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Venezia ...in the dark

2006. 1. 15. 16:00Italy 2005

 

 

 

 

               

 

태양이 수면위에 은빛으로 부서진다면, 어느덧 시간은 늦은 오후.

 

 

리알토다리 건너 저 골목으로 들어가니 시장이 있었다.

과일과 채소와 해산물을 보며 여긴 민속촌, 에버랜드가 아니였지 ! 놀랐다. 

당연히 사람들이 사는 곳인데, 아무 생각없이 보면 비현실적인 이 곳에선 누군들 혼란스러울 수밖에...

  

십자군전쟁의 승리와 막강한 해상도시건설, 유럽및 터키과의 경쟁등 역사를 만들어가던 베네치아인,

그들이 아직도 면면히 살고 있었다

 

베니스 운하를 연결한 최초의 다리인 리알토.

그 위를 주민들과 경찰 그리고 상인들이 분주하게 넘나들며 삶을 만들고 있다

 

 

 

 

 

바포레토를 타고 Murano 섬을 다녀왔다

무리노도 베네치아와 같이 다리로 이어진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1291년, 본섬의 화재와 연기피해를 막기 위해 용광로와 기술자들을 이곳으로 옮겨놓은 이래로 유리산업의 중심지가 되어왔다.

근데 이름이 좀 일본틱하다 ?

 

태양은 서쪽 하늘을 붉고 파랗게 물들이다 이내 진한 군청색으로 사위고 있다.

 

 

 

 

무라노에서는 그색 고대로 유리속에 녹여 작품으로 환생시켰다.

 

해가 사라지는 속도만큼 관광객들도 증발해 버렸다.

끊어질 배편을 걱정하는 몇몇 외지인만 바쁘게 발걸움을 재촉하고 있을뿐...

 

인적이 없어진 베니스의 밤은 절대 낭만적이지 않았다.

천년전 이런 밤에 베니스의 상인들은 무슨 재미로 이 섬속의 섬에서 외로움을 달랬을까 ?

갑작스런 홍수에 주민들이 다 도망간 텅빈 유령의 도시처럼...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몇몇 상점들만 한겨울 썰렁한 돈통을 들여다보며 환한 불을 끄지 못하고 있었다.

 

 

이웃섬 무라노에서 만든 유리공예품들이 예쁘게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너무나 아름답지만 가격또한 후덜덜하다.

조그만 액자 하나 깨지지 않게 포장해서 얼른 배를 탔다

 

 

건물들은 거의 다 불이 꺼지고 운하길로만 가로등을 켜놓았다.

 

예전에 비해 베니스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한다. 여기도 아이들 학교문제나 젊은이들의 일자리때문에 뭍으로 많이 나간다. 집은 사람의 온기로 버티는 법인데...설상가상, 해수면의 상승으로 산마르코광장까지 물바다가 되는 일이 종종 벌어져 귀중한 인류의 유산이 수장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드디어 광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선착장 옆에 현대식 수퍼마케토가 보인다. 베니스의 이미지랑 절대 안 어울리는...오늘밤에 먹을 우유와 빵을 좀 샀다

하루종일 차를 세워놔서 뭔일이 있긴 있을거야 ! 하며 열심히 주차장에 가보니 역시 앞유리창에 범칙금 통지서가 끼워져 있다.

 

 

 

              

새 잠자리를 찾아다니기엔 너무 피곤하다. 싸고 친절한 기억이 나서 지난밤 묵은 곳으로 다시 갔다.

어제 프런트의 남자랑 오늘 남자가 동일인인지 쌍둥이인지 너무 닮았다. 형동생이란다. 또 왔으니 깎아달라고 졸라 2 유로 D.C ㅋㅋ

 

배고파 바로 옆 식당으로 곧바로 갔다.

백인천지다. 꼬맹이가 아예 대놓고 우리를 구경하고있다.

 

식당 안 테이블이 다 찼다.

긴 빼빼로 같은 과자 두봉지 주고 가더니 주문한 스파게티는 감감무소식이다  분주한 웨이터들 사이에 식당주인 아줌마-전원주같이 생긴-도 열심히 써빙을 도와주고 있다.

어깨 위로 들고 옮기는 접시를 보니 허연 스파케티다. 올리브유로 번들거리는 면발과 그 위에 찌즈가루까지...한눈에 느끼~

현주랑  " 저런걸 어떻게 먹지 ?    엄청 느끼하겠다.    양놈들 식성이 참 특이하네 " 흉보는데 지나가던 아줌마가 갑자기 몸을 돌려 우리자리에 내려놓는거다. 웃으며 뭐라고 한마디 하고 가는데 그 황당함이란...우리가 찍은 것이 하필, 봉골레스파게리였다

 

맛은 ?  ... 의외로 맛있었다, 라고 해야 할거 같다.               

 

옆 자리에 백인들 피자 먹는 방법이 독특하다. 발라먹고 버린 갈비뼈처럼 피자테두리만 접시에 덩그러니 남겨져있다.

 

방으로 들어왔는데 온기라곤 화장실벽 전열기뿐이다

등대고 수다를 떨며 베니스의 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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