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5. 09:57ㆍAustralia 2012
피곤해서 깊은 잠에 빠져 더 깊은 꿈을 꾸었다.
눈 떠보니 7시 15분 (한국시간은 9시 15분)
경재 깨우고 여자들 방문을 노크하니,
수다 떠느라 새벽 2시에 잠들었다고 부시시한 얼굴로 문을 열어준다
남자방에 남아도는 깨끗한 수건 몇장 가져다 주었다
두 방 다 깨워놓고, 가족들 눈치 안채게 1층 로비로 내려왔다
이른 아침인데도 호텔 프런트가 분주하다.
어제 일을 간단히 예기하고 Waverley council 주소를 알려 달라고 하니 쪽지에 적어주었다.
' 봄길로 오오 ' 그래 기다려라 스프링처럼 튀어 가마.
어제 들을때도 Council 이 뭔 말인지 몰라 무슨 법원(Court) 같은 곳인가 ? 생각했다.
- 저 그런데 Council 이 뭐하는 곳예요 ? 고 직원에게 물었더니
씨티 뭐 씨티즌 뭐라카는데...이건 뭐 영어도 아니구 에버리진 말도 아니구
그냥 시청과 법원 중간쯤 되나보다 자의로 해석했다
- Anyway, Thanks
객실로 다시 올라와
경재를 데리고 아침 식당앞에서 여자들을 기다린다
뷔페스타일이간 하지만
데운 음식은 쏘시지, 스크램블 에그, 스파게티 정도로 소박했다.
에스프레소 머신만 데여섯대를 쪼르르 붙여 놓았다.
떠들썩하게 웃고 끊임없이 접시를 비우는 우리 가족뒤로 중국인 가족 두 팀이 와 앉았는데
사내아이 한명,
왠지 기죽고 수동적인 아빠,
긴끈가방 옆구리에 찬 당찬 엄마 모습이 똑같았다.
두 엄마를 동시에 보니 서로 얼굴이 닮아 자매인줄 나중에 알았다
밥 먹고 나와 로비 소파에 앉아 소화시키며...
국제공중전화기가 보여, 가족들 올려 보내고
오산 아버지에게 전화하려고 신용카드 번호, 비밀번호까지 다 입력해도 계속 에러다
이러다 카드번호만 도용되는거 아닌가 싶어 포기
외국나오면 아버지가 많이 걱정하시니 자주 전화 드려야 하는데 잘 연결이 안되니 그게 젤 스트레스다.
짱이랑 먼저 주차빌딩으로 출발했다,.
이 주차빌딩은 예전엔 기차역이었던거 같다.
가족들 다른 곳에 여행하라고 내려 놓고 나 혼자 부딪쳐 보려다 가족=동고동락 이지 싶어 함께 가기로 했다
네비로 Waverley council 주소를 찍는데 55번지가 인식이 안되서 54번지를 찍고 출발.
가는 길에 본 우리나라 자동차.
거리랑 색깔이 잘 어울렸다,
네비에선 목적지에 도착했다는데
관공서 같은건 안 보이고 상가지역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려고 차를 세우는데, 현주가
" 저기네 ! " 하며 좌측 큰 상가건물 1층을 가르킨다.
바로 아래 사진에 보이는 1층이 문제의 그 관공서다,
그 흔한 권위적인 대형 글자판도 없고. 유리창 그림만으론 뭔 내복파는 곳처럼 보였다.
가족들 차 안에 있으라고 하고 혼자 들어가는데 경재가 따라 들어왔다
실내는 은행 창구처럼 생겼는데 비오는 오전이라 한산했다
오른편엔 두명의 직원이 상담을 하고 있고 왼쪽에 한 중년 남자직원이 남아있어 그리로 곧바로 갔다
- 도와주십시요
별로 반기는 표정이 아니다. 상황 설명을 하니 핵심질문을 한다.
- 장애인 주차증이 있으십니까 ?
- .....No.
- 장애인이 운전해도 장애인 주차증이 없으면 penalty 가 발부됩니다.
- 호주에 온지 하루도 안됐는데 그런 법이 있는지 내가 어찌 알겠습니까 ?
한국정부에서 발행안 장애인 주차증은 여기 있는데...
순 한글로 적혀 있는 쯩을 받아들고 남자가 부담을 느끼는 표정을 순간 읽을수 있었다.
- 잠깐 기다리십시요. 상사에게 상의해 보겠습니다
하고 오른쪽 장구 뒤 사무실로 사라졌다
뒤에 서 있는 경재에게 ' 나가서 차를 보고 있으라' 고 내보냈다
건장한 동행이 같이 있으면 일 해결되는데 아무 도움이 안될뿐더러
수틀리면 여기서 <공옥진의 병신춤> 이라도 춰야 할 상황인데 자식앞에서 추태를 보이고 싶진 않았다
경재가 나가고 잠시후 그 남자 직원이 돌아왔다
표정이 확실히 밝아져 있다
장애인증을 복사해오고 종이 하나를 내민다.
얼핏 보니 Request 라고 써 있어서 그대로 다시 밀쳐내며
- 글로 쓰긴 좀 짼대요...
『행정처분 취소청구서』같은걸 내가 쓰는것보다 봐주는 사람이 직접 써주는게 더 나은건 당연한 이치
그 남자가 열심히 등 구부려 사건경위와, 여기직원인 자기가 대필했다는 문장까지 쓰고 있을때
난 느긋하게 프런트에 놓여진 사탕을 까 먹으며 사무실을 둘러 보았다.
맨 아래 사인받고 복사해서 한장을 주며
- 렌터가 회사랑 통화해서 이 서류를 보내주세요
- 엥 ? 저 영어도 몬하는데 전화 통화를 하라굽쇼 ? 몬해요 ~
- (아깐 잘 하더니만 이 시끼 배째라네) .... 잠깐 기다리세요
이번엔 좌측 창구 뒤 사무실로 갔다 오더니 서류룰 주며
- 여기서 다 처리했으니 아무것도 안해도 됩니다.
아주 쉬운 영어로 되물었다
- 진짜 제가 할일이 하나도 Nothing 입니까 ?
- 네. Nothing 입니다.
과연 사류 맨 위에, Hertz 에 FAX 보내며 문제있음 연락하라고 자기 이름과 전번까지 적은 글이 보였다.
아 ~ 진짜 다 끝났구나.
- Many Thanks !
감사인사와 악수를 나누며, 갑자기 생각난 듯
- 근데...여행내내 장애인 구역에 댈수 있는 쯩 하나 만들어 줄래요 ?
이 남자 오늘 '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니 보따리 내놓으란다 '는 한국 속담을 지대로 배우고 있다
- 그 쯩은 여기서 발부할순 없구요. RTA 라고 Roads and traffic Authority (도로교통국) 으로 가셔야 합니다.
메모지에 열심히 약도와 거리를 적으며 설명을 해주었다.
거듭 감사하다고 머리 조아리고 발걸움 가볍게 나와
문앞에 서서 망 보고 있는 경재와 함께 득의양양하게 차로 돌아왔다
내 표정보고 뭐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지 가족들이 결과를 묻지도 않는다
' 아빠가 해결할수 있을거 ' 란 생각을 의심한 적이 한번도 없다는 듯이...
* 1달이 지난 지금까지 잠잠한거보니 벌금이 정상취소 된거같다.
라면으로 일단 급한 허기 떼우면, 뷔페 생각 안 나듯이, 굳이 RTA 까지 가고 싶지는 않았다
「호주 도로교통국 장애인증 발급과정」과 「구청 주차위반 취소처분 행정절자」논문 쓰러 온것도 아니고
가족들에게 RTA 가자고 하면 곧바로 되돌아 올 말은 뻔하다
- 아주 신났네 저 아자씨
- 가이드님, 오늘 일정엔 관광이 읍써요 ~?
- 관광은 됐고, 쇼핑이나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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