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Ottawa - National Gallery of Canada 1/3

2018. 10. 9. 09:00Canada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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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분의 이불을 바닥에 깔고 홑이불 둘둘 말고 잘 잤는데 잠깐씩 깰때마다 현주가 잠을 못 자고 있는거 같았다,

오늘은 여정이 길어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증과 어제 점저로 과식한게 부대끼는 모양이다

새벽에 침대로 기어 올라가 살짝 재워주었다.


아침 먹으러 나올땐 8시가 한참 넘었다,

' Good morning ? ' Sylvie 가 뒤에서 인사를 하는 바람에 돌아보다 거실 의자에 풀썩 앉았다,

식당안으로 들어가니 오늘은 4팀이나 벌써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침 인사를 하고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어제 아침에 본 사람들은 없고 새로이 일본인 노부부가 보이고 ... 투숙객 변동이 있었다. 우리 옆방 중국인 커플도 나중에 들어왔다






어제 맛있게 먹은 미니 머핀을 설레이며 들춰보니 오늘은 모양이 약간 다르게 만들어 내놨다



메인 요리로 와플과 오믈렛


불어권 나라에선 와플을 참 많이 먹나보다. 아침부터 너무 달달해 난 한조각 남겼다, 


내 등뒤 테이블엔 스페인에서 온 젊은 커플이 앉았는데 삐에르가 스페인 여자에게 ' ..동양 이미지,,, ' 라고 하는 말이 들었다.

그 후 남자애가 현주를 자꾸 보더라고 나중에 현주가 얘기했다,


방에 와 뒷마당 산책후 짐 챙겨




체크아웃하러 거실로 올라왔다,

Sylvie 가 여사장답게 능숙하게 처리해줬다, 온라인으로 숙박비 반 빼간 영수증 꺼내 보여주고 나머지 167.57 $ 결재

오늘은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 알곤퀸, 헌츠빌 간다. 그래서 일찍 출발한다 ' 고 했더니, 자긴 " 말만 들었지 못 가봤다 " 한다.


Sylvie가 뭔 생각이 떠올랐는지 '잠시 기다리라' 고 하며 식당안으로 들어갔다. 점심거리라도 싸주려나 ? 싶었는데...잠시후 와서 이걸 내밀었다.

비닐에 싼 빵 2조각.

고마움보다는 " 누굴 놀리나 ? " 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황당해서 내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실비는 감격해서 찍은줄 오해 하겠지만...

선물도 상대방의 기대나 수준에 맞춰야지. 이러면 주고도 욕 먹는다. 1년에 몇천씩 결재해 주는 약업사에서 추석선물이라고 보내와 열어보니 진공포장한 가래떡 세봉지가 들어있었다, 그마저도 비닐냄새가 베어서 다 버린 거익이 난다.

부킹닷컴에「여주인 실비, 손이 너무 작아요」라는 후기를 남기고 싶은 맘이 불쑥 들었다.


현주는 그사이 차에 짐을 차곡차곡 실어 놓았다.

또 미지의 새로운 곳을 향해 출발~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다



어제 점저먹은 타운을 가처 간다, 파란 신호등에서 현주가 사진을 찍으려고 해서 멈췄는데 그사이 빨간불로 바꼈다. 그런데 또 금방 파란불로 바꼈다. 통행량이 적으니까 신호주기를 빠르게 세팅해 놓아서 편했다








안개낀 지방도를 한없이 달린다.




그러다 한 마을에 들어왔다


좌측 골목길에서 갑자기 차 한대가 불쑥 튀어 나와 내 앞에 끼어 들더니 그마저 아주 천천히 기어가고 있다, 한국같으면 옆으로 차를 대고 욕이라도 해줬을텐데 이 나라에서는 보기드문 깡이라 그냥 조용히 따라 갔다. 잠시후 외딴 골목길로 또 좌회전해 사라졌다,

객지에선 참는게 최선.


인적없는 시골길을 한참 달리다가 갑자기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돌산도 거침없이 뚫고 차들이 빠르게 달리고 있다,





차들이 점점 많아지고 차선이 늘어나고 주변에 똑같이 생긴 주택들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2시간만에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 도착했다


수도라는데도 마천루들이 별로 안 보여 오히려 신기함,


강변에 있다는 캐나다국립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Canada, NGC) 을 찾아가고 있다,


미술관 앞마당에 거대한 거미를 보고 반가워 주차장입구를 찾는데... 그쪽으로 가는 길이 공사로 폐쇄되었다,



지도를 보며 몇 블럭을 멀리 돌아 다시 찾아갔다,







미술관 좁은 앞마당에 지하주차장 입구가 있었다, 장애인 구역에 대고 노인분들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왔다


미술관답게 정문앞이 예술적이다


일단 친숙한 마망부터 알현하러 달려갔다



스페인 빌바오에서 한번 봤다고 ' 이젠 거미가 무섭지 않아요 '







역시 알을 품고 있는 엄마거미


최초의 마망은 2000년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에 등장했다, 반응이 좋아 영구전시가 확정된 후 현재 여섯마리의 마망들이 지구를 빙둘러 거미줄을 치고 있다

고물상이나 좋아할 만한 쇳덩어리를 몇십억 몇백억을 주고 산 부유한 나라들은 아래와 같다,

   한국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

   미국 아칸소

   카타르 도하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그리고 여기 캐나다 오타와 국립미술관.

고물상 사장님에게 팁을 드린다면 영국것만 강철이고 나머지 여섯개는 청동이다.


돈 이야기 나온김에 마망 가격이나 알아보자.

캐나다는 마당에 거미를 끌여 들이느라고 34억 5천만원을 썼는데 이 미술관 연간 예산의 1/3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고 한다.

삼성 리움미술관 마당 한구석에 고이 숨겨든 거미는 백억원짜리라는 후문이다.

가장 최근 시세는 2015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320억원에 낙찰되었다. 그런걸 보면 삼성이 허투루 돈을 쓴게 아닌가보다 역시 사업가다운 투자다


정작 내가 감명받은 것은 작품보다 조각가의 인생이었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파리 솔본느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일찌감치 예술활동을 했지만 70세 할머니가 될 때까지도 무명이었다,

그런데 72세에 갑자기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대운이 튼 것이다. 그게 억울했던지 99세를 살며 ' 현대미술의 대모' 라는 소리까지 듣고나서야 2010년에 타계했다.

꺼뜩하면 ' 인생 뭐 있어 ' 깝죽대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구글 인용>


스페인 빌바오의 Maman과 조각가 Louise Bourgeois 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 !


NGC에서 또 볼만한게 유리돔이라고 한다.




길 건너 노트르담 대성당. 유명세치곤 외관이 수수하기 그지없다. 유럽의 성당들에 비하면 이건 뭐 건축학도 습작수준.

현주만 가서 둘러봤다



그런데 의외로 내부는 고급스럽게 화려하다.


군청색 밤하늘에 떠 있는 황금별은 모두 만삼천개. 다 세어볼 필요없이 한두면만 세서 곱하기하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