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저수지 사람들

2010. 12. 31. 13:30Turkey 2010





Asklepion (아스클레피온)은 시내 서쪽 언덕위에 있다

 

골목길을 오르는데 주택 축대에 알록달록 색을 예쁘게 칠해놨다

한 가운데에 태국기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그 이외는 터키국기 정도만... 한국사람들이 그린건가 ?


맞은편 담벼락에는 카펫 문양아래에 I ♥ Bergama 라고도 적혀있다

누가 그렸을까 ?  점점 궁금해지네


언덕위엔 조그만 저수지가 있고 그 둘레로 정겨운 마을이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었다





동네꼬마들이 나와서 놀고


아크로폴리스가 산위에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마을 뒤로 펼쳐졌다

여기가 아크로폴리스를 올려다 보기엔 베르가마에서 가장 좋은 위치가 아닐까 싶다


왼쪽엔 아스클레피온 입구고 오른편으로 조금 들어가면 주차장이다

차에서 내리는데 주차비를 받으러 한 남자가 다가온다. 너른 자갈마당에 차 한두대 세워져 있고 그 앞은 다 기념품점인데 여기도 주차비를 맞으려나 ?  산위 아크로폴리스에서 주차비 때문에 짜증이 난터라 처다보지도 않고 기념품점쪽으로 걸어갔다. 눈치를 보더니 감히 주차비달라는 예기를 못하고 슬그머니 사라졌다.


옆에서 호객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내가 사고 싶은건 딱 하나 PTT 전화카드다.    자기넨 없다고 한다

사진 아래 검은 츄리닝 학생이 갑자기 뛰어 가더니 새걸 하나 가지고 온다.

10 TL 이라서 20 짜리 지폐를 주고 잔돈을 기다리는데 생과일쥬스가 또 보인다


한잔당 5 TL.  관광지라 좀 비쌌지만 잔돈 받을걸로 2잔 만들어 달라고 했다


덩치크고 험상굳게 생긴 사내가 추우니까 들어와서 드셔도 된다고 해서 안으로 들어가니 식당이었다


창밖에 경치도 좋고


실내도 난로를 피워서 따뜻했고 아가자기했다


사내가 한번 먹어보라고 접시를 놓고 간다.

부드러운 죽위에 고소한 견과류가 십자로 듬뿍 뿌려져 있는데 한 숟갈 먹어보니 부드럽고 달콤했다


식당안에 할머니와 아줌마 그리고 사내와 아까 학생까지 모두 한 가족인걸 이제야 알겠다.

자기네들 만들어 먹으려다가 우리도 한접시 대접해준 것이다.


파는 음식이 아닌, 시골집에서 맛있게 만들어먹는 가족요리. 

음식 이름을 물어보니 ' 아쉬레 ' 라고 한다.

10여년전 여수 화양면 바다가 보이는 시골집에서 우연히 얻어먹은 한천 한 그릇 이후에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다.


외모는 소도둑놈처럼 생겼는데 내면은 따뜻했던 사내.


식당을 나서는데 솔방울보다 큰 이상한걸 팔고 있어서 물어보니 자시란다.

자시라고 ?  먹으라고 ?  

' 잣 ' 이란다.


가념좀점 옆에 공중전화가 있는데 고장이다

아스클레피온쪽으로 걸어 나왔다


양이 차냐 ? 


매표소앞에 낡은 전화부스가 있는데 문이 안 열린다. 좁은 틈으로 들어가서 간신히 아버지랑 통화했다


이후에 나 혼자 아스클레피온으로 들어갔고 현주랑 짱이는 저수지동네 마실갔다


동네 입구에 엄마말과 새끼말이 메어져 있다



산책나온 엄마와 애기사진을 찍었더니


엄마가 자기도 찍어달라고 멋드러지게 폼을 잡는다. 스카프도 뒤로 넘기고 ㅋㅋ




변변한 놀이터는 없지만 저수지는 동네사람들의 훌륭한 쉼터였다


다시 기념품점으로 돌아와



주위에서 모자쓴 요 녀석하고 짱이랑 나중에 결혼시키라고 장난을 친다, 


진짜 맘에 있는지, 좋은걸 보여주겠다고 짱이를 데리고 어디론가 간다




개집안엔 어미개가 불안한 눈으로 새끼강아지를 품고 있었다, 널적한 방댕이를 내놓고 젖을 빨던 강아지 한마리를 꺼내 짱이품에 안겨주었다

짱이는 그 녀석보다 강아지가 더 좋았다는 거 !



귀여운 애기를 찍어주니


이가게 저가게에서 사람들이 모두 나와 자기도 찍어달란다.

짱이는 인화필름이 떨어져 다시 차에 가서 가져올 정도로 대박 났다






일본여자랑 결혼해서 오사카에서 살다 왔다는 이 28살의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