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뇌르틀링겐-2 Nordlingen

2023. 8. 17. 11:27Germany 2023

6.11. 일. 오전

 

1시쯤 잠들었다가

현주가 무섭다고 자꾸 내쪽으로 오며 " 좁은거 아냐, 무서워서 그래... "  깨보니 2시 반..

이후 2시간 동안 말똥말똥. 어제 먹은 독일 콜라가 스토롱한 카페인 진국이었나보다.

새벽에 새소리가 유난스럽게 들리더니

그래도 아침에 몸은 가볍다

 

안뜰에서 꼬마 목소리, 여자들 수다소리, 아침 먹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제 제출한 오더에는 조식시간, 장소, 계란요리 방식, 빵 갯수, 커피 차등 목록이 꽤 진지했다.

방에서 시간 떼우다 약속시간에 맞춰 안뜰로 나갔다. 한 가족이 벌써 아침을 먹고 있는데 다락방 투숙객이었다. 작은 캐빈에 세 가족이 하룻밤을 보냈는데 서로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했었다.

 

아침서빙을 주인남자가 하길래 ' 우리나라에선 남자가 요리를 잘 안한다 ' 고 했더니

" 아쉬운 사람이 해야죠, 직접 만들어 먹어봐서 ! "

말 나온김에 

" 마트같은 곳에서 즉석식품으로 빵이나 고기는 많이 팔던데 샐러드가 없더라. 10일 여행하면서 호텔조식에도 오이나 나오지 싱싱한 야채를 못 봤는데 독일인은 야채를 잘 안 먹는가 ? "  궁금했던 걸 물어봤다

"  아침은 샐러드대신 과일을 먹는다. 레스토랑에서 점심, 저녁 먹을땐 샐러드를 많이 먹는다 " 고 답했다

독일인들은 변비로 고생하고 우리도 야채 먹으려면 Mc에 가야 하는가 ? 생각했는데 나만의 착각

 

옆방 뚱뚱한 커플도 아침을 먹으러 나왔다. 영어로 조용조용 이야기하길래 ' 오늘 아침은 좀 춥죠 ? ' 라고 말을 건내도 대답한번 하고 끝. 대하하기 싫은가보다 하고 더 말 안걸었다.  주인남자만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다니며 수다

 

아침 먹고 안뜰 산책

 

온실에 가보니

 

샹들리에에 소파와 테이블까지 잘 꾸며 놓았다. 주인집 가족이 여기서 책도 보고 낭만적으로 시간을 보내나보다 부러워했는데 생각해보니 겨울이나 우천시 투숙객 식사장소로 쓰는 듯

 

닭이 꽤 크고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다

 

200평 이상은 되어 보이는 안마당을 빙 둘러싼 나무들의 크기가 엄청났다. 대를 이어 조성한 듯한데 뭔 깊은 숲속에 와 있는 것 같지만 가까이 가보면 그 너머가 길이고 또 다른 집이 바로 이어진다는게 더 대단했다.

 

마당 한가운데는 배수가 잘 안되는지 진흙땅이 딱딱하게 말라 있다.

 

 

좀 의아했던 건 우리가 묵은 부속건물의 모양과 색갈이 본채와는 다르고 오히려 옆집과 똑같았다는 거. 원래 한 집이었나 ? 아님 옆집 것을 산건가 ? 

 

정원에 심어놓은 풀이나 꽃, 자꾸지등 청소와 관리가 잘 되어 있다.

 

본채 2층에서 주인개가 꼬맹이와 나를 보고 하도 짖어대서 들어왔다

 

다락방 투숙객은 독일인인거 같은데 둘다 나이가 좀 있는것에 비해 아이가 상대적으로 어렸다. 

MINI 에 아기 자전거등 이삿짐 수준으로 짐을 싣고 또 어디론가 떠난다.

우리도 체크아웃하는데 주인남자가 숙박비를 현찰로 요구했다. 부킹닷컴에서 카드로 선결재 된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No.

100 e (142,200원) 주고 나옴

 

뇌르틀링겐 성안으로 들어와 성당을 찾아 헤매다보니 어제 차 돌렸던 그 골목까지 또 들어왔다.

 

네비켜고 성당을 찾아 뒷편 주차장 장애인구역에 주차.

 

지나가는 남자에게 성당 입구를 물어 돌아나오다

종탑으로 올라가는 작은 입구 발견. 현주에게 올라가 보라고 추천해주고 난 성당 옆 벤치에 앉아 주변 

 

황새 배설물로 뒤덮인 지붕과 관광객들과 자전거족들 구경

 

 

 

광장 분수대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

현주는 이 입구로 들어가

 

90 m 종탑 계단을 힘들게 올라갔더니

그 위에서 입장료를 받더라능.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 이 ' 독일인의 잔머리' 로 바뀌는 순간

 

4 e (5,700 원)

 

로텐부르크나 딩켈스뷜은 언덕위에 있었는데 여긴 운석에 맞아 둥그런 분지안에 둥지를 튼 마을

 

현주는 입장료가 아까워 사진도 많이 찍고 화장실도 꼭 들르고

 

현주가 너무 늦는다. 경찰차가 지나가는거 보니 무슨 일 있나 걱정하고 있는데 저기서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오고 있다.

 

사람들이 오가는걸 유심히 봐뒀다가 현주랑 성당입구로 들어가려는데 한국말로 누가 인사를 한다. 우리보다 나이가 좀 있어보이는 부부 관광객이었다. 반가워 성당 밖, 안에서 대화를 나눴다

미혼딸이 현대해상에 과장으로 근무하며 지금 아테네에서 선박 파는 일을 하고 있는데 거기 왔다가 이스라엘, 독일 여행중이라고. 아줌마가 사람이 좋아서 반갑다고 현주를 살짝살짝 터치하며 담소가 이어졌다. 그분들 종탑 올라갔다 와서 같이 커피 하자고 해서 우리도 흔쾌히 그러기로 함.

 

50 cent 넣고 기도, 나도 꼽싸리

 

 

 

성당 둘러보고 광장 나와 시원한 바람을 쐬며 쉬고 있으니 잠시후 두 분 오심

 

두분이 봐놓은 카페가 있다고 해서 따라가서 야외에 자리.

난 라떼, 현주는 쥬스, 두분은 에스프레소. 여사님이 안에 들어가 직접 사가지고 오셨다.

 

바깥분은 공직에 계셨다가 은퇴후 후진국에 농업기술 전수하러 다니시고 지금껏 70여개국을 가 보셨다고, 최근에 라키산맥 RV 여행하는 책도 내시고 57년생

여행중 사서 두른 스카프가 고급스럽게 어울리는 여사분은 60년생. 딸 한명은 뉴욕에 살고 있다고 한다

두 분다 열정도 대단하시고 능력도 있으시고 경제적 여유도, 문화수준도 높고, 자식농사도 잘 지으셨고 건강해 보여서 모든게 부러웠다,

 

 

현주랑 전화번호 교환하고 두분은 아욱스부르크에 예배시간때문에 아쉬운 자리를 파했다.

 

주차장으로 돌아왔는데 현주가 " 장애인 딱지 땠네 ! " 라고 해서 놀라서 가보니 뻥,

 

성벽위에 올라가 산책

 

아래 사진들은 현주가 성벽회랑에서 찍어온 작품들

뇌르틀링겐 1박 2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또 미련없이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