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이봐 학생, 데니즐리는 보고 가야지 ?

2011. 1. 2. 09:00Turkey 2010





파묵칼레의 아침은 조용했다

 

어제의 관광객은 가고 오늘 새 관광객이 밀어 닥치겠지만 하얀 설산의 파묵칼레는 오늘도 무덤덤하게 그 자리를 지킬 뿐이다.


간밤에 잠자리는 결코 따뜻하지 않았다.


깔끔한 옆 건물


2층 테라스 풍경

여름엔 이 위에서 놀고 먹고 피고 할 정도로 손님이 많은가 보다. 




어제 저녁 식당을 훈훈하게 데워준 난로가 그리워 아침밥 핑게로 1층으로 먼저 내려왔다

그런데 직원들도 그 시간에 출근했는지 차디찬 난로위에 본능적으로 손을 대고 있다.

 

온몸을 외투로 두른 한 직원이 합판 쪼가리와 종이를 넣고 불을 붙이더니...PET 병 하나를 거리낌없이 던져넣어 날 대경실색하게 만들었다.

아직 분리수거나 환경오염에 대한 생각은 부족한듯.

우쨌든 난로는 따뜻해졌다,


커피한잔을 놓고 상념에 빠진 오지랖.  

어제는 뽕맞은 사람 같더니만 오늘은 소크라테스다.

 

카파도키아의 벌룬투어는 원래 예정에 없었다.

가격도 비쌌지만 겨울에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난다는게 낭만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지랖말에 현혹되서...^^;

겨울에도 투어가 진행되고 일인당 120 으로 싸게 해준다고 해서 얼른 현주에게 올라가 여부를 물으니 겁없이 ..풍선타고 싶다고 한다.

다시 내려가 오지랖과 상의하는데 120 이 TL 이 아니라 euro 라고 한다.   120 euro =  240 TL. 따블

현지가면 더 비싸니 여기서 계산하고 거기가선 비밀로 해달라는 신신당부에 또 현혹되어 세사람 돈을 지불했다.

 120 + 120 + 60(짱이) = 450,000 원  (카파도키아 도착해보니 더 쌌다 TT;)


아침밥으로 빵을 난로 위에 구워먹고 있는데 -어제 예정에 없던 생일이 되어버린- 아가씨가 내려왔다.

체형과 헤어스타일이 이국적인데다 빠다(butter)좀 먹은 영어를 구사해서 한국인이 아닌줄 알았는데 한국인이다. 

1년간 세계일주 계획을 잡고 용인에 살림 다 정리해서 떠나온지 4개월째라고 하는 Miran-C

부디 안전여행하시길 !


Check-out 하고 나와보니 그골목에도 한국음식을 파는 식당이 꽤 있었다

    ' 순창고추장 비빔밥'

    ' 감자듬뿍 닭볶음탕 , 밥한공기 오이김치무료 '

    ' 매콤담백 감자수제비 , 아삭아삭 호박 달콤양파 산뜻 당근 '     ...

웃어야 할지,울어야 할지.


근데 실제로 외국에서 먹는 한식이 국내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재료가 좋고 양도 많고 맛도 좋았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먹은 곱창전골이 그랬고, 로마에서 김치찌게가,

   캐나다 벤쿠버에서 먹은 전주비빔밥이 그랬다.  터키에선 안 먹어봐서 모름.

국내에서 밥 한끼 5,6천원 받고 만들려면 좋은 재료 넣기 힘들고 -그나마 중국이 옆에 있어 물가에

도움을 받는게 사실이다- 외국에선 당연히 다국적 음식과 경쟁을 해야 하므로 양도 질도 좋아질수밖에.

가격은 물론 국내보단 비싸다. 

 

파묵칼레는 조그만 개인 팬션들이 많고 옆 동네 카라하유트 (Karahayit) 에는 큰 리조트들이 많다.  


카라하유트 한가운데 모형을 만들어놨듯이 철분을 함유한 온천이 많이 나와서 스파나 하맘이 상대적으로 발전했다.

시내를 빙빙 돌아도 Red Spring 이라 불리는 붉은 물기둥을 볼수가 없었다

가게앞에서 빗자루질을 하는 남자에게 길을 물었는데 그 방향으로 가봐도 못 찾아서 포기.

더 큰 이유는 모양이 흉측해서 별로 보고 싶지 않았다는 거.


" 양갈비 1인분 10달러 "  여기도 한글메뉴판이 걸려 있었다


꽤 큰 규모의 자미 (camii) 를 짓고 있는데 느낌상 ' 세월아 네월아 ' 하는거 같았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한국인눈으로 보면 벌써 부도 났을 상황.


데니즐리쪽으로 가는 길.

들판 너머에 큰 산이 희미하지만 거대하게 보인다



데니즐리 시내에 도착했다.


파묵칼레에서 콘야로 가는 길은 데니즐리시내의 이 자미(Camii)있는 곳까지 이정표로 불러들이더니 갑자기 유턴을 시켜 교외로 길을 빼버린다

뭐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있는지 !

몇 미터만 포장해서 질러가게 하면 될 길을 5km 이상을 기름낭비 시간낭비 시키고 있었다

' 여기까지 왔는데 데니즐리 한번 보고 가~' 란 심오한 배려인진 몰라도.


데니즐리에서 기아자동차를 ㅋㅋ

당신들 노고덕분에 내가 좋은 환율로 여행합니다. 탱큐 !


데니즐리에서 콘야가는 길

풍광은 웅장, 도로는 한산







바다를 끼고 있는 서부(에게해), 남부(지중해), 북부(흑해)는 울창한 산림과 과수원 농지등이 많아 풍요로워 보였다 

그런데 중부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풍광이 삭막해진다. 동부지역은 갈색풍광만 보이는 거의 사막같은 척박한 땅이다.

남한의 8배 크기지만 쓸모없는 땅도 꽤 있나보다








Diner 라는 마을을 지나간다.

듬성듬성 세워진 건물, 낡은 정비소와 오도바이를 타고 속도를 즐기는 동네청년들이 이 마을 분위기를 조용히 설명한다.





짱이가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해서 주유소 앞에 잠깐 차를 세웠는데 버스를 기다리는지 중년 부부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다.


<클릭하면 확대됨>



Diner 를 우회전하여 으스파르타 가는 길에 웅장한 돌산.


콘야를 가는 길에 만난 도시, 으스파르타 (Isparta) -터키발음은 으~

가이드북엔 장미로 유명하다고 하지만 도시 입구에 큰 공장과 무미건조한 거리풍경 때문에 빨리 벗어나고 싶어 속도를 높인다.









도로끝에 뽀족산이 보여서


신기루 쫓듯 열심히 다가갔더니


험준한 돌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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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저정도의 악산이라면 너른 호수나 강 정도는 끼고 있을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