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9. 17:00ㆍAustralia 2012
혼자 갔음 너무 심심해서 권총으로 내 머리통을 날려버렸을 이 외진길을
온 가족이 함께 가니 더 이상 바랄게 없을 정도로 흐믓한 기분이다.
기를 쓰고 돈 벌려고 하는 것도 다 이러려고 하는거 아닌가 ?
조금 큰 Gordon 마을을 지나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이나라 고속도로는 무료다,
그도 그럴것이 이름만 Highway지, 보통 왕복 2차선에 마을 한복판도 지나고 트렉터도 올라오고 ,,,그냥 국도다.
그런데 고속도로만 진입하면 제한속도가 쑤욱 올라간다. 110 이 기본.
아마도 회전반경을 좀 더 신경써서 만들지 않았나 싶다.
심심해서 차 핸들주변을 만지작거리다 Auto Crusing 버튼을 발견했다
수출차는 이런 것도 달아주는구나 ~!
109 로 맞춰놓고 두 발 다 널널하게 운전하며 간다.
◎ ◎ ◎
졸립다....
아까 먹은 자두 소화시키려고 머리에 갈 피가 다 위장에 몰렸나 ?
차안으로는 따땃한 햇볕이 들어오고, Auto Crusing 까지 해 놨더니
엄마 유모차 탄 것처럼 안락하다.
5 km 만 가면 휴게소가 있다는 조그만 표지판이 보였다,
호주도로에서 휴게소 안내판을 본 기억이 없는데...워낙 졸린 길인가 보다고 눈을 치켜뜨고 더 달렸다,
몇 분후 과연 휴게소라는 표식이 있어 우회전하여 고속도로를 벗어났는데
요거이 다다.
길옆 공터에 간이 화장실 두칸. 손바닥만한 그늘. 그리고 등나무 벤치.
웃음이 난다. 헐 !
그나마 하나인 벤치도 트럭을 몰고 온 가족들이 차지해 차의자에 기대 눈 감고 있다가 1분도 안돼 다시 시동을 건다.
성질나서 잠이 다 깨버렸다
운전을 좋아하는 나지만 이건 아니다.
Treadmill 고무벨트 위를 끝없이 달리는 기분이다.
이게 호주의 Highway 다
하이웨이 우측에 오래간만에 보는 집한채가 너무 반가워 고개 돌려보니 팬케익점이다.
묻지도 않고 유턴해서 식당 앞에 차를 댄다.
<인용사진>
Bredbo pancake & crepe restaurant
우와 ! 팬케익 ~!!!
<인용사진>
실내는 아기자기 했다,
주문을 받는 여자는 딱 털없는 오랑우탄이다.
메뉴판 나눠주고 옆에 서 있길래 조금 있다 주문한다고 보냈다.
덩치는 山만한게 미소도 인사도 애교도 없다. 갑자기 음식맛이 걱정이다
호주인이 쓴〈Curious 호주〉책에 내용을 잠간 요약해본다
호주의 여자들은 남자들의 성적 도구에서 대륙의 개척자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호주남자들은 아직까지도 여자들과 함께 있는 것을 편안하게 여기지 않는다.
호주에서 여성으로서 할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남자들 사이에서 자신을 낮춰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거리에서 볼수있는 평범한 여성은 절대 롤 퍼피같은 세련된 머리 모양이 아니고
대개 중간정도 길이에 마구 헝클어져 있고 한번도 안 빗은 듯한 양치기 개 모습이라고나 할까 ?
만약 여성이 호주남성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머리를 조금 엉망으로 헝클이고 다니는 것이 낫다.
너무 세련되게 멋을 부리면 대개 남자들은 흥미를 잃을수도 있고, 적어도 그 여성을 동료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 책의 나머지 내용이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 !
가족들이 다 피곤해보인다.
얼굴이 걱정이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짱이건 아이스초코
내껀 카푸치노를 포함한 오늘의 팬케익
은재 경재건 꿀호두팬케익
도시보단 시골인심이 후한 법인데...
화장실 입구에 " 식당손님만 사용가능 " 이라고 써있었다
음식값은 그리 비싸진 않았다
Total 22$ (27,512 원)
계산하고 나오다 문쪽에 앉아있는 노부부가 눈에 띄었다.
흘러넘치게 담긴 커피잔을 든 할아버지 손이 심하게 떨린다
찻잔받침에 넘친 흥건한 갈색 커피를 보니 갑자기 짠한 마음이 들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애잔하고 측은하기도하고 해로하는 두 부부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고...
현주랑 내 미래 모습을 엿본거 같기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식당 쥔장은 자동차도 일가견이 있는지 동네 주민 차도 봐주고 있다
달달한거 먹이니 모두 알달달해져서 기분좋게
출바~알 !
Bredbo 를 지나 Cooma 마을에 들어선다
언덕을 넘자 Cooma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데 그보다 더 눈에 띈건 코 앞에 경찰들이다.
콘을 세워 한쪽 차선을 줄이고 경찰 네명이 서서 우리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소리쳤다
" 안전벨트 매 ! "
경찰들이 순서대로 내 차를 맨 끝의 경찰에게 수신호로 보낸다.
차창을 열었다.
뭐라고 하면서 음주측정기를 들이댄다. 후~ 하고 불었다.
또 다시 들이댄다. 이번엔 좀 더 세게 후~하고 불었다
경찰이 굳은 표정으로 뭐라고 하더니 1부터 10까지 세보라며 또 음주측정기를 들이댄다.
" one two three four .....nine ten ! " 숨가쁘게 세고나니
경찰봉으로 시내쪽을 가르켜며 가라고 한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가면서도 어리둥절하다. 뭔 일여 이거이~
음주단속을 한건지 학력조회를 한건지 지금까지 아리송하다
클릭하면 확대됨
Cooma 시내를 벗어나자 풍경이 확연히 바뀌었다.
키큰 갈대밭 위로 바람이 넘실대는 사바나 초원이 시야끝까지 깔려있었다.
나무 뒤에서 숫사자가 갈퀴를 휘날리며 뛰쳐나올까봐 겁이 난다.
가장 오래된 대륙인 호주의 원시자연을 볼수 있었던 기묘한 지형이었다,
지루한 장거리 여행을 열심히 즐기고 있는 가족들
<인용사진>
초원이 끝나가며 Jindabyne 에 가까워지자 나무들이 빽빽한 산들이 하나,둘 솟아오른다.
그 산속에 캥거루가 도로에 출몰할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표지판이 수 km 마다 세워져 있었다.
그럴때마다 온 가족이 보물찾기라도 하는듯 주변을 두리번 거렸지만
캥거루는 고사하고 개미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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