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Disraeli - Bric A Brac

2018. 10. 4. 16:17Canada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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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대지를 반짝이는 순간


외국나와 가끔 예배 한번씩 드려는 걸로 죄사함 받아 돌아가는 길은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몬트리올과 셔부룩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에 올라타자 비가 쫘악 쏟아졌다








그래도 단풍길이 예뻐서 운전하는게 전혀 힘들지 않았다




Eastern townships 에서 가장 큰 도시인 셔부룩을 지나자 도로가 급격히 시골스러워졌다




한적한 도로에서 아까부터 우리뒤를 쫓는 큰 트럭이 백미러에 들어왔다.

속도를 내서 멀찌기 떨어뜨려 놔도, 빨간 신호등에 가둬 놓고 내빼도 어느새 뒤에 나타나 우리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


도로가에 고물상인지 골동품인지가 보인다. 잘됐다 싶어 갓길에 차를 세우고 트럭을 먼저 보냈다.


그리고 바로 유턴해 고물상 앞마당으로 차를 몰아 넣었다.


Disraeli 마을 초입에 있는 엔틱가게 Bric-a-Brac


골동품이 얼마나 많은지 옆에 끌어다 놓은 컨테이너에까지 가득가득했다,
















본 매장안으로 들어가자 주인아줌마가 고물들속에서 얼굴을 삐쭉 내민다. 


화장실부터 들렸다 조용히 구경








물건들을 잘 분류해 놓고 조명과 음악까지 잘 맞춰 틀어 놔 금방 타임머신 타고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몽블랑 잉크병도 있었는데 안에 잉크가 정품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들었다놨다만했다.

국민학교때 쓰던 현미경까지 있었다


빈손으로 본 매장을 나오며 아줌마에게 ' 잘 봤다' 고 인사했다. 

옆 창고도 구경,









내가 사고 싶었던 컵받침


현주가 벽결이 선반 하나(8 $)를 맘에 들어해서 차에 돌아와 현찰을 꺼내 주었다


아래 지도는 골동품 매장위치

<클릭하면 확대됨>


간간이 이슬비가 내린다. 골동품점을 나와 마을외곽 북쪽으로 난 일직선을 탔다.

하늘엔 잿빛 먹구름이 무겁게 내려앉고, 그나마 드문드문 인가들도 보여 무섭지 않았는데 이제는 깊은 숲만 계속되었다, 오가는 차들을 전혀 볼 수 가 없다, 옆에서 현주는 ' 오리옷걸이' 못 산걸 계속 아쉬워하고 있다. ' 다시 돌아갈까 ? ' 해도 그건 싫단다.


언덕길을 크게 돌아 내려오자 앞산에 단풍이 화려하게 들었다



이 곳은 유난히 단풍이 예쁘다 그야말로 비경이었다.

야트막한 둔덕을 내려오자 좌측에 잔잔한 호수가 나타나고 호수너머 숲이 온통 새빨간 산불이다. 호수와 불타는 단풍과 집 몇채가 있는 풍경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 사진을 찍어야지, 찍어야지 ! ' 하다가 탄력받은 차를 세우지 못하고 그 곳을 지나처 버렸다. Lac Breeches

현주는 그곳에 ' 오리옷걸이' 를, 난 ' 브리치스 호수 ' 를 아쉽게 놓고 왔다.





단풍길이 너무 아름다워 차를 세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 길끝까지 가면 ...





왕복 2차선 포장도로는 좌측으로 획 돌고, 직진은 편도 1차선 샛길인데 네비가 그 길로 가라고 눈짓했다. 이상헤서 차를 잠시 멈추고 지도를 넓게 클릭해 보았다,

내가 네비 설정을 ' 가장 짧은 길' 로 해 놔서 퀘벡까지 온갖 종류의 지름길들을 다 쑤시고 다니는 중이었다.

<구글 스트리트 뷰>


이 길에서 William 호수의 Bernierville 마을까지의 여정은 사진 한장 없지만 

   단풍의 끝판왕, 캐나다 단풍의 진수,  

   이스턴 타운쉽이 왜 단풍으로 유명한지

   그 먼길이 오로지 우리 두 사람만이 통째로 전세 낸듯 약간은 무서움

   한국사람들이 이 지역에 단풍 구경 오면 진짜 좋겠다 는 둥,,, 그런 이야기로 온통 채워졌다.


온 천지 시뻘건 단풍 불바다속을 무사히 뚫고 나오니 커다란 윌리엄호수가 나타나고 제법 큰 마을인 베르니에르빌이 호숫가에서 산등성이까지 퍼져 있다, 마을로 들어가 따뜻한 차 한잔 하고 싶은데 네비는 갈 길이 멀다고 길을 재촉했다. 왼편 마을을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차를 돌려 언덕길을 오른다. 대형트럭과 승용차들이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왕복 4차선 도로에서 네비가 또 인적없는 도로를 가리켰다. 지금것 네비말을 잘 들어 좋은 구경 했으니까 순순히 따라갔다


호수너머 마을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차선도 없는 길,


추수가 끝난 밭에 기러기들이 맘편하게 쉬고 있고,,,

퇴비냄새가 진동하는 목장을 지나고....



원통 사일로를 바라보며 숲길을 내려가고 있는데


"  사슴이다 ! "

현주의 외침에 바로 차를 세웠다, 풀밭에서 엄마와 아기사슴 두마리가 느긋하게 풀을 뜯고 있다가 우리를 보고 얼음이 됐다.


서로 동작그만 ! 몇분의 정적과 눈치가 오고갔다,

우리가 먼저 자리를 뜰 기미가 없다는 걸 눈치챈 어미가 몸을 획 돌려 숲으로 뛰어 갔다.



' 우리가 이정도 양보했으면 다음은 너 차례야 ! '

라는듯 어미가 숲가장자리에서 고개를 돌려 물끄러미 우리를 차다봤다


조용히 시동을 걸고 미끄러지듯 내리막길로 향했다,


마을 뒷산이 온통 단풍천지였다,.


화려한 에펠탑도 오페라하우스도 없지만 캐나다만의 매력이 이게 아닐까 싶다. 오염되지 않은 광활한 대자연.


대지를 거침없이 무식하게 밀어낸 도로를 바라보며 인간인 내가 참 죄송해졌다,




단풍국 캐나다답게 단풍의 규모가 어마어마 하다.

단풍사이에 삐쭉 꽂아놓은 진녹색 침엽수도 절묘하게 어울렸다. 과연 조물주의 퀼트작품이다.











한적한 시골길이 끝나고 차들이 바쁘게 달리는 큰 도로에 합류하자 주변 풍광이 갑자기 추례해졌다

우리가 지나온 저 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도 될 정도로 아름다웠는데 이 길에서 보이는 건 흔하디 흔한 산과 숲이었다, 


골동품점부터 윌리엄호, 사슴신이 강림한 단풍산과 큰 도로에 합류하기까지의 여정을 기억을 더둠어 그려본다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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