟으나

  2 달이 다 되가는 지금까지도 주차벌금이 안 나오는걸로 봐선 3번 것까지 다 말소시켜준거 같다

 

 

 

 

비비적거리며 2층 청사안으로 들어갔는데 가족들이 안 보인다

전광판에 보딩패스 받는 게이트번호를 보며 찾아가자 멀리서 현주가 조그만 카트 하나만 밀며 다가온다

짐은 다 부쳤는데 창구에서 장애인인 나를 확인하고 표를 주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휠체어가 필요하냐고 해서, 현주는 나 힘들까봐 달라고 하는데 애들이 아빠 그런거 타는거 엄청 싫어한다고 거부했다고 한다

지금 상황같아선 누구를 잘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게 지쳤다,

줄선 틈을 비집고 가서 표를 받았다

심사를 받으러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보안요원이 팔짱을 낀채 경재카트를 구둣발로 툭툭 치는 것이다.

 " 뭐야 저 개X낀 !  "  짜증이 나 있는 상태에서 기분 나쁜 광경을 보니 욕이 저절로 나왔다.  

이번엔 짐검사 라인이다.

헐레벌떡 카드 작성하고 몇겹 줄을 천천히 따라 들어간다.

 

 

라인끝에 양쪽 심사대에선 제복을 입은 여직원과 남직원이 청사가 떠나갈듯이 소리를 질러댄다.

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린 이 자리만 벗어나면 되는거라고 그저 묵묵히 참으며 순서를 밟는다.

 

 

출국심사코너,

옆 부스에선 다이렉트로 들어가는 백인들을 부러운 눈으로 보다가 내 순서다.

모자를 벗으라고 해서 벗었다 썼더니 계속 벗고 있으라고 친절한 눈빛으로 예기해서 기분이 덜 상했다,

아이들 수속이 늦어져 기다렸다가 5번 Gate 를 찾아간다.

같이 거던 경재가 아까 카트 발로 차는 놈때문에 열받았다고 호주가 불친절하다고 투덜댄다

  ' 그러게말이다 좋은 인상을 줘도 모자랄 판에 왠 지랄들을 저리 한다니 '

 

 

 

몇번을 쉬었다 갔다

S 자 형태의 통로 앙편엔 가게들만 잔뜩하고 잠깐 쉴 자리도, 식수대도, 흔한 무빙워크도 없었다

손수건에선 땀이 빨랫물에서 꺼낸것처럼 툭툭 떨어지는 8:10분에 게이트 앞에 도착했다,

 

서있을 힘도 없을 정도로 지쳐서 줄이 거의 다 끝날때쯤 따라 들어갔다.

 

 

뱅기 맨 뒷쪽 63열. 내 옆자리가 비어서 자리를 배려해줫나 보다고 장난치며 좋아했는데

늦게 뱅인청년이 와서 짱이 앉아있는 자리가 자기 자리라고 한다.

확인해보니 내 옆이 짱이 자리였다

현주는 옆에 백인이 앉아서 불편하다고 나한테 자리 바꾸자는데, 그러는것도 웃길거 같아 그대로 앉았다

옆 뒷라인에선 은재 경재의 목소리가 신났다.

 

옆 백인 청년이 면세점에서 받은 딤섬 한봉지는 건네준다.

딱딱한 과자를 이빨로 깨보니 행운의 종이띠가 나왔다.  100 $ 이상 사면 뭐가 꽁짜 ! 

나도 잠시후 땅콩 한봉지로 답례했다,  케세이 퍼시픽 기내땅콩 ! 

이제 Same same 이다.

그 청년은 베지테리언인지 기내식도 먼저 받아 먹더니 비행내내 뭘 달래서 계속 먹고 간다.

 

 

 

 

홍콩 간다는 말이 좋은 뜻이 아님을 오늘 알았다. 

낮은 저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시끄러운 기내 소음

특히 우리 뒷자리에선 꽥 소리를 지르더니 흐느끼는 듯한 소리에 비음에...

너무 성질나 벌떡 일어났더니 현주가 잡고 말린다.

왠 중학생쯤 되보이는 중국녀석이 정상과 정신병 사이를 넘나드는 중이다.

귀를 먹으려고 기내 영화를 봤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니 " 틴틴 "

고등학교 후배가 만들었다는데 못 봐서 아쉽던 " 완득이 " 도 드디어 봤다,

이번 선거에 완득이 엄마로 나오는 필리핀 여자가 비례대표로 선출되었다는 ....

축하합니다. 완득이 아빠 ! 이제 고생 끝났네요

 

 

 

잠든 짱이 어깨 빌려주고 기내식 먹고 하다보니 벌써 홍콩에 도착했다

 

 

 

이번 Transfer 는 이동거리가 짧아 아주 편했다.

23번 게이트 가기전에 커피숍에 들려 남은 피자와 빵을 펼쳐놓고 가족들이 둘러 앉았다 (19,322 원)

 

 

 

 

게이트 앞으로 다가가자 우리나라 시골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가 들려온다. 이제 좀 살거 같다.

인천오는 비행기 안은 확실히 조용했다

 

 

도착해 아버지에게 전화드리고 짐 찾으러 갔는데

 

가장 중요한 현주 가방이 가장 늦게 나오는 바람에 애좀 탔다.

 

 

지하 3층에 차 찾으러 내려갔는데 사람들이 잔뜩 줄 서있고, 새치기 하는 사람, 돈 내는 사람,

차 세워놓고 길 막는 사람등... 몸으로 한국임을 느낀다,

 

우측 핸들에 익숙해져 벌써 좌핸들이 낯설다

수원오는 내내 조심하며 운전했다

경재가 한달 단위로 용돈을 달라고 쪼르더니 오늘 밤 친구랑 놀다가 내일 곧바로 학교 간다고 한다

한국 아들로 돌아왔다,

 

11시가 좀 넘어 집에 도착.

현주가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렀는데 문은 안 열리고 이상한 소리만 났다,

2주간 안 쓰면서 추워서 그런가 ? 왜 하필 오늘 ...

내일 출근도 해야 하는데 오늘밤 집에도 못 들어가고 여관방 신세를 져야 하나 ?

방전된거 같아 경재에게 근처 편의점 가서 베터리를 사오라고 보내고

내가 문을 다시 눌러보자 시건장치가 스르르 풀린다

현주가 예전 비밀번호를 눌렀던 거.  그사이 경재는 날라서 비싼 배터리를 사왔다,.

 

 

4번의 비행기

 

 

12박 14일

 

호주내 차량 이동거리 2760 km

 

 

여행을 이렇게 마쳤다.  여행하기에 호주가 어떤가 혹시 묻는다면 ...그닥 추천하고 싶진 않다.

 

" 사랑에 빠지면 잠이 오지 않는다. 꿈보다 현실이 더 즐거우니까 "

라는 말처럼 이번 여행도 꿈보다 더 재밌었던 현실이었다

 

 

⊙   ⊙   ⊙

 

 

 

지난번 터키에서 한번 데인후, 한국에 오자마자 카드사에 전화해 해외승인을 막아놓았더니

매일 아침마다 똑같은 문자가 들어온다

 

     신한카드 해외거절

     AUD 24.09

     (AU) ROAM EXPRE 

 

아마 고속도로 통행료 같은데, 호주를 잊지 말라는 간절한 Love Call 이라고 여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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