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30. 12:30ㆍTurkey 2010
터키의 유적지중 가보면 가장 후회한다는 곳이 트로이다. 명성에 비해 볼 만한 것이 없는 폐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악평에도 불구하고 내가 트로이를 찾은 이유가 있다.
현주가 대학교 때부터 아끼는 책이 있는데 CC라서 나도 이 책을 종종 펼쳐보곤 했다. 『세계문학전집』 1983년 한국일보사 발행,
저자 김성우기자가 1970년대 전 세계 200여 도시와 마을을 돌며 직접 찍고 쓴 문학기행이다.
그 첫장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오딧세이편이고 일리아스의 배경이 트로이다.
의자에 편하게 앉아있는 관광객뒤로 서있는 거대한 목마
그리스군의 군함 천 척이 새까맣게 떠 있었을 다다넬즈 해협이
내 머리속에 청사진처럼 콕 박혀 버렸다.
양치기가 길을 건너려다 우리 차를 보고 멈췄다.
먼저 가라고 내가 손짓했다 -양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눈에 담고 싶어서-
'Troia 3 ' 이라는 도로표지판이 보인다.
Troy 나 Troia 는 원래 그리스발음. 고대 그리스인이나 로마인과는 상관없는 지금의 터키인에겐 그저 Truva 일 뿐이다
양들이 무사히 길을 건넌후 차를 출발 시켰는데 양몰이개가 나를 맹렬히 쫒아왔다
" 대열에서 이탈하지 마라 ! " 고 짖으며..
난 가족이 있어 눈물을 머금고 그 자리를 떳고 그 개는 더 이상 날 쫒아오지 않았다. 내가 순한 양-띠-인걸 그 개는 한눈에 알아봤다.
조금 더 가니 또 다른 양떼를 만날수 있었다.
트로이유적지 주변엔 이상하리만큼 동네가 없다.
한때 너무 번성하여 지기가 다 한걸까 ? 그나마 이 동네가 가는 길에 있을 뿐이다. 그래서 차낙칼레가 트로이의 베이스캠프 역활을 한다
요 목마는 1975년- 나 국민학교들어갈때-터키정부가 부근의 아이다산에서 가장 질 좋은 소나무를 베어와 높이 12m 로 옛 성문자리에 세웠다.
그 이후 트로이의 상징이자 전망대의 구실을 제대로 했다
악평을 듣고 온 사람들이 목마 사진만 찍고 가니 아예 멀찍이 팬스를 쳐 버렸다
유적지에 볼거리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려는 생각보다는 심술만 ...
지난번에 터키와 독일사이 불륜같은 관계가 의심스러웠는데 여기 투루바에서 단서를 하나 잡았다.
전설로만 여겨졌던 토로이 고대도시와 토로이전쟁이 역사적인 사실로 인정받게 되고 방치된 허허벌판이 터키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결정적인 역활을 한 것이 독일이다. 1871년 독일의 하인리히 슐리만이 어릴때 읽던 토로이전설 동화에 푹 빠져 나이들어 재산 다 정리해 와 여기 투루바땅을 파헤쳐 유적을 발굴한 것이다
그렇지만 독일놈들 역시 터키의 유적과 보물들을 어마어마하게 약탈해 간다. 앞으로 쓸 '베르가마' 편에서 다시 이야기해보자
우리도 목마만 찍고 돌아나왔다.
화창한 날씨에 이 땅위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아래 사진은 로마 바티칸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라오콘(Laocoon) 조각상이다.
라오콘이란 인물은 아폴로신을 섬기는 트로이의 사제다. 그리스 군이 트로이에 목마를 놓고 가자 라오콘만이 그 목마를 수상히 여기고 성안에 들여놓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가 목마에 화살을 쏴보자 공명음을 내며 박혔다, 그순간 두 마리의 큰 뱀이 바다에서 올라와 라오콘과 두 아들을 칭칭 감아 죽였다, 사람들은 라오콘이 신의 노여움을 타서 그랬다고 불안해하며 목마를 성 안으로 끌어다 놓는다. 그 날밤...
여기 오는 사람들의 90 % 이상은 다 단체관광객이라서 간간히 보이는 개별여행자들은 눈에 금방 띄었다.
B.C 3200년부터 A.D 500년 동안 토로이는 여기서 9번을 흥망성쇠했다.
트로이가 마지막 망한지 한참이고 내가 봐선 10번째로 일어설 기미는 전혀 없어보이니,...
그때 라오콘의 말만 잘 들었어도 역사가 어떻게 바꼈을까 ?
호메로스의 글에서 트로이는
' 바람이 황량한 '
' 강물은 소용돌이치고 물가의 풀밭위로 황새와 홍학과 왜가리가 날아다닌다 ' 고 묘사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트로이의 명성만 듣고 온 수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던거 같다
Troy 에 왔다 가지만 유적보다는 Truva 의 자연경관이 더 기억에 남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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