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 15. 09:30ㆍItaly 2005
오늘의 여정은 베네치아다.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강. 이 강만 따라가면 된다
강변 경치구경을 하며 가다보니 이정표가 보인다. 왼쪽으로 가면 VENEZIA , 오른쪽으로 가면 venezia
어느쪽으로 가지 ? 차를 세우고 잠깐 고민하다 작은길로 갔다.
들판너머 높은 뚝위로 차들이 날라간다.
파도바에서 베니스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저 빠른길보다 이 느긋한 길이 더 좋다.
시골길은 끝나가고, 높은 굴뚝의 공장과 유리창 깨진 창고건물, 먼지앉은 가로수로 접어들었다. 큰 공업도시 변두리로 들어선거 같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이렇게 삭막한 풍경을 가진 도시도 첨이다. 베니스의 낭만이 확 깨고, 약간 무섭기까지 하다
여기는...베니스를 껴안고 있는 모항 Marghera 였다.
섬나라 베네치아를 이어주는 다리. Ponte della Liberta.
언제 이 다리가 생겼는진 모르겠지만 덕분에 난 차에 편하게 앉아 저 멀리 보이는 베네치아로 건너간다.
주차장은 손바닥만 했지만 바닷물 천지인 이곳에 차를 댈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다. 다행히 한두자리가 비어있다.
유료주차가 아니여서 자꾸 불안한 마음에 뒤돌아보게 된다. 견인만 안 당하길...
이 사진이 베니스의 첫 인상이었다.
난 약간 흥분했는데 상대는 담담해서 혼자 뻘쭘한 상황처럼... 고요하다
운하를 골목길로 둔 주택가에서 무릎을 끓고 컵을 들고 있는 구걸녀에게 현주가 1유로 동전을 던져 넣는다
사람들은 비교우위에 있을때 기꺼이 주머니를 연다.
베니스에 오는 개별 여행자와 구걸인과의 간격은 얼마나 먼 거릴까 ?
그 경제원리에 있어선 구걸녀가 비교우위에 있음은 확실한거 같다.
구름다리를 몇개 넘다보니 슬슬 오던 길이 헷깔리기 시작한다.
이러다 스끼다시에 배불러 정작 회는 매운탕에 투척하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되짚어 돌아와 바포레토(수상버스) 하루권을 샀다.
꽤 비싸서, 언 손가락을 꼽아보니 본전뽑으려면 7번쯤 타야 한다. 그래서 먼곳부터 가보기로 했다
Lido 섬. 초승달처럼 생겼는데 먼 바다에서 오는 해일을 몸으로 막으며 베니스섬을 감싸고 있다
1 월의 바닷바람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입도 얼어 서로 눈빛으로 대화했다
' 여기서 내릴까 ? '
' 셧... 더... 마우스 '
' 네... '
배에 탄채로 본섬으로 돌아오는데 입구에 왠 반짝이는 거대한 조형물이 꽂혀있었다.
꼭 갑오징어 패각같기도 하고...써핑보드같기도 하고...
드디어 오늘의 하일라이트. Palazzo Ducale 가 보인다
선착장엔 베니스의 명물인 카니발가면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화끈하게 놀려면 얼굴은 가리고 ㅋㅋ
가면을 보니 카사노바가 왜 베니스를 그토록 사랑했는지 감이 팍팍왔다.
두깔레궁을 가려면 Ponte della Paglia를 건너야 한다.
이스트리아산 돌로 지어진 다리로, 솔방울조각이 새겨진 난간과 기둥이 예쁘다.
바로 앞에 보이는 2층높이에 다리는 Ponte del Sospiri (1600)로 두깔레궁전과 감옥사이를 이어주는 통로다.
재판을 받으러 가는 죄수들의 한숨을 따서 탄식의 다리라고 부른다
몸을 녹이기 위해 Sansoviniana 도서관 1층에 있는 caffe' Chioggia 에 들어갔다.
나이가 들수록 나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된다
현주가 내심 화장실을 찾고 있었는데...갑자기 벽이 두쪽으로 나누어지더니 그 사이에서 백인여자가 나오는거다.
화장실을 숨겨놨군. 쌘스쟁이 ㅋㅋ
따뜻한 짬뽕국물 대신 뻣뻣한 피자로 점심을 때우고
계산하려고 출입구쪽으로 가니 우리를 Serve 한 웨이터에게 하라고 한다. 팁 주란 예기지 뭐 !
외국인이 프런트에서 주문을 한후에 한 테이블을 가르치며 " Here ? " 하는데 웨이터가 " No ! here ~ " 하며 다른 자리를 강권한다.
몸도 풀렸겠다 슬슬 광장으로 나왔다
몸매가 닮은 두 여인
여기는 나폴레옹이 " 유럽에서 가장 우아한 응접실 " 이라고 한 Piazza San Marco
화려한 행렬, 행진, 정치적 활동 ,수많은 카니발을 치뤄온 역사의 광장. 지금도 영화촬영 장소로 각광받는 이 곳
두깔레 궁 옆에 Basilica San Marco
해협 건너 Santa Maria della Salute 이 보인다.
대운하 초입에 있어 " 응접실 입구에 서있는 아름다운 여인 " - 헨리 제임스- 이란 칭송을 듣는 바로크양식의 교회.
매년 11월에는 배를 이어붙여 다리를 만들고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대운하를 건너가 예배를 드린다
왠 경성제대 학생들 몇명이 우르르 배에 탔다
남자인 내가 봐도 멋쪄부러~!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건물들이 한 시대의 건축풍을 다 따르고 있었다.
Just 바로크 ! 난 고딕양식이 좋아 ! 난 포스트모더니즘 ! 이러며 튀는 건물이 없다.
그 당연한 것을 우리나라에선 찾기가 힘들다. 400 년된 고택옆엔 슬라브집, 근대건축물 옆에 파란기와지붕...
Ponte di Rialto 에 도착했다.
베네치아에서 사람이 살기 시작한 최초의 장소로 은행과 시장이 많아 가장 바쁘고 복잡한 장소가 되었다.
다리위에서 보면 운하 사이에 물결을 가르는 배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 곤돌라는 11세기 이래 베네치아의 일부가 되어왔다. 날렵한 선체와 평평한 밑면은 강폭이 좁고 수심이 낮은 운하에 안성맞춤이다. 왼쪽으로 약간 굽은 뱃머리는 노의 힘을 조절하여 곤돌라가 원으로 돌지 못하게 한다. 1562년에는 모든 곤돌라의 색을 검은색으로 제한하는 법령을 발표하여 부의 과시를 위한 화려한 장식을 막았으나 특별한 행사가 열릴 경우에는 꽃으로 치장하기도 한다...
배삯이 비싸서 왠만한 관광객들은 엄두를 못 냈다.
그중 말 붙이는 사람들은 꽤나 부유한 관광객들이란 걸 알고 있는 뱃사공들은 능글맞게 그러나 절대적으로 가격을 고수한다. 관광객이 화나서 돈을 팽겨칠 정도로...저가정책으로 하루죙일 노 저어도 빠듯한거보다, 한명 받더라도 편하게 돈 벌자는...
뭔가 아는 놈들이다. 베니스상인의 후손이 틀림없다.
리알토다리 아래...따뜻한 오후 햇살, 향긋한 커피, 훈훈한 연인들
사진 크롭핑을 하려고 프레임을 갖다 대본다. 대보는 각도마다 어찌 그리 분위기들이 다른지 도저히 자를 수 없었다
천의 얼굴을 가진 베네치아.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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