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7. 26. 16:00ㆍJapan 2004
홋카이도의 한가운데에 높은 산들이 팽이꼭지처럼 모여있다.
그중 다이세스산(大雪山)은 해발 2000m 높이로 훗카이도에서 가장 높아 고산식물이 자라고 원시림이 울창해 대자연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그 산을 중심으로 서쪽이 후라노 비에이 지역이고 동쪽에 높이 100m 이상의 절벽을 끼고 24km의 대협곡이 이어지는데 이곳이 소운쿄다
소운쿄가는 길에 차세우고 ...
산이 솟은건지 땅이 꺼진건지 분간이 안된다
한참을 들어가니 호텔들이 모여있는 곳에 도착했는데 이곳이 1857년에 발견된 역사 깊은 소운쿄 온천지역이며 다이세쓰산 국립공원의 현관과 같은 곳이다.
Spider man 이 산절개지에 거미줄을 쏜줄 알았다 ㅋㅋ
온천지역이라 호텔들이 몇개 있었다. 분위기를 살필겸 한바퀴 돌아보았다. 고급스럽고 큰 호텔도 있고 작은 팬션정도의 숙소도 있어서 중간 크기의 호텔앞에 차를 세웠다. 입국 첫날인 어제 팬션 좁은방을 40만원돈 주고 댄터라 단단히 각오하고 가격을 물어보았다. 역시 세게 나온다.
할인 프로모션 있냐니 그것도 없단다-여름 피크라서-.
깎아 달라니 약간 깎아주긴 하는데 저녁 식사 포함이라 더는 안된단다. 오기가 생겨서 흥정하면서 마지막 카드를 내밀었다. 방 두개 필요없구 하나에 다 잘테니 더 깎읍시다. 해외을 다니면 방 갯수보다 인원수로 숙박비를 받는데 우리나라는 대강 ' 방 하나 주슈 !' 하면 되는 좋은 나라다.
경재 일본옷 입은 폼이 꼭 싸무라이 같다
다다미방에서 차 한잔하구
본전뽑으러 경재랑 지하 온천탕에 유카타를 입고 목욕용품을 달랑달랑 들고갔다
우리나라 대중사우나보다 후졌다. 신고온 슬리퍼를 들고 탈의실에 들어가니 옷장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큰 소쿠리에 옷을 벗어 선반에 올려놓는 방식 같았다. 이러다 도둑맞는거 아냐 ?
불안했지만 다 벗고 그 위에 슬리퍼 뒤집어 선반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탕안엔 이미 할아버지 한분이 들어가 있었는데 머리위에 하얀 수건을 접어 올려놓고 조용히 앉아있는 모습이 장난치는줄 알았다. 우리나라 옛날 인력거꾼이나 막노동하는 사람같은 느낌. 그 이후 들어오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정수리 위에 수건을 올려놓았다. 가만히 보니 탕안에 피넛 두개 내놓고 다니는건 우리 둘뿐이였다.
일본인들은 다 벗었어도 수건으로 고 부위만 가리만 ' 다 안 벗은거다 '란 무언의 사회적 약속이 있다 한다. 조그만 천으로 가리기만 하면 입은거다. 다 벗은게 아닌거다. 그래서 서로의 몸을 처다보면 절대 안된다.욕조에 들고날때 수건으로 가리기 위해 안 젖게 머리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머리가 아파서 올려놓은게 아니다. 우리가 보면 다 벗은건데... 뭐 임금님옷도 아니구 ㅋㅋ
여행내내 수염을 안 깎을려고 했는데 탕안에 일회용면도기가 있어 세숫비누로 면도했더니 얼굴이 다 쥐뜯겼다.
아 쓰라려 !
재밌게 수영장을, 아니 탕안을 나와바리 만들고 있는데 갑자기 탈의실쪽이 소란스럽다.
관리아저씨와 남자손님간의 대화인데 일본어는 모르지만 분위기가 대충 이런거 같았다.
" 아니 지저분한 슬리퍼를 여기다 올려놓면 어떻해요 ? "
" 아~ 나 아녀요. 왜 나한테 지랄이세요 ~"
" 스미마셍 ! 근데 누가 선반위에 슬러퍼를 ... @#$%^& ! "
관리인이 사라질때까지 탕안에서 놀다 나와야했다
숙소도 구했고 목욕도 했겠다 여독이 벌써 다 풀린거 같다.
밖으로 나와서 산책을 하니 비로소 소운쿄가 눈에 들어온다
저녁상을 봐놨다고 해서 식당으로 내려갔다.
식당 안쪽 창가 코너자리에 우리 가족을 위한 상이 아래 사진처럼 차려져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튀김도 있고 화려하고 예쁜 그릇에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로 진수성찬이였다.
일본에 와서 드디어 잘 먹게 되나보다 ㅋㅋ
Visual 만 이뻤다.
우리가 앉자마자 전골냄비에 불 지펴서 보글보글 끓여주고 과일에 후식 음료수까지 정성껏 차려준건 고마운데 맛은 그닥~ 은재가 Early-adapter로 시식하면 반응봐서 경재가 먹고 그다음 안사람이 먹고...짱이랑 나는 없어서 못 먹을정도였지만 ㅋㅋ
밥먹고 방으로 올라왔는데 방에 이불리 깔려있는거다.
분명 우리가 한게 아닌데 가방도 구석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싶은 분은 여기를 클릭
아이들이 일본옷 (유카타 ?)이 신기한가보다.
산책할겸 유카타를 입고 나와서 로비로 나왔다.
우리정서엔 잠옷입고 밖에 나오는게 안 맞는데 일본사람들이 저렇게 입고 나다녀서 우리도 해봤다.
로비에 앉아서 TV 리모콘을 눌렀는데.. 앗 ! 완전 뽀르노다.
19금 정도가 아니라 인터넷에 미풍양속을 해치는 음란사이트로 차단될 정도의 수준이였다. 포론트엔 여직원이 서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무표정이다. 다행히 로비에 손님이 거의 없었다. 얼른 다른 채널로 넘기긴 했는데 우리애들이 본거 같다. 오늘 엄마한테 고자질하면 사태 심각해지겠군 ! 근데 이 나라 참 적응이 안된다. 왜 이리 재밌는 거야 ? ㅋㅋ
설악산 설악동같은 느낌의 밤 풍경
기념품점엔 밤늦게 불이 꺼지질 않구
밤에도 아름다운 정원과 꽃
" 흥 ! 이쁜척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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