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도도한 Verona, 따뜻한 Zuppa

2006. 1. 16. 19:00Italy 2005

 

 

 

파도바에서 늦게 베로나로 향했다.

남원하면 춘향이듯 베로나하면 로미오와 쥴리엣이다. 오늘 저녁은 그래서 베로나에서 낭만적인 저녁을 먹고 연인처럼 잠들어야겠다.

 

그러나 베로나의 첫 느낌은 예상을 여지없이 빗나갔다.

막히는 시가지, 정신없는 경적소리 그리고 돌다 보면 다시 그 자리...여기야말로 에버랜드 범퍼카장이다 

              

보이는 호텔들은 별 5개짜리 최고급뿐이었다. 포근한 정겨움은 커녕 ' 값비싼 부티크니 아무나 들어오지 말라 ' 는 기분이 확 들었다.

배는 고프고 날은 어둑해지지만 도시를 빠져 나오기 위해 다시 차를 서쪽으로 몰았다.             

고속도로를 한참 달리다 모르는 낯선 동네로 빠져나왔다.

 

 ●

 

 

숙소를 찾아 이면도로까지 훑어보는데 식당들만 보인다. 좀 더 내려가니 조그만 모텔같은 슥소가 하나 보이길래 두말않고 체크인 했다. 호텔 프런트에 직원이 영어를 전혀 못한다. 방값은 싸지만 삭막하기 그지없는 Room. 

 

이젠 저녁을 먹을 시간 !

식당을 열심히 찾는데... 이번엔 길가에 듬성듬성 있는 건물들이 죄다 호텔만 보이고 식당은 또 없는 거다. 자유여행의 가장 단점이 이런 순간이다. 한참을 가다보니 Chinese Restrante 가 보였다. 혹시 따뜻한 짬뽕국물이라도 먹을수있겠다 싶어 반가운 마음에 들어갔다. 넓은 홀안엔 손님이 거의 없어 더욱 썰렁했다 

  

민박집 아저씨에게 우리나라의 국물이나 찌개에 해당하는 이탈리아말을 물어본 적이 있다

" 쭈파 (Zuppa) "

쮸파달라고 하니 이해했다는 듯이 계란탕같은 따뜻한 국물을 갖다주었다, 볶음밥도 시켰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는 맛하곤 다르지만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었다. 양은 또 왜 그리 적은지... 

나중에 보니 이 식당은 위층에 숙박도 겸하고 있었다. 아쉽당 ~

  

이탈리아의 북부지방이라고 확실히 더 춥다.

거기에 도시들 마저 도도하고 세련된거 같아서 마음은 더 썰렁하다. 

  

따뜻한 지중해 해변과 나폴리의 소박한 환대가 더 그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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