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Eastern Townships - Orford Express

2018. 10. 3. 14:00Canada 2018





관광열차인 Orford Express 를 알게 된 계기와 예약과정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


아침내내 조용했던 역앞이 사람들로 복작거렸다,






11시 40분쯤 역안으로 들어갔다, 실내 좁은 복도가 사람들로 가득차서 발 디딜 틈이 없다.

바로 옆 매표소 유리창구 안으로 바우처를 밀어넣자 여직원이 확인후 플라스틱 카드 두장을 내주었다. 뒷면에 우리 좌석 88번과 점심 메뉴가 찍혀 있었다,


"  우리가 가장 젊을껄 "

농담같은 현주의 말이 현실이었음을 플렛폼으로 나오자마자 깨달았다. 열차를 타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 모두 ... 노인이었다


황당황한채 그냥 맨 뒤를 따라갔다,





객차에 올라가는 것조차 혼자 힘으로 못 하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라 탑승이 오래 걸렸다,


승무원들이 부축하고 뒤에서 밀어줘 간신히 올라타고 있다.


계단이 확실이 높긴 하다, 나도 가랭이 찢어지게 다리를 벌러 올라서긴 했는데 열차안에는 난간이 없어 옆에 기계설비를 짚고 들어갔다. 덕분에 손바닥이 기름때와 먼지로 새까매졌다,


빈자리가 없이 완전 만석이다. 우리 자리는 맨앞 객차의 맨 앞자리였다, ' 예약한 순서인가 ? 우리가 좀 이르긴 했지... ' 생각하며 자리를 찾아 안쪽으로 들어갔다,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는 4좌석 타입이었는데 순방향으로 앉아 있는 두 뒷통수가 보였다. ' 부부끼리 마주보고 앉는거 아닌가 ? 먼저 왔다고 저렇게 앉으면 어떡해 ? ' 얄밉게 느껴졌다. 그런데 가서 좌석번호를 확인해보니 그게 맞는 시스템이었다, 부부끼리 앉고 이방인끼리 마주보는 형식,


세팅된 테이불,

승무원들이 자리마다 다니며 마실것 주문을 받았다. 식사가 포함된 관광열차인데 ...혹시 몰라 " Extra Charge ? " 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해서 pass.



열차가 서서히 역을 떠나 서쪽으로 달린다




Magog 시내


마주보고 앉은 노부부는 Mont Tremblant 근교에 사는 Norman 과 Lisa.

놀먼은 몬트리올에서 28년간 버스운전수로 근무하다 은퇴했다, 나름 코믹한 얼굴표정과 썰렁한 농담을 하는데 잘 생긴 얼굴과는 안 어울렸다. 조용히 있음 더 멋지게 보였을 듯.

Lisa 는 한눈에 봐도 다부저 보였는데 완전 왈가닥스타일이여서 궁금한거 있음 바로 묻고 사교적이었다, 그 나이에도 운전을 번갈아 한다니 충분히 그럴만 하다 싶다.

아들 딸이 있는데 몬트리올과 Muscoka 지역에 살고 있고, 손주는 셋이라고...


고소한 빵먼저 서빙.

두분이 버터볼을 떠서 빵에 맛있게 발라 먹길래 내 것도 먹으라고 권했다.

나중에 현주가 " 자꾸 권하는 거 실례야 ' 라고 나를 핀잔했다. 나중에 놀먼이 내 빵을 조금 떼어 먹긴 했다





호박 스프를 보니 모스크바 유람선에서 먹었던 추억이 바로 소환됐다,



맛있는 식사를 하며 단풍숲 깊숙히 들어간다.

그릇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기차는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숲속에서 갑자기 기차가 멈췄다. 

놀먼이 건녀편 노인들에게 농담을 건네며 웃었다, 단체로 온 거 같아 내가 " 같이 온 일행이냐 ? " 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했다, 각자 예약해서 온 것이었다


기차가 다시 움직이는데, 왔던 길 고대로 다시 Magog 로 돌아가고 있다.

놀먼이 코스를 설명해 주어서 궁금했던게 풀렸다, 이대로 정차없이 Sherbrooke 까지 갔다가 다시 Magog 으로 여정이었다,






한국이야기, 놀먼이 꺼내 보여준는 LG 폰, 세인트로렌스강의 쇄빙선, 낚시, 물고기, 음식 등... 이야기가 끝이 없이 이어졌다.

말 안 시켰으면 어쩔뻔 ~

' 니아가라 ...' 그래서 뭔가 해더니 우리가 알고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발음이었다.


Magog 를 지나며 메인요리가 나왔다.

서빙맨이 큰 접시 두개를 들고와 누구 음식인지 묻더니 놀먼과 리사 앞자리에 내려 놓고 갔다,

리사의 오리요리


놀먼의 생선요리


침을 흘리며 기다리는데 ... 난 영국식 미트파이가


현주는 치즈를 둘둘 말은 이탈리아 요리가 나왔다


이건 내가 한국에서 예약한 음식이 아닌거 같았다.  내가 그레이비 소스가 흘러나오는 이런 파이를 좋아할 리가 없는데...

놀먼과 리사가 이미 입을 대버린 저 음식이 우리 것 같았다.

내 음식을 끼적거리다 현주에게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 맛있다' 고 하면서도 현주도 한 덩어리를 고스란히 남겼다.


앞자리 음식이 맛있어 보여 우리 남은 음식을 놀먼과 리사에게 권했다. 그럼 바꿔 먹자고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 음식을 거둘떠도 안 보고 생선과 오리를 얼른 먹어 버렸다, 


억울해서 메뉴가 찍힌 플라스틱 카드를 꺼내 확인해 보았다. 불어로 써 있어 뭐가 뭔지 알수가 없다.


나중에 한국와서 구글번역해보니 음식은 맞게 서빙되었다.

메인요리가 안 땡겼던 건 오전에 마고시내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어 배가 안 고팠던 탓.






마고 호수주변의 집들을 보며 놀먼이 엄자검지를 비비는 시늉을 했다.

돈좀 있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뜻















커피나 Tea 주문을 받아가고...



잠시후 Sherbrooke 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30분 정도 정차하며 쉬었다 간다 했다.



처음엔 Sherbrooke 에 숙소를 정했다가 Magog 으로 옮겼는데... 지금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고에 비해 셔부룩은 상당히 큰 도시고 현대적이라 포근한 맛이 없어 보였다





바깥 공기를 쐴겸 기차에서 내리니 뻣뻣해진 팔다리가 삐걱거렸다


기차역옆에 자그만한 상설 시장이 있다




안에 들어간 현주가 창밖으로 날 도촬


하다 딱 걸림





퀘벡에서 묵을 Times 호텔이 여기도 있었다,

크고 깨끗해 보여 현주에게 기대하라고 설레발을 쳤다



기차에서 부르진 않아도 더 이상 할게 없어 돌아가는 노인들.

우리의 미래를 보는 거 같아 침울해졌다,



돌아오는길에 놀먼과 리사를 또 만나 같이 들어왔다


이제 처음 출발지점인 Magog을 향해 마지막 운행을 시작했다,


각자 선택한 디저트와 차가 서빙되었다,





배가 안 꺼졌는데도 예술적으로 맛있는 디저트는 싹싹 핥아먹음







슬슬 따분해지기 시작하자 그 유명한 Orford Express 에서 졸았다는 말이 안나오게 하기 위해... 뚱뚱한 가수가 노래를 부르며 등장했다,



내가 모르는 샹송을 리사가 주름진 입술을 오물거리며 따라 부르는걸 보며 우리들 사이의 문화의 갭이 여실히 느껴졌다







팝송과 샹송 몇곡을 번갈아 멋지게 불러주었다.




승무원이 뭔 종이를 하나씩 나눠 주는데 읽어보니 '만족도 조사'표였다,


우리가 컨닝하자 리사가 우리 표를 가져다 하나하나 물어보며 체크해 주었다,


아래 글자까지 채워주는 완벽함


놀먼과 리사에게 아쉬운 작별인사를 건냈다. 자칫 지루한 코스가 두 분 덕분에 재밌었다.



마고 기차역에 내려 시간을 보니 4시 반.

총 4시간 이상 걸리는 단풍열차 구경이었다. 기대만큼은 아니였던, 추천할 정도는 아닌 여행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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