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공중부양 침대

2010. 12. 30. 18:30Turkey 2010





난 터키에 개집이란게 존재하는지 궁금했다. 그만큼 개들은 가축이 아니라 길거리 야생짐승이었다

근데 이 시골에서 개집 파는 곳을 첨 봤다. 

' 개를 기르기도 하는구나 '


날이 저물고 차안에서 오랫동안 같이 있다보니 짱이랑 예기를 많이 하게 된다.

부모자식간엔 이 나이때가 가장 행복한거 같다.

아주 어려거나 더 크면 대화가 안되거나 령이 안 섰다



오후 6시.

베르가마시내를 들어오며 숙소들을 유심히 본다,

모텔 정도가 몇개 보이지만 한번 데인터라 큰 호텔을 찾아 시내중심지까지 들어갔다. 나름 유명 관광지인데 변변한 호텔 하나 없다. 시 경계로 다시 나가서 모텔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첨 간 곳은 로터리부근에 2층짜리 호텔인데, 옆으로 길어 콘도같아 보였다.

방을 볼수 있냐고 했더니 key 를 주고 보고 오라고 한다. 긴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도 없는 2층으로 올라갔다가 복도가 무서워 소리지르며 서로 앞서려고 뛰쳐 나왔다


깜깜한 로터리를 유턴해서 다시 시내로...

어둠속에 자미가 보이는데, 수틀리면 카펫 깔린 자미에서 자면 되지.


두번째 살펴본 모텔은 밖에서 1층 불빛이 포근해 보여 들어갔다

방이 두 종류라고 해서 현주랑 짱이한테 보고 오라고 했다. 주인은 골격이 거대하고 키가 큰 할아버지다. 등 뒤에 독일사진이 붙어있어 물어보니 10년간 독일 폭스바겐에서 트럭운전수 했다고 한다. 

로비나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숙박객들이 다 중년의 터키남자들이다. 방도 어둡고 담배냄새나고 욕실 전구도 안들어오는데 결정적으로...짱이가 그 악몽의 반디르마랑 비슷하다 해서 미련없이 나왔다. 

 

현주가 아까 시내에서 Pansyon(판숀-Pension) 을 봤다고 가보자고 한다,

  " Berlin Pansyon "

 

보통 팬션은 가족들이 운영-아일레 판시요누-하는데 역시나 가족소개를 한다.

사진 뒤에 하얀 잠바를 입은 사람이 주인인 오을싼 (32세)

                                      옆에 부인인 세마 (28세)

                                      그리고 컴게임에 폭빠진 6살 애기.

느낌이 좋다.


팬션이름이 Berlin 이라서 여기도 독일하고 관련이 있나 물어보니 오을싼의 아버지도 독일에서 오랫동안 살다왔다 한다.

우리나라와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여기 분위기는 독일이 더 형제의 나라가 아닌가 싶다. 터키입장에선 우리나라는 ' 어려울때 도와줬던 나라. 지금은 마이 컸네 !'  하는 정도.


콜싼이라는 새끼 고양이가 짱이에게 폭 안겨서 기분이 좋은지  " 골~ 골 ~ " 소리를 내며 잔다,


짱이가 콜싼 때문에 이 팬션에 폭 빠졌다,

첫눈에 짱이랑 콜싼이 사랑에 빠지자 오을싼이 콜싼을 선물로 준다고 가져가라고 한다.


세마에게 짜이를 몇잔 대접받고 돈을 지불하고 -아침포함해서 60 TL- 좀 쉬었다가 밖에 나가 시내구경하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현주가 춥고 피곤한지 방에서 쉬고 싶다고 한다


터키에서는 밤에 정말 할게 없다. 못 알아듣는 TV가 유일한 낙인데...여기도 말썽이다. 세마가 와서 보더니


셋톱박스를 새로 가져왔다


그래도 안 나왔다

TV를 통째로 다른걸로 바꿔왔다


마침내 나온다. 

PDP  LCD  LED  3D ?  손바닥만한 브라운관이지만 나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짱이가 신기해서 액자를 만져본다. 플라스틱으로 찍은 모조품


현주는 침대 독차지하고 거기다 히터까지 확보하고 잔다.

난 사바나의 늙은숫사자 마냥 서열에서 완전히 밀렸다


짱이랑 베드에 앉았는데 갑자기 베드 앞 부분이 번쩍 들렸다-사진에서 보면 다리가 공중에 들려있다-

고대로 반으로 접혀 땅속으로 꺼져버릴 기세. 공중에 떠 있는 침대에서 추워 웅크리고 잠을 청한다.


창밖에선 단조로운 터키음악이 반복되고 복도에선 12시까지 문여는 소리, 지나다니는 소리, 부르는 소리.... 


* 터키 여행중 가장 불편한 숙소순위로 여기가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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