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Botticelli - 비너스의 탄생

2006. 1. 12. 16:00Italy 2005

 

 

 

피렌체의 우피치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엔 수많은 예술작품들이 많아 주마간산으로 걸어다니며 관람하기도 벅찼다. 그러다 한 그림앞에서 난 얼어붙고 말았다. 몸을 돌려 경건하게 정면을 바라보며 한 동안 넋을 잃었다. 나만 그런게 아니였다.

미술관에선 사진촬영이 금지란걸 잘 알고 큐레이터들이 방마다 돌아다니며 감시하고 있었지만 '후레쉬를 안 터트리고 찍을께요' 속으로 용서를 빌며 도촬을 하는 만용을 부릴수밖에 없었다.

사전 지식도 없이 처음 본 그림에 이렇게 몰입할수 있다니 !

 

이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1485년  184x 285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그림을 자세히 묘사한 글이 있어서 옮겨본다             

...여신의 입술이 파랗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부푼입을 벌리자 여신의 타래진 머리카락이 나부낀다.

보티첼리는 비너스의 자세를 약간 기우뚱하게 그렸다. 가만히 놔두면 넘어질것 같다. 큼직한 가리비 조개껍데기가 서풍에 떠밀려 키프로스 해안의 모래톱에 닿는 순간이다. 비너스는 균형을 잡으면서 뭍으로 발을 옮긴다. 그 바람에 조개껍데기가 기울었다. 빛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비친다. 여신의 도착을 맞이하러 왔다. 햇살은 조개껍데기 위쪽 가장자리를 금빛으로 바른다. 빛은 다시 튕겨 올라서 여신의 옆구리를 은은한 광채로 물들인다 ...

작품해설도 걸작이다. 

 

이 그림이 만들어지게 된 일화가 있는데 -노성두의 "유혹하는 모나리자" 중에서 - 

...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아름다운 애첩이 있었다. 결혼은 춤솜씨가 볼만한 록사네와 했지만 여자 하나로는 성에 차지 않았을까 ? 애첩 판카스페는 조각처럼 아름다운 몸매로 대왕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알렉산드로스는 화가를 시켜 판카스페의 눈부신 젊음이 사그라들기 전에 알몸을 그리게 한다. 불변하는 예술의 거울에다 자연의 드문 기적을 담아두려는 생각이었다.,

신성한 의무를 떠 맡은 화가는 아펠레스, 헬레니즘 최고의 붓을 자랑하며 미술사에 숱한 전설을 남긴 명장이다. 어느날 그림이 잘 되어가나 싶어 화가의 작업실에 들렀던 알렉산드로스는 어처구니없는 광경에 그만 아연해진다. 아펠레스와 판카스페가 꼭 끌어안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 것이다. 젊은 대왕의 눈에서 불이 튀었다, 아니 저것들이 ? 현장에서 붙들린 두 연인은 고개를 떨구었다. 섣부른 애정행각의 대가는 뻔했다. 아펠레스는 하루아침에 총애를 잃고 모가지가 달아나게 생겼다. 아름다운 자연의 저주 앞에서 예술의 눈이 멀어버린 것일까 ?

옛 기록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적수를 제압했던 알렉산드로스는 이날. 자신의 노여움과 질투조차 거뜬히 누름으로써 참된 영웅의 면모를 과시한다. 대왕은 벌을 기다리던 화가에게 상을 내린다. 아끼던 애첩을 선사한 것이다. 아펠레스는 그후 더욱 분발했고 기량도 한층 무르익었다. 또 판카스페를 모델로 세우고 예술혼을 쏟아부어서 {바다 거품에서 태어나는 비너스]를 그렸다고 한다. 갓 태어난 알몸의 조형에다 새벽별처럼 어여쁜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담아서 미와 사랑의 여신을 완성한 것이다.

피렌체 화가 보티첼리는 플리니우스가 쓴 옛 기록을 읽고 무릎을 쳤다, 지금은 전해지지 않는 1800년전 까마득한 옛 그리스의 거장 아펠레스의 붓을 흉내내기로 결심해서 나온 작품이 이것이다.

 

알렉산드로스는 영어발음 알렉산더대왕의 그리스원어 발음이다.

대왕이 BC 350년대사람이고 보티첼리가 AD 1450년 이후 사람이니 1800년의 시간이 맞다. 옛날이나 현재나 미의 기준은 비슷한거 같다.

아름다움이란  아침의 반짝이는 이슬만큼이나 순간이라는 것도 옛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고...

              

<인용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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