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7. 09:00ㆍTurkey 2010
시차때문에 새벽 6시만 되도 눈이 떠진다.
아침 일찍 먹고와
나갈 채비를 하며 날씨를 살필겸 창문을 연다
Windy !
오늘은 그랜드 바자르다.
어제 한번 답사를 해서 헤매지 않고 잘 찾았다.
일찍 가야 주차할수 있겠다 싶었는데 벌써 어두운 터널에 차들이 다 세워져 있고 맨 끝에 차 한대 댈 곳만 남아있다. 9:00
차대고 나오는데 한 남자가 쓰레기통을 가르친다. 아~ 청소차가 작업하는 곳이라 차를 안 댄거구나
다시 끌고나와 시장 끝에 간신히 차를 댄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주차요원이 영수증을 들고 우릴 보며 웃는다. 2시간 4 TL.
저승사자한테도 주차비 받을 놈들
아래로 쭉 내려가라는데 지름길인거 같아 이 길로 꺽어 한참을 올라갔다.
막다른 길,
사람들에게 물으니 건물 틈 한사람 지나갈 정도의 좁은 통로를 가르친다.
턱이 높아 간신히 기어올라가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가게 앞 물건을 짚었는데 큰 소리가 났다.
가게안에 남자들 몇명이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물건 정리해주는 척하며 살짝 웃어주었다
이스탄불의 인구가 서울이상 되니 당연한 거지만 사람들이 구석구석 참 많이 낑겨산다.
통로를 나오니 건물 뒤가 요로코롬 생겼다. 남의 집 마당으로 내려가라고 ?
가 ? 말어 ? 고민하다 지나가는 할아버지에게 물어봤다.
당연한듯이 내려가라고 하면서 짱이 예쁘다고 사진찍어달라고 한다
짱이 心히 불쾌했다
내려갔지만 고민은 계속된다
그 크고 유명한 그랜드바자르가 고작 요런 길로 가야 되는건가 ?
Wild Cat 은 사람을 놀라게 하고 빗물에 쓸려온 쓰레기로 계단은 미끄럽다
난간도 없는 곳을 조심조심 내려와
꼬불꼬불 미로를 지난다
' 알라딘이 요런 미궁속을 헤맸응께 요술램프라도 줏었지, 니도 한번 기대해봐~ ' 최면을 걸며.
근데 온 길을 다시 찾을 자신은 없다는거 ...
비로소 상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니의 요술램프는 없고 물담배만 또아리를 틀며 날 기다리고 있었다.
후줄근한 양탄자위에 앉았다.
도무지 날거 같지 않아 가격도 안 물어봤다.
서서히 기지개를 펴는 그랜드바자르
바닥청소하는 상인
물건정리하는 상인
준비 끝내고 짜이한잔하는 상인
호객하는 소리를 덜 들으면서 구경하니 맘이 편하다
너무 넓어서 길을 잃는다고 하도 겁을 줘서 이 개수대를 기점으로 움직였다
상인들이 물을 받아가고 걸레를 빨고 아침준비가 한창이었다.
그 많은 상가에서 여자점원은 딱 한사람 봤다,
하긴 물건 사러 오는 사람도 다 남자니까
그래도 그렇지 여성 물건은 시큼털털한 중년남자가 꺼내오면 안 되는거 아닙니까 ?
짱이가 하나만 사달라고 조르는 것이 뭘까 ? 기억이 안난다.
가져야 되는 사람은 절실하지만 주는 사람은 느긋한게 세상의 이치란다. 내 딸아 !
분위기 있는 Cafe
커피를 마시는 터키의 Cafe 문화가 유럽으로 전파되었다던데...
터키식 커피가 유명하다고 한국에서 많이 들었는데 정작 마셔본 건 며칠후 였다
대부분이 짜이를 마신다.
술탄, 핫산, 마흐멧, 알라딘 ! 다 거깄었구나 ~ 한참 찾았다.
내가 힘들게 터키에 온 것은, ' 요술램프처럼 둥그런 모스크아래서 초승달칼을 차고 술탄 모자를 쓴 알라딘이 꼬부라진 아랍글자를 휘갈겨쓰는 모습 ' 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골 촌구석에서 최신 아이폰을 꺼내 터치하는 그들을 보며 환상이 깨지는 고통을 느꼈다. 이젠 전세계 어디를 가도 그들만의 문화를 온전히 유지하는 곳은 없다
만국기 속에 태극기도 보여서 반가웠다.
보면 예뻐서 사고 싶지만
막상 한국에 가져다 놓으면 촌스러워 거의 쓰레기 취급당하는걸 잘 알기에 그랜드 바자르를 빈손으로 나왔다.
'Turkey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 오르타쾨이-홀 (Odd) (0) | 2010.12.27 |
---|---|
18> 실크로드의 종점 그랜드바자르 -外 (0) | 2010.12.27 |
16> 아라스타 바자르, 바가지 바자르 (0) | 2010.12.26 |
15> 슬럼가에서 길을 잃다. (0) | 2010.12.26 |
14> 아랍의 맏형. 터키 (0) | 2010.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